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를 향한 백래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혐오를 조장하는 데 있어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미디어의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오랫동안 스크린 속에서 대부분의 트랜스젠더는 그려지지 않거나, 유머와 조롱의 대상, 죽이거나 죽는 사람, 혹은 맥락과 서사가 제거된 성노동자로만 표현되었다. 트랜스젠더를 처음 만나는 창구이기도 하면서 어린이·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곳이기도 한 미디어의 이러한 재현은 왜곡과 편견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글쎄… 관객들이 그냥 웃었으면 좋겠어, 우리가 나오는 대부분의 영화 같은 비극적인 내용이 아니니까.”
관객의 반응이 어땠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카를라는 “웃었으면 좋겠”다고 답한다. 트랜스젠더의 권리가 성문화되어 있는 멕시코에서도 사회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속에서도 카를라는 옷차림을 가지고 부모님과 싸우고, 친구들과 외출 준비를 하며 티격태격하고, 코로나 락다운을 틈타 틱톡 커리어를 키우고, 몸치임에도 치어리더를 꿈꾸며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는 등 젠Z 소녀로 발랄하게 살아간다.
이 영화는 트랜스젠더 개개인의 고유한 맥락을 삭제시키지 않음으로써 자극적인 방식으로만 트랜스젠더를 소비해온 미디어 지형을 확장시킨다. 관객들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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