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의 은행이 되어주기

소식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이후 남은 빚은 아직 8백여만원. 정산 기한은 이미 훌쩍 넘었습니다. 이 빚이 언젠가 우리를 다시 일으킬 빛이 될 수 있도록, 당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를 지키고 싶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다음에도 연대의 스크린을 올리고, 다양한 몸과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광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인영의 은행이 되어주세요.

일정 금액의 재정안정기금을 서울인권영화제에 기탁해주시면, 정해진 기한까지 서울인권영화제가 기탁자에게 상환합니다. 소중한 기탁금은 26회 서울인권영화제의 빚 상환과 재정 안정화를 위한 활동에 쓰입니다. 표현의 자유와 재정 자립의 원칙을 지키며, 연대의 스크린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금액은 50만원부터 요청 드리고 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를 응원하는 무이자 기탁입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상환 기한은 2025년 6월 30일입니다.

✏️https://bit.ly/은행이되어주기에 답변을 작성해주시면 이메일로 약정서를 보내드립니다. 약정서에 서명하신 후 다시 보내주시면, 입금일을 기입하여 서울인권영화제의 직인을 날인한 약정서 1부와 선물을 함께 발송해드립니다.

 

* 일시 기탁 약정서 예시 이미지

125소식

이 빚이 빛이 되도록

소식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이후 남은 빚 1천 45만원.
정산 기한은 이미 훌쩍 넘었습니다.
이 빚이 언제가 우리를 다시 일으킬 빛이 될 수 있도록, 당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를 지키고 싶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다음에도 연대의 스크린을 올리고, 다양한 몸과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광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함께 지켜주세요.
후원, 대출, 홍보, 게시물 공유… 무엇이든 좋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와 함께해주세요.
이 위기를 딛고 다시 개막할 수 있도록, 함께 영화제를 지켜주세요.

👥이런 방법이 있어요.
►정기후원 hrflix.org/cms
매달 150만원의 적자가 쌓여가는서울인권영화제의 든든한 후원활동가 되기!
►일시후원
국민은행 746301-00-001515로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세요. 작은 소액 기부도 든든한 동행이 됩니다.
►대출
잠시 서울인권영화제의 은행이 되어주세요. 소중한 자금을 빌려주시면, 26회 영화제 빚을 갚고 재정을 보완하여 2025년도까지 갚아 나가겠습니다.
►홍보/공유
서울인권영화제의 이런 상황을 널리 알려주세요. 서인영을 지키고 싶은 여러분의 이유를 외쳐주세요.

🖤서울인권영화제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당장은 막막할지라도, 세상을 바꾸는 이들이 뜨겁게 모일 수 있는 영화제를 계속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해나가겠습니다.
🖤02-313-2407 / hrffseoul@gmail.com

 

손 내밀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이 빚이 언젠가 빛이 되도록, 서울인권영화제의 가치와 함께해주시는 소중한 당신들의 뜻을 소중히 안고 가겠습니다.

일시후원 백재호 윤고운 송은지 백지연 김환희 CatClaw 공혜원 전소연 김순남 허지영 성예람 백수연 이경숙 유혜민(혜몽) 다이브 이여름 문아영 조은후 임소현 김민경 전승민 응원합니다 혼인평등연대 진해정 이재은 나영정 고지훈 서현서 소액이라죄송합니다 정시훈(서인영힘) 정민구 김민형 작은도움되길바랍니다 김영서 김소희 권효경 이해임 오예진 정다희 이경하 재인 진계숙 강유가람 안나 김소람 윤영소 우공 진냥 류혜영 박시인 조한진희 김어진 이누리 누나옥희 정오 보탭니다 김성은 강 장예정 정기후원 남혜원 오민섭 최종호 원동일 가원 이지영 정종민 조혜윤

124소식

[소식] 907 기후정의행진 D-5

소식

907 기후정의행진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세상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서울인권영화제도 스크린 너머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진에 함께할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전 프로그램]

  • 사전부스 13:00~14:30 강남역 11번 출구~신논현역 방향
    • 서울인권영화제는 24번 부스에서 ‘손피켓/손부채 만들기’를 진행합니다!
  • 오픈마이크 13:00~14:30, 장소 추후 공지 (수어통역 있음)

[집회]

  • 15시 강남역 11번 출구~신논현역 방향
  • 수어/문자통역이 무대 위 스크린으로 송출됩니다. 무대는 신논현역 방향에 있습니다.

