프로그램 노트: 이슬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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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재생에너지가 ‘각광’받는 시대에 석탄이라니? 석탄은 이미 지난 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지지만, 2025년 전 세계 석탄 수요는 88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IEA 2025).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에너지 발전량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기준 35.3%로, 원자력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으며(국가데이터처 2024),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도 2025년 기준 5만 9천여 가구에 이른다(밥상공동체연탄은행 2025). 당연하게도, 석탄을 사용하는 이가 있으면, 탄광에서 일하는 이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슬이 온다>는 탄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상은 이들을 ‘산업 역군’ 또는 ‘막장 인생’으로 부르지만, 이들이 살아온 삶은 그보다 훨씬 두껍다. 부당해고, 위험한 작업 환경, 불합리한 임금 구조 등 일견 ‘전형적’인 열악한 노동 환경에 맞서, 성완희 열사를 비롯한 탄광 노동자들의 민주 노조 운동은 ‘구체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탄광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외치며 분신한 성완희 열사 뒤에는 “그 어떤 것도 완희의 죽음보다 소중하지는 않”다는 동료들의 인간적인 비통함이 남아 있었다.

세상은 그 비통함도, 석탄도 기억은커녕 잊힌 과거로 이미 정리하고 지나간 듯 보이지만, 오늘도 리프트를 타고 이슬처럼 쏟아지는 먼지 속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슬이 온다>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탄광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일 것을 제안한다.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미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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