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광장에 모인다. 각자의 이유로 그곳에 선 이들은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목소리와 감정을 지닌 채 갈등하고, 때로는 연대한다. 침묵과 외침이 교차하는 가운데, 점차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함께 있음’의 의미를 되묻는다. 결국 광장은 단순한 장소를 넘어,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살아가는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프로그램 노트
광장, 우리가 전달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광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광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살아있는 장소다. 우리는 때로는 침묵 속에서, 때로는 외침 속에서 광장을 경험한다.
<우리는 광장에서>는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시민 미디어팀’ 비상행동 미디어팀 활동가들의 담아낸 윤석열 퇴진 광장의 기록이다. 영화는 ‘광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고, 또 어떻게 분리되는지를 질문한다. 같은 장소에 서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진 우리는 과연 함께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인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점점 거세지는 혐오의 궤도 위에서 개인은 점점 더 고립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광장은 여전히 우리를 하나로 묶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그 모순적인 지점 – 연대와 단절, 참여와 방관을 드러내며 관객 각자가 ‘나는 광장에서 어떤 존재인가’를 되묻도록 한다.
우리는 지금, 다시 광장에 서 있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원주
감독
청년 시절 구로공단을 시작으로 금속노조, 건설노조에서 활동하며 노동 운동에 매진해왔다. 윤석열 정권 초기부터 건폭몰이 등 폭거에 저항하며 퇴진 운동에 몸담아오다 양회동의 죽음을 맞닥뜨려야 했다. 계엄 이후 매주 주말, 시민 미디어로서 광장을 기록하다가 비상행동 미디어팀에 결합했다. 그 동안의 기록들을 가지고 건설노동자들의 아픈 현실과 양회동의 유지를 담아 이 다큐 영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 <우리는 건설노동자>를 만들었다.
다큐 <기억해, 봄>(2023)을 만들었습니다. 이태원참사 미디어팀과 비상행동 시민 미디어팀에서 활동했습니다.
지난 겨울 비상행동 미디어팀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자전거를 열심히 타 보려고 노력 중이다.
말하고 싶은 것이 많아 영상을 시작했다가 다큐멘터리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현재는 인천의 대학교에서 영상방송학을 배우고 있다.
영상 작업을 해왔지만 다큐멘터리는 <우리는 광장에서>(2025)가 처음이다. 우연한 기회로 미디어팀에 참여해 활동했다. 카메라를 통해 시민들을 볼 수 있었던 건 특권 같아서 잘 기록해 내고 싶었다.
최종호
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다큐 작업을 시작했다. 밀려나는 학내 학생자치공간, 희망과 불안이 공존했던 박근혜 퇴진 광장,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구로 오류시장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지난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온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에피소드 <윤석열 너머>를 만들었다.
인권해설
2024년 12월 3일에 밤 10시 30분경,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 계엄군은 국회 등을 봉쇄하고 헌법기관을 점거하려고 무장한 군인을 태운 탱크와 헬리콥터를 출동시켰다. 결국 한걸음에 달려 나와 계엄군을 온몸으로 저지했던 시민들에 의해 저지되었지만, 이 사건은 누가 봐도 명백히 내란 사건이었다. 사회의 충격이 적지 않았다.
영화는 이 12·3 내란을 다양한 위치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설노동자, 이태원참사 유가족, 학생, 여성, 5·18 사태를 겪은 당시 광주시민 등. 영화는 윤석열 내란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두지 않고, 대신 내란 사태가 윤석열 탄핵을 위해 연대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구성되고 있는지를 살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내러티브에서 중요한 것은 광장이 열렸을 때, 그 광장에서 표출되는 사회의 다층적인 이야기 그 자체다.
내란 사태를 저지하고 윤석열 탄핵을 이루기 위해 많은 시민이 연대했다. 철야농성과 궂은 추운 날씨에도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순히 윤석열 탄핵만을 외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과 현 사회에서 스스로 어떻게 살아오고 있었는지, 광장에서 경험하는 연대가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자신은 누구이고 왜 ‘우리’가 되어 지금 이 저항의 순간에 함께 하는지를 설명했다. 광장의 무대와 광장 구석구석에서 표현되는 ‘우리’는 영화가 보여주듯이 얼마나 비균질하고 차이가 나고 있었고, 놀라운 것은 이 광장에서는 그 비균질함과 차이가 ‘우리’로서 연대와 유대의 핵심적인 원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광장의 무대에서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했다. 고공농성 하고 있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고, 여성대학교의 공학화를 반대하기도 하고, 재난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대응을 규탄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왜 탄핵 집회에 와서 숟가락을 얻느냐, 나서지 말고 참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불법 계엄이 모두 같은 위치에서 경험한 것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경험된 것을 충분히 증언하고 우리가 그 경험에 경청했을 때야만 그 사건의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광장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열렸지만, 나와 우리의 경험들을 민주주의와 연결하는 그 경험이야말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어낸 광장은 그 자체로 새로운 민주주의를 상상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어줬다.
마치 광장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마리를 보여줬 듯이, 우리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는 힘을 지금도, 언제나 가지고 있다. 광장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또 다른 광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 심기용(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프로그램 협력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성소수자가 존엄하게 살아갈 평등사회를 만드는 무지개행동입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하여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 49개 성소수자 인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결성한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전국중앙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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