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당신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국가의 부재로 일어난 사회적 참사를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세월호와 함께, 희생자들과 함께 가라앉은 화물을 물어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는 장면에서는 너무도 참혹했다. 모든 게 오롯이 다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 김동수의 일상은 무너졌다.
관객은 영화를 보며 어쩌면 그가 세월호 참사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내는 모습을 기대할지도 모른다. 그의 곁에는 다행히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다. 하지만 그 아픔의 크기는 가족이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닌 것만 같다. 그는 말한다. 이 기억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동수 씨는 지독한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간다. 악몽을 꾸고, 병원을 드나들며,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 주거나 치료해 줄 수 없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숨이 차도록 오래오래 달린다.
그날 이후 12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은 어느새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 ‘기억’의 무게를 우린 온전히 알고 있는가. 기억하겠다는 약속에는 그 기억을 평생 이고 살아가야 하는 삶의 짐을 함께 나눠지겠다는 다짐의 무게가 실려 있다.영화 <이어달리기>는 김동수와 가족의 일상을 충분히 기다리듯 포착하면서, 우리가 이들의 구체적 삶과 만날 수 있게 한다. 어쩌면 영화를 보며 무력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 아픔이 너무 커서 막막하고, 눈물이 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또한 삶이다. 이 눈물을 함께 나누고 싶다.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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