[행진]

  • 집회를 마치고 강남역~테헤란로~삼성역을 경유하여 행진합니다.
  • 행진 차량 중 마지막 6호차에 합류하시면 수어통역과 함께 행진하실 수 있습니다.

 ➜ 907 기후정의행진 더 알아보기

85소식

[활동펼치기] 907 기후정의행진 2차 포스터 행동

소식

8월 22일 목요일 저녁, 907 기후정의행진 2차 포스터 행동이 있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응원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 곳곳에 907 기후정의행진을 알리는 포스터를 게시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두 개의 조로 나뉘어 지하철을 타고 시내를 누볐습니다. 고운 활동가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나영 활동가와 함께 3호선 을지로3가부터 교대역까지 열심히 포스터를 붙이고, 소하와 두부 활동가는 2호선 시청역부터 건대입구역까지 무더위를 이겨내며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정말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줄줄 흘렀지만, 포스터를 보고 더 많은 이들이 행진에 함께할 수 있길 바라며 힘을 냈답니다.

올해 기후정의행진은 9월 7일, 강남역 일대에서 진행됩니다.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오후 3시에 집회가 시작되고, 그 전에 사전 부스와 오픈마이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사전 부스에 참여할 예정이랍니다.) 집회 후에는 곧바로 강남 일대를 행진하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자본에 저항하며 우리의 외침을 높일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세상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기후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행진에 함께해주세요. 9월 7일, 곧 만나요!

➜ 907 기후정의행진 자세히 보기: https://action4climatejustice.kr/

58소식

[25회넷째날] <기억의 숨결> 아흔여섯의 삶에 깃든 프라이드

소식

기억의 숨결 관객과의 대화에서 자원활동가 나기와 이야기손님인 김영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기와 김영옥 가운데 수어통역사 최지영이 통역 중이다.

 

벌써 25회 서울인권영화제 넷째날입니다. 오늘 두번째 영화는 이탈리아 최고령 트랜스여성의 삶이 담긴 영화 <기억의 숨결> 이었습니다. <기억의 숨결>은 주인공 루시의 일상과 그녀의 기억을 고요하게, 동시에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몸에는 여러 다층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트랜스여성의 퀴어서사가 담겨있기도 하고 아흔을 훌쩍 넘긴 노년의 여성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며 세계2차대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루시는 자신의 입으로 자신이 겪은 역사를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죠. 처음에는 차를 운전해 병원에 갔다가 어느 순간에는 보행기에 의지에 길을 걷고 마지막에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움직입니다. 그녀는 기록에 꼼짝없이 고정된 부동의 존재가 아닙니다. 숨쉬고 움직이며 역동하는, 사람과 웃고 떠들고 밥을 먹고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또 누군가를 돌보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영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옆에서 나기가 메모를 하며 듣고 있고 수어통역사 최지영이 수어통역을 하고 있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김영옥님을 모셨습니다.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은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모여 사람의 생애를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단체인데요, 그만큼 김영옥님께서는 페미니즘의 렌즈로 영화를 설명해주셨습니다.

 

” 사실 우리가 한 10년 전쯤에 퀴어는 어떻게 늙어갈까? 이런 식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퀴어로 사는 사람들은 빨리 죽을거야, 5년도 못 살거야, 라고 생각하지만 (루시는) 오래 사셨잖아요. 너무나 건장하시고 일상을 아주 또박또박 잘 챙겨나가시는 모습이 일단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래서 몸으로 산다, 역사 속의 자아, 주체, 몸으로 사는 게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

“…(중략) 전체적으로 보면 루시는 생존자죠. 성폭력의 역사를 살아남았고 나치의 인종학살 현장을 살아남았고 퀴어로 규범, 정상성의 세계에 맞서서 살아남은 생존자인데, 저한테는 임 ㅗ든 다면적인 혹은 선이 여러개인 인생의 행로가 이 사람이 몸으로 살아낸 인생에 그대로 새겨져있고 (중략) 마지막에 잘 다러나는 게 루시는 가족을 꾸리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대안가족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옆에 두고 ”  

