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아의 나무 Fadia's Tree

작품 줄거리

파디아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그는 오늘도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철새를 보며 파디아의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온 고향 땅을 그리지만, 세상은 파디아가 고향에 갈 권리를 부정한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는 대신 영국인 감독 사라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파디아 가족이 그곳에 대대로 살았음을 증언하는 한 그루의 오디나무를 찾아 달라는 것. 오디나무 찾기 여정은 파디아가 가족들로부터 전해 들은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더듬더듬 진행된다. 한편, 사라는 여정 중 팔레스타인은 사람뿐 아니라 수많은 철새의 집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접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분리하는 장벽은 자연까지 고립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조각난 땅과 분열된 이들 가운데에서도 15년 동안 이어진 파디아와 감독의 우정으로 탄생한 이 영화는 이동의 자유, 고향과 추방, 귀향과 같은 주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인도한다.

프로그램 노트

유치원을 운영하고, 힘들 때면 마당 한 편의 나무 옆에 앉아 사색에 잠기는 파디아는 현재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 그는 언젠가 고향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꾸며 가본 적 없는 집을 그린다. 언덕 위의 집, 동쪽으로 난 문 옆에는 큰 나무, 그 나무를 보러 올라가는 파디아… 집이 모두에게 중요하듯 파디아도 고향에 돌아가길 열망한다.

파디아 가족의 고향은 한때 팔레스타인 마을이었지만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사사(Sa’sa’)이다. 파디아가 지내고 있는 레바논의 남쪽 국경과 맞닿아있는 마을이라 거리상으로는 매우 가깝지만, 파디아의 팔레스타인 여권으로는 이스라엘 체크포인트를 넘어갈 수 없어 그가 고향에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이토록 가깝고도 먼 집을 바라만 보며 파디아는 애가 탄다.

영국인인 감독은 이런 파디아의 대리인으로서 귀향길에 오른다. 파디아가 그에게 부탁한 것은 다름 아닌 할아버지의 나무를 찾는 것. 감독은 한정된 정보로 더듬더듬 나무를 따라가면서 파디아의 고향이 철새 이주에 중요한 지점이라는 사실도 접한다. 얼마나 멀리 떠나든 본능적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또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는 새들을 보며 관객은 단순히 주거라는 기능을 넘어서 집이란 어떤 의미일지, 누군가를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 경계는 어떻게 그어지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팔레스타인 사람은 누구일까? 현재 ‘팔레스타인’이라고 말하면 보통 1967년 이스라엘에 군사 점령당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군사 점령지에만 살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 안에도 이스라엘 인구의 18%를 점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있고,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인근 국가에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 난민이 원래의 고향인 현대 이스라엘로 귀환하는 것을 건국 이래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 원주민을 인종 청소하며 ‘팔레스타인’이란 땅 위에 들어섰다. 당시 이스라엘이 파괴한 마을은 530개, 학살당한 원주민은 15,000명, 강제 추방당한 난민은 80만 명에 달한다. 아랍어로 이때를 나크바, 우리말로 대재앙이라고 부른다. 이때 쫓겨난 이들과 후손들의 숫자는 열 배가 됐지만, 재산을 보상받거나 귀환할 권리를 인정받긴커녕 지금까지 버텨온 팔레스타인 주민들마저 급속도로 쫓겨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원주민에게 대재앙은 74년간 현재진행형이다.

전체 팔레스타인인의 절반에 달하는 난민을 빼놓고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마치 난민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국제사회는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차지한 영토를 제외하고,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의 22%에 해당하는 땅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라고 얘기한다. 이스라엘이 이 22%의 땅마저 강제 영토병합과 몰수 등으로 침식해 들어온 데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도외시해도, ‘팔레스타인독립국가’라는 허울 좋은 해결책은, 실은 난민들에게 이스라엘이 파괴한 원래의 마을로 돌아갈 꿈도 꾸지 말라고 선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더군다나 해를 거듭하며 더욱 극우화되고 있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체 원주민을 내쫓고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 전체 위에 유대인만을 위한 국가를 세우려 하고 있다.

오래전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모두에게 가하는 억압의 시스템이 ‘아파르트헤이트’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의 행위는 ‘한 인종 집단에 의한 다른 인종 집단에 대한 지배, 조직적 억압’이라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정의에 부합한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일어났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민사회는 물론 국가수반 역시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라 규정했고, 지난 수년간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 단체는 물론 유엔의 여러 단위에서조차 같은 얘길 하기 시작했다. 인류에겐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도록 강제한 경험이 있다. 바로 억압자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서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전 세계 시민사회에 해방투쟁에의 연대를 호소하며 2005년부터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와 관련된 전방위적인 인적/물적 보이콧, 투자철회, 제재 캠페인(BDS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는 투쟁 방안을 제시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보자.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https://twitter.com/pps_kr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1948년 이래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화와 아파르트헤이트, 군사점령 문제를 한국사회에 알리며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연대하는 페미니스트 단체입니다. 이스라엘의 체계적 억압에 공모하는 기업을 보이콧하거나 투자철회를 요청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군사·경제 제재를 가해 이스라엘이 식민화를 끝내도록 강제하자는 BDS운동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425회 서울인권영화제집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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