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THIS NOT A HOUSE

작품 줄거리

이주노동자는 농촌의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맞닥뜨리는 노동 조건과 주거 환경은 지난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열악하다. 냉난방 시설은 커녕 화장실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비닐하우스를 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최소한의 생활과 안전 조차 보장할 수 없는 곳에서 심지어 매달 수십만 원의 월세를 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스

감독

흰 셔츠를 입고 보도블럭 위에 앉아 환하게 웃는 정소희 감독 사진정소희 JEONG So-hee

비영리 이주민문화예술단체인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에서 상근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민과 노인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 영상 제작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편 다큐멘터리 <퍼스트 댄스>를 연출했다.

 

환하게 웃는 섹 알 마문 감독

섹 알 마문 SHEKH Al Mamun

1974년 방글라데시 다카 출생. 대학교 재학 중이던 1998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입국, 2001년부터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에 투신하였다. 현재 비영리 이주민 문화예술지원단체인 아시아미디어컬처팩토리의 상근활동가이자 독립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권해설

봄에서 가을까지는, 연탄 난방을 하는 숙소에 화장실이 없어서, 매일 새벽 주위의 눈을 피해 휴지와 삽을 챙겨 들고, 자신의 일터인 비닐하우스 뒤편 우묵한 땅을 찾아가 대변을 후다닥 누고 삽으로 재빨리 그 자리를 흙으로 덮어야 하는, 한 달에 28.3일을 노동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더 이상 야외에서 용변 보는 게 불가능해진 노동자는 비자 박탈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 농장을 탈출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5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시대의 농업 여성 이주노동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분들의 숙소는 주로 야채 재배 시설 하우스에 인접한 ‘농막’으로, 고용주가 가설한 가설물들입니다. ‘사람’뿐 아니라, 각종 농약과 비료, 농약 희석시설, 각종 농기구와 자재들이 그들의 숙소에 함께 있습니다.

 

이 농막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무상이 아닙니다. 경기도 ‘이천/여주/양평/포천/남양주/광주/용인/인천’ 등 농지가 있는 모든 곳에서 약 1만5천여 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이같은 ’주택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곳의 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숙소에 거주하는 대가로 1인당 약 2시간분의 무상노동을 그들의 고용주들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2013년경부터 이주노동자들과 이주인권단체들은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라며 캠페인을 벌이고, 농업 이주노동자의 독점적 중매 알선책임자인 한국노동부에, 근로계약의 책임 중매자로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주거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론의 비난에 몰린 노동부가 취한 조치는, ‘이주노동자들이 사람으로서 거주할 수 있는 집다운 집’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습니다. 노동부는 오히려 이주노동자의 고용주들이 이와 같은 불법 가설물을 농경지 근처에 임의로 설치하고 이주노동자에게 임대하여 임금에서 빼먹는 일을 아예 합법화시켰습니다. 2017년에 노동부에서 만든 ‘외국인 근로자 숙식 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업무지침’이 그것인데, 이 지침은 고용주들이 이주노동자들 전체 숙소의 80%에 해당하는 ‘그 밖의 임시주거시설’(이라 읽지만 불법가설물인 곳)을 임의로 운영하고, 이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월 통상임금의 13%를 징수하는 것을 공인해 준 것입니다.

 

모두 같이 “노동자는 짐승이 아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는 사람의 집이 아니다!”라고 외쳐야 하겠습니다.

 

김이찬(지구인의정류장)

724회 서울인권영화제삶의 공간: 살다나중은 없다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특별상영작제26회 원주인권영화제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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