– 김영옥

 

영화에서 루시는 이탈리아인으로서 징집되었다가 독일군에 소속되기도 하고, 그곳에서 홀로코스트의 역겨움을 경험하고 탈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다시 다카우(다하우) 수용소에 수감되고, 트랜스여성임에도 남성들과 함께 수감되는 혐오를 경험하죠. 현재의 루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일상을 단단히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는 특정한 가치판단을 시도한다기 보다는 루시의 삶을 루시의 힘으로, 그리고 루시 주변 사람과 관계에서 무언가를 그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영장에서 관객의 김영옥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생애사, 구술사 이런 일을 하려면 혹시 어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까요”

– 관객질문

 

“목소리, 그 목소리가 어떤 말을 하느냐, 단어에도 관심이 있지만 일단 그 목소리의 물성, 목소리가 어떤 생애 족적을 담고 있는가 이렇게 중요하고 (…중략) 쉰 목소리에 거칠고 느리고. 근데 자꾸 듣다 보면 이게 리듬이 있다는 걸 알게 돼요.”

“나이 든 분들하고 만나려고 할 때 대화를 나눈다는 것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 김영옥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영화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특히 많은 시대를 거쳐 내가 모르는 세대를 축적한 사람과 대화할 때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 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늙어갑니다. 하지만 의외로 ‘늙음’, ‘죽음’, ‘노년’이라는 키워드는 쉽사리 건드리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만큼 노년의 모델이 적은건가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 서울인권영화제도 이러한 주제를 많이 발굴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내일이면 서울인권영화제도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44소식

[25회 넷째날] <세월>

소식

25회 인권영화제 넷째날 저녁, 한국에서 일어난 사회적 참사를 다룬 영화 <세월>이 상영되었습니다. 영화는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이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만난 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장민경 감독님이 관객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오지수 감독님이 관객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세월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무기력하고 슬픔 안에 갇혀있는 시간이었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떠난 이와 질문을 자꾸 주고 받으면서 그 다음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전의 삶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스스로가 많이 변해왔던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 장민경

” 영화의 제목이 <세월>이라는 것 자체로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또는 일면 압도 당하는 부분이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오지수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사회적 참사’에 일정 부분 마음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라, 너무 무겁고 속상한 사건이라 쳐다보는 것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고요.

 

“4.16을 이야기 할 때 추모라는 말보다 기억이라는 말을 썼잖아요. 그랬을 때 이런 작업들, 영화라든가 다큐로 남기는 작업들, 그래서 저희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이런 일이 앞으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가 그것을 계쏙 기억하고 상기시키는 작업들이 필요할텐데.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해주신 분들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 관객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의 상태가 되어버리고는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정말 단순한 게 아닐까 싶어요. 잊지않는 것, 연대하는 것, 함께 싸우는 것, 변화의 외침을 외롭게 두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하는 “위로의 말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왼쪽에는 오지수 감독님, 오른쪽에는 장민경 감독님이 앉아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두 감독님의 지향점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장민경 감독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죽음과 질환을 앓고 사는 삶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건강과 정상이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밝히기 어렵거나 격리되어야 하는 이야기를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내면의 화해나 살아갈 방향을 찾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셨어요. 사회적으로는 흔히 말하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기록하고 그 안에서 다른 시선으로 역사를 기록해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오지수 감독님은 최근에 카메라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셨다고 해요. 카메라는 도구이자 매개체지만 특히 현장을 기록한다는 의미는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듣지 않고 찍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 현장마다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잘 듣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고민들을 한다고 하시네요.

 

우리는 다양한 매체에서 사회적인 이야기를 듣습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뉴스와 SNS와 유튜브 등 어딜가나 들을 수 있는 매체가 이죠. 그리고 그만큼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는가도 참 중요한 거 같아요. 어떤 매체는 당사자의 말을 묵살하는 내용이 담기도 하고, 생존의 외침을 이기심이라고 비하하는 내용을 담기도 하죠. 결국에는 다 이어지는 이야기인거 같아요. 우리는 들어야하고, 들은 것을 알려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하며, 기억을 실천으로 전환하고, 더 나은 나와 너, 우리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요.

