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플레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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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힘들게 파업을 하냐는 질문에 <플레이온> 속 노동자들은 대답한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그렇다고.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다쳐도 산재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렇게 SK브로드밴드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매일이 견딤의 연속이다.  이들의 삶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연한 것은 당연하지 못한 것이 되어 수많은 노동자들을 괴롭힌다. 공기 중에 퍼진 자본의 횡포는 노동자들의 당연한 외침을 잘못된 것처럼 틀에 가두어 버린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이 정도쯤이야’라고 치부하며 견뎌내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렇게 노동자들은 사회 속 하나의 파편이 되어 단절된 투쟁만을, 조용한 투쟁만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팟캐스트 전파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단절되었던 벽을 깨고 다른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그들의 외침이 나에게 울림이 되고 그들의 삶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파편으로 존재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렇게 이 투쟁의 파동은, 계속해서 퍼져 나가 더 많은 이들과 닿을 것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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