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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줄거리

사람들이 늪으로 그물망을 가지고 들어간다. 금개구리를 찾기 위해서다. 본래 그곳은 금개구리가 살던 늪이 아니었다. 인간의 개발 논리에 쫓겨 강제로 이주시킨 곳이었다. 사람들은 이주 이후 서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개구리를 모니터링한다. 한 편, 한 지역자치단체에서는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이주 정책을 펼친다.

프로그램 노트

2023년, J시에서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이주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한국인과 가장 민족적으로 가까운 고려인을 대상으로 이주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비자를 발급하고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정책이 이주민에게 배타적인 태도와 민족주의 정서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 이주문화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고려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하기만 하다. 시장의 발언에서 고려인은 인격체가 아니라 하나의 자원으로 다뤄진다. 한국어 수업 시간에 학습하는 예문은 고려인을 비롯한 이주민의 고국을 포함한 낮잡아 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고려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금개구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딘지 닮아있다. 특히, 이들을 주체가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 객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고려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이주 정책을 펼친다고는 하나, 지자체의 통제 속에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보호종으로 지정된 금개구리 역시 보호받는 듯 보이지만 개발 논리에 쫓겨 사람이 만들어놓은 곳에 갇혀 살아가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연구소장님의 말처럼 개구리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올까? 농담처럼 한 말이었지만, 이주민의 현실을 생각하면 농담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소하

감독

조주현

우리가 딛고 있다고 믿는 ‘바닥(Ground)’을 질문하며 작업한다. 그 기반이 결코 견고하지 않음을 전제로, 영상 매체를 통해 우리가 서 있는 자리의 조건과 그 불안정성을 더듬는다.

인권해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은 언제나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주민 역시 인간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더불어 살아갈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 영화는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평택의 금개구리 서식지와 제천시의 고려인 이주 정책이라는 두 축을 통해 풀어낸다. 본래 살던 곳에서 쫓겨나 강제로 이주당한 금개구리들은 끊임없는 포획과 개체 수 조사의 대상이 된다. 한편,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이민 정책을 펼치는 한 지자체의 시장은 “출산율 정책의 마지막 단계는 이민 정책”이라며, 이주민들이 먼저 ‘우수한 시민’으로 지역에 기여해야 비로소 그들의 행복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도구로서의 인간, 통제 대상으로서의 생명.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놀라울 만큼 닮았다.

영화 속 연구소 대표는 중요한 실마리를 던진다. 강제로 이주당한 금개구리의 개체 수가 급감한 이유는 그들이 살아갈 ‘조건’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작은 노력에서부터 시작해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자,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순환과 회복이 이루어졌다. 이주민 역시 마찬가지다.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건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철저한 통제가 아니다. 스스로 뿌리내릴 수 있는 ‘안정된 환경’과 ‘존중’이라는 서식지다.

그렇다면 이주민에게 진정으로 안정된 환경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안정적인 체류의 권리이다. 강제 이주와 포획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금개구리처럼,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는 누구도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꾸려갈 수 없다. 체류의 안정 없이는 정착도, 공동체도 가능하지 않다.

또한 이주민을 관리의 대상이나 정책의 도구가 아니라, 사회를 함께 구성하는 주체이자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주민을 환대하고 연대하는 사회, 차별과 혐오가 없는 사회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작은 변화가 생태계를 살려냈듯, 이주민을 향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일이야말로 차별 없는 내일을 만드는 시작이다.

이주민은 이미 한국 사회를 함께 지탱하고 가꾸어가는 시민이다. 이제는 통제와 배제의 포획망을 거두고, 안전한 체류와 존엄한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 나랑토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프로그램 협력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이주여성이 시민으로서 인간의 기본 권리를 보장 받고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주여성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이고 이주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차별에 맞서며, 이주여성의 인권 옹호를 위해 활동합니다. 이주여성이 가진 역량과 힘을 믿으며, 사회변화의 주체로 이주여성을 존중하고 소통과 연대로 이주여성 운동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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