그 과정에 서울인권영화제도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저희가 함께 해 주실거죠?

47소식

<긱 이즈 업> 프로그램 노트

프로그램 노트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음식 배달, 택시, 대리운전, 청소, 여행, 이사, 외주 프로젝트, 어떤 일이든 몇 번의 클릭이면 끝난다. 매출도 투자도 IT 업계로 몰려 든다. 소비자가 모여든 만큼 노동자도 모였다. 국내 통계만 보아도 2021년 전체 취업자 8%에 해당하는 220만 명이 플랫폼으로 일감을 얻었다.

인공지능과 알고리듬, 정보산업 혁명의 이면에는 노동자가 있다. 최초의 긱(Gig, 일회성의 작은 일감) 플랫폼인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는 그 이름을 ‘터크’라는 18세기 체스 기계에서 따왔다. 기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상자 안에 숨어 있는 사람이 체스 말을 조종한 사기극이었다. 인공 지능 데이터 처리 등을 맡기는 이용자들에게는 일감이 사람 없이 인공지능만으로 완성되는 양 보여 준다. 알고리즘의 횡포 아래, 일하는 노동자들은 지워진다.

알고리즘은 휴대폰 앱을 통해 특정 노동자가 현재 접속 중인지, 얼마나 답변을 빨리 하는지, 일감 수락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그에 따라 일감과 보수를 다르게 준다. 상의 없이 노동자의 계정을 차단하거나 정지 시키기도 하는데, 한 사람의 생계를 위협하는 행위임에도 이런 알고리듬을 규제하는 법과 사회적 합의는 턱없이 모자라다. 노동자들이 내일도 출근해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노동 조건이 필요하다.

영화 제목인 “긱 이즈 업”은 여태껏 네가 부리던 수작은 들통났으며 이제 통하지 않을 거라는 이중 의미를 담고 있다. <긱 이즈 업>의 노동자들은, 중개자・관리자가 알고리즘이어도 ‘우리’는 숨을 쉬는 진짜 인간이라고 외친다. 고용주의 책임을 회피해온 플랫폼 기업들은 여전히 그 외침을 무시하려 애쓴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전세계에서 변화는 시작되었다. “우리의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선언과 함께.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영화별 상영 시간표

  • 2022년 09월 25일 15:20
42프로그램 노트

[25회넷째날] <기다림> 관객과의 대화 스케치

소식

이른 아침부터 많은 분께서 성미산마을극장을 찾아주셨어요! 4일차의 첫 상영작 <기다림> 관객과의 대화는 정말 뜨거웠는데요, 섹 알 마문 감독님, 독립연구활동가 심아정님, 최지영 수어통역활동가님,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의 장정수 속기사님, 그리고 열정적인 관객 분들께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 섹 알 마문 감독님, 독립연구활동가 심아정님, 최지영 수어통역활동가님, 자원활동가 요다님이 앉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섹 알 마문 감독님께서 영화를 만드신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셨는데요, 한국에서 활동하시면서 동지들로부터  ‘위안부’에 대해 듣게 되었고, 방글라데시에서 교육 받은 일본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셨다고 해요. 이 생각이 방글라데시 ‘비랑가나’로 이어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이야기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만들게 되셨다고 해요. 

