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 중심부 마르크트 광장에는 시민들이 도시의 역사로 받아들이는 하나우 출신 그림 형제의 동상이 독일인의 이름으로 세워져 있다. 그림 형제는 독일 언어학자이자 민속학자로서 독일인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독일 사람들>이라는 제목은 과연 누가 독일인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질문하는 동시에 ‘독일 사람들’의 맨얼굴을 돌아보게 한다.
한국의 관객들은 아마도 이 영화를 보며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고립감. 도망칠 수 없었고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참사 희생자들. 지연된 경찰의 출동과 생사 여부 확인. 진실과 정의를 찾아 투쟁하는 유가족과 생존자들. 그리고 한 유가족이 자신의 아버지가 독일에 파견된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1960년대에 일하러 외국으로 떠났던 역사를 한국과 공유하는 사람들이 저 먼 땅에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2025년 2월 치러진 총선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제1야당이 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독일 정보기관은 AfD를 반헌법적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뿐일까. 화교를 욕으로 쓰는 사람들, 모스크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고 돼지머리를 전시하는 사람들, 성소수자와 장애인에게 차별을 당당히 일삼는 사람들. 많은 정치인들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곳이 이곳 한국이다. 시대가 역행한다면 우리는 다시 역행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방향은 물론 차별 없는 평등 세상이다.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윤진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