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가장 값싼 군인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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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용병 한 명을 한 달간 고용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 질문 자체도 황당하지만, 그 답은 더 황당하다. 시에라리온의 용병 한 명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한 달에 250달러다. 이마저도 더 저렴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은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제 전쟁은 하나의 산업이 되었다. 자본과 맞물린 전쟁은 더 이상 국가 대 국가의 정치적 다툼으로 끝나지 않게 되었다. 전쟁 국가가 예산을 짜면 그 예산에 맞춰 끝없는 하청의 톱니바퀴가 연결된다. 그리고 그 톱니바퀴의 끝에는 한 달에 250달러를 받으며 사람을 죽여야 하는 용병들이 있다.
<가장 값싼 군인을 삽니다>는 단순한 반전 영화가 아니다. 전쟁과 자본에 동시에 저항한다. 전쟁의 잔인함을 전시하는 대신 자본의 세밀한 톱니바퀴를 드러낸다. 톱니가 맞물릴수록, 하청의 하청으로 내려갈수록, 인간은 소외되고 조각난 자본의 날은 용병의 어깨로 내려앉는다. 전쟁의 최전선에서는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 아닌, 이런 용병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제 반전과 동시에 반자본을 외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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