 

, 섹 알 마문 감독님, 독립연구활동가 심아정님, 최지영 수어통역활동가님, 자원활동가 요다님이 앉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성폭력을 연구하고 있으신 관객분께서 지금의 상황은 어떤지,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질문해 주셔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께서 방글라데시 안에서 ‘비랑가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고 이에 대해 활동하는 조직은 있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답해주셨어요.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정님께서는 닮은 역사가 왜 계속 반복되는지와 관객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시면서 메모하신 생각들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국가 간에 문제라고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촘촘한 그물망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피해여성들은 말을 못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말을 안 했다는 것,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 한국의 가해 역사도 조명해야 한다는 것, 한국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피해 경험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한국의 여성주의 활동가들이 뚫어놓은 길이 있었다는 것, 등 우리가 놓치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유해야 할 큰 흐름들과 기억의 힘을 마주하는 섬세한 자세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관객분들과 좋았던 장면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는데요, 한 관객분께서 ‘사느라고 죽을 뻔했어요’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는 말씀과 카메라에 담긴 자기 말로 직접 이야기 하는 여성들의 얼굴이 좋았다는 감상을 나눠주셨습니다. 아정님께서는 마지막에 ‘비랑가나’ 여성이 원한의 감정과 복수심을 드러내는 것이 후련하고, “그런 마음들 앞에서 사실 화해, 치유, 해결이라고 하는 말들을 꺼내기가 참 어렵고. 그리고 쉽사리 꺼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심정을 존중해주시는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라고 나눠주셨습니다. 

 

섹 알 마문 감독님께서 “독립영화감독들은 작품을 좋아해주는 관객분들이 있으면 또 힘이 나고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많은 분들이 얘기 해주고 좋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라는 말씀과 함께 서울인권영화제에 대한 관심도 부탁드려 주셨어요…(하트)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거시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배우고, 특별 상영회 기획까지 해볼 수 있는 깊고 진한 관객과의 대화였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5회 서울인권영화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43소식

인권해설: <애프터 미투>

인권해설

청소년 시기에 나는 어딜 가도 청소년인 것을 들킬까 봐 두려웠다. 단순히 갈 수 없는 공간이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미용실에 가서도 제 나이를 대강 짐작하며 대학 생활을 물어보는 미용사에게 알지도 못하는 과를 지어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교통카드를 찍으면 ‘청소년입니다’라고 울리는 기계음 역시 매번 늘 큰 것 같았다. 그 두려움이 어디에서 왔나 생각하면, 결국 사회가 이제껏 청소년을 어떻게 대해왔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청소년은 미성숙하고, 판단력이 부족하며, 불완전한 존재라는 통념 아래 놓여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아동·청소년의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때로는 너무나 사소하고, 혹은 ‘어른이 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유예되고는 한다. 대학에 가기 위한 경쟁 위주의 모진 입시 과정은 물론이고, 생활 패턴, 개인의 욕구, 마음과 감정까지 쉽게 무시되거나 천편일률적으로 부모나 교사, 보호자에 의해 통제된다. 어린 사람의 삶은 누군가 통제하거나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믿음 속에서 청소년이 겪는 불평등이나 폭력이 말해지거나, 당장 해결을 요하는 사회적 문제로 호명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2018년부터 수많은 사건이 고발된 스쿨 미투는 학생들의 삶의 현주소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불평등한지 그대로 보여주었다. 스쿨 미투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얻은 이후, 대다수의 비청소년 여성들은 자신이 학교에 다닐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연대와 지지를 표했지요. 그렇다면 그 폭력은 왜 수십 년간 묵인되고 용인되다가 지금에 와서야 고발되었을까? 폭력의 역사는 앞서 폭력을 겪은 이들이 ‘말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 ‘말할 수 없게’ 만든 사회적 구조에서 기인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린 사람이 삶에서 겪는 문제가 사회에서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쿨 미투 운동은 폭력과 혐오로 얼룩져 있는 여학생들의 일상을 사회적 문제로써 호명했고, 그동안 무정치하고 수동적인 존재로만 여겨졌던 여성 청소년들이 ‘말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운동가”로서 거리로 나섰고 용기 있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그리고 이러한 말하기들은 실제로 학교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스쿨 미투에 대한 말하기들은 많은 한계와 어려움을 디디며 이어지기도 했다. 가해 교사는 학교로 복직하고, 고발자로 나선 이들은 학교 내에서 다시 눈총과 백래시를 경험하고, 청소년을 피해자로만 호명하는 사회는 학교의 불평등이 아닌 교사 개인의 악마성에 주목했다. 특히 피해 사실을 고발한 청소년들은 고발 이후 자신의 말하기가 만들어낸 실질적 변화를 체감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의심 받고 무정치와 “가만히 있으라.”는 ‘학생다움’을 요구받으며 고립되었다. 특히 스쿨 미투 운동을 이어온 당사자들을 운동가나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나 청소년으로만 보는 시각은 이들의 말하기가 이어져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에 대한 논의를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사회에서는 흔히 청소년을 미래 그 자체라고 호명하거나, 청소년이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강조하고는 한다. 학내 성폭력이 유구하게 일어났던 현실과 스쿨 미투 이후 고발자들이 겪었던 한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해왔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는, 더 나은 현재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차별을 금지하자는 당연하고 마땅한 이야기가 “나중에”라는 연호(連呼)로 유예되는 광경처럼, 청소년의 더 나은 삶이 미래로 유예되어온 것이다. 청소년이 당장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더 나은 미래 역시 상상할 수 있다. 더불어 청소년의 말하기나 행동들이 ‘미래’를 위한 일인 것만은 아니다. 청소년이 아닌 이들 역시 10년, 20년 후의 미래보다는 당장 잘 살자고 많은 일들을 고민하고 시도해보듯, 청소년 역시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더 나은 미래 이전에 더 나은 현재에 살아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

