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집단학살 못 멈춘 좆같은 자긍심의 달’ 기자회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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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기자회견 현장. ‘2026 퀴어팔레스타인연대의달 성명발표 기자회견 집단학살 못 멈춘 좆같은 자긍심의 달’이 적힌 붉은 현수막 뒤로 참여자들과 참여 단체의 깃발들이 서 있다. 참여자들은 검은 옷을 입었다. 티셔츠에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프라이드플래그가 인쇄된 스티커를 붙였다.

6월은 자긍심의 달입니다. 1969년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며 지정된 이 기간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LGBT+ 권리 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전세계에서 자긍심을 외치는 이 시기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집단학살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잊지 않고자 서울인권영화제가 함께하고 있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 QK48은 ‘집단학살 못 멈춘 좆같은 자긍심의 달’이라는 이름하에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연대발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QK48, 무지개행동, 장애여성공감, 검열에반대하는예술인연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그리고 노프라이드 데모 기획단 등에서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연대발언을 들으며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고, 따라서 그 누구도 집단학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2. 팔레스타인 지도 모양 패널에 퀴어를 상징하는 다양한 스티커와 메시지가 붙어 있다.

이어서 핑크워싱 발언이 적힌 현수막을 찢고, 팔레스타인 지도에 퀴어의 존재를 새기는 퍼포먼스를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중동의 유일한 퀴어 친화 국가로 홍보하면서 동시에 팔레스타인 퀴어에게 아웃팅 위협을 무기로 사용하고,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퀴어를 해방한다는 선전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을 점령과 학살의 알리바이로 동원하는 이 전략의 이름이 바로 핑크워싱입니다. 지도 퍼포먼스는 팔레스타인 안에 언제나 존재해온 퀴어들을 가시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 전원이 성명문을 한 줄씩 돌아가며 낭독했습니다. 성명은 올해의 자긍심의 달을 퀴어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고쳐 쓸 것을 선언합니다. 퀴어는 좁은 인간의 범주에서 추방되었을 뿐 아니라 그 범주에 편입되기를 거부해온 존재라는 점에서, 비인간화에 맞서온 팔레스타인과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퀴어는 저항의 실천이지 자긍심의 기념비가 아니기에 집단학살이 멈추지 않은 채 3년째 자긍심의 달을 맞이하는 것, 국제법이 팔레스타인을 예외로 삼는 것, 침묵 속에서 일상이 유지되는 것,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패턴에 분노해야 함을 지적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주장이 전개될 때면 늘 나오는 ‘반론’인, 팔레스타인이 멀다는 감각 자체가 제국주의와 자본의 이해에 복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시온주의가 해체된 세상이 지금 여기로부터 만들어짐을 밝힙니다. 구체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자의 산재 사망 문제, 퐁피두 한화 서울의 아트워싱, 한국석유공사의 팔레스타인 해역 자원 수탈, 매일유업의 이스라엘 교역 문제를 나란히 놓으며 한국 기업과 정부의 연루를 직접 비판합니다. 우리 모두가 학살과 착취의 구조에 연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퀴어성을 저항의 실천으로 명명하고, 집단학살이 진행 중인 세계에서 자긍심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자리였습니다. 국가폭력에 맞선 투쟁으로부터 기인한 자긍심의 달이 자본과 국가에 전유되기도 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연대 속에서 자긍심의 의미를 다시 써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진3. 기자회견에 참여한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이 작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주먹을 든 포즈.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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