유경(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39인권해설

인권해설: <파디아의 나무>

인권해설

팔레스타인 사람은 누구일까? 현재 ‘팔레스타인’이라고 말하면 보통 1967년 이스라엘에 군사 점령당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군사 점령지에만 살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 안에도 이스라엘 인구의 18%를 점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있고,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인근 국가에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 난민이 원래의 고향인 현대 이스라엘로 귀환하는 것을 건국 이래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 원주민을 인종 청소하며 ‘팔레스타인’이란 땅 위에 들어섰다. 당시 이스라엘이 파괴한 마을은 530개, 학살당한 원주민은 15,000명, 강제 추방당한 난민은 80만 명에 달한다. 아랍어로 이때를 나크바, 우리말로 대재앙이라고 부른다. 이때 쫓겨난 이들과 후손들의 숫자는 열 배가 됐지만, 재산을 보상받거나 귀환할 권리를 인정받긴커녕 지금까지 버텨온 팔레스타인 주민들마저 급속도로 쫓겨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원주민에게 대재앙은 74년간 현재진행형이다.

전체 팔레스타인인의 절반에 달하는 난민을 빼놓고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마치 난민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국제사회는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차지한 영토를 제외하고,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의 22%에 해당하는 땅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라고 얘기한다. 이스라엘이 이 22%의 땅마저 강제 영토병합과 몰수 등으로 침식해 들어온 데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도외시해도, ‘팔레스타인독립국가’라는 허울 좋은 해결책은, 실은 난민들에게 이스라엘이 파괴한 원래의 마을로 돌아갈 꿈도 꾸지 말라고 선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더군다나 해를 거듭하며 더욱 극우화되고 있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체 원주민을 내쫓고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 전체 위에 유대인만을 위한 국가를 세우려 하고 있다.

오래전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모두에게 가하는 억압의 시스템이 ‘아파르트헤이트’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의 행위는 ‘한 인종 집단에 의한 다른 인종 집단에 대한 지배, 조직적 억압’이라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정의에 부합한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일어났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민사회는 물론 국가수반 역시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라 규정했고, 지난 수년간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 단체는 물론 유엔의 여러 단위에서조차 같은 얘길 하기 시작했다. 인류에겐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도록 강제한 경험이 있다. 바로 억압자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서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전 세계 시민사회에 해방투쟁에의 연대를 호소하며 2005년부터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와 관련된 전방위적인 인적/물적 보이콧, 투자철회, 제재 캠페인(BDS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는 투쟁 방안을 제시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보자.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https://twitter.com/pps_kr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1948년 이래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화와 아파르트헤이트, 군사점령 문제를 한국사회에 알리며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연대하는 페미니스트 단체입니다. 이스라엘의 체계적 억압에 공모하는 기업을 보이콧하거나 투자철회를 요청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군사·경제 제재를 가해 이스라엘이 식민화를 끝내도록 강제하자는 BDS운동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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