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NO 이스라엘, STOP 집단학살! 집중집회 참여 후기

소식

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제이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3년을 넘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엄중한 시기입니다. 한국 정부에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공모하는 일을 멈추라고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깃발을 들고 10월 3일 토요일 보신각 일대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 3년 규탄 집중집회’에 함께했습니다.

지난 6월 서울인권영화제는 ‘특별 섹션: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에서 장편 <팔레스타인 코미디 클럽>, 단편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대의 카메라>, <이드>, <감옥>을 상영했는데요, 영화 상영시간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까지 쿠피예를 두른 많은 관객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주셨습니다. 집단학살이 이어지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안고 오신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10월 3일 가자지구 학살 3년 규탄 집중집회 자원활동가로, 집중집회 준비에도 함께했는데요. 이번 집중집회 포스터, 정말 멋있게 나오지 않았나요? 포스터를 붙이는 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 연대 구역’이 되기를 바라며 역 근처 정류장을 돌아다닌 기억이 납니다. 집회 당일에는 ‘팔레스타인 연대 구역’ 표지판을 든 활동가분들이 무대 앞에서 촬영을 하거나 보신각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보신각 일대를 채워 가는 인파를 보면서 팔레스타인 연대에 공명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실감했고, 큰 힘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포스터 이미지] ‘한푼두푼 가자지구’ 홍보 포스터. 출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홈페이지
[사진] 한푼두푼 가자지구 현장 사진. 각종 액세서리와 책, 옷 등이 돗자리 위에 펼쳐져 있다.

집회 당일 비 소식이 있어서 걱정이었는데, 우리의 연대를 응원하듯 화창한 하늘과 함께 집회 사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집중집회는 작년보다 사전 프로그램이 다양해졌습니다. 휴전 이후에도 휴전 협정을 계속 위반하며 가자지구의 기근을 심화시키는 이스라엘 때문에 모금이 더욱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한푼두푼 가자지구’ 셀러로 참여했는데요, 팔레스타인 알-칼릴 공장에서 만든 쿠피예가 가장 먼저 팔렸답니다! 쿠피예는 팔레스타인 연대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로, 원래는 아랍 지역에서 햇빛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두르던 전통 스카프였습니다. 지역마다 쿠피예에 새겨진 자수가 다른 점도 특징입니다. 그 밖에 팔레스타인 국기의 색을 닮은 수박 모양 액세서리도 잘 팔렸습니다. 얼마나 연대하고 싶으신지 감도 안 옵니다! 🙂

[사진]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부스 매대 모습. 팔레스타인 연대 굿즈가 펼쳐져 있다. 촬영: 제이
[사진] 부스에서 쿠피예를 두르고 홍보를 진행하는 제이. 촬영: 서인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저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 부스를 담당하여 쿠피예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테마로 한 다양한 연대 물품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긴급행동 굿즈 대부분을 덩야핑 활동가가 디자인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거의 매 집회마다 새로운 연대 물품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오고, 활동가로서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10월 3일은 개천절이라 극우 집회 행렬이 내내 주변 도로를 지나갔는데요, 부스를 지키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스를 같이 보는 사람들끼리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분노를 연대로, 고함을 노래로.

[사진] 수박 모자를 쓴 고운과 쿠피예를 두른 갈채가 집회 구역에 앉아 포즈를 취한다. 촬영: 서인
[사진] 무대를 바라보며 앉아있는 서인영 쿠피예 4인방. 촬영: 미나상

호레이의 힘찬 바투카다 공연으로 본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호레이의 공연은 행진의 발걸음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어지는 집회 발언은 발언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해서 반복해 듣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발언은 팔레스타인 활동가 사하르 타이시르 칼룹 님의 ‘하늘을 나는 연’ 시 낭송이었습니다.

공중에서 길을 잃은 작은 연이 될 수 있다면. 
눈에 띄기에도, 총에 맞기에도 너무 작은. 
연이 되어 우리를 괴롭히는 드론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팔레스타인 시선집》에도 실린 리파트 알아피르의 〈내가 죽어야 한다면〉의 “네가 만든 나의 연이 날아오르는 걸 볼 수 있도록. 순간 사랑을 되살려내는 천사라고 여길 수 있도록.”이라는 구절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월 가자지구 아이들이 날리는 연이 위협적이라며 금지했습니다. 미디어에서 스치듯 보았던, 연을 손에 쥔 채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의 눈망울이 생각났습니다.

한국이 이스라엘과 어떻게 공모하고 있는지 짚는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발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노동자들이 납부한 자금으로, 집단학살이 시작된 2023년 10월 7일 이후 발행된 이스라엘 국채를 약 404억 원어치 사들였습니다. 매일유업은 자사 제품에 이스라엘이 수탈한 땅에서 난 과즙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속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화는 이스라엘 군수기업과 협력해 얻은 자금으로 퐁피두센터를 개관하며 아트워싱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대학에서는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기업들이 취업박람회에 참여했고, 이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자 대학 측이 피켓을 내리라며 제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우리가 더 크게 저항의 소음을 일으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밖에도 많은 분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다양한 현장에서 각자의 의제를 가지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가분들의 발언을 들으며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소이자 21세기 인권의 최전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서인영 활동가 다 같이~ 효민, 현토, 소하, 안나, 미나상, 고운, 갈채가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한다. 쿠피예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있다. 촬영: 갈채
[사진] 쿠피예 무늬 반다나를 머리에 두르고 ‘NO 이스라엘 STOP 집단학살’ 피켓을 들고 있는 윤진. 촬영: 서인

4시부터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자원활동으로 참여해 서울인권영화제 깃발과는 다소 떨어진 2호차에서 행진했는데요,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극우 무리에 질세라 구호 선창자들이 아주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습니다. 저도 목이 터져라 함께 외쳤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Free Free Palestine!’ ‘فلسطين حرة حرة!’

행진 중간에 광화문 일대에서 커다랗게 인쇄된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의 얼굴에 신발을 던지는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놓칠 수 없는 빅 이벤트였지만, 저는 현수막을 들고 있던 터라 다른 참가자들이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요. 이슬람 문화권에서 신발을 던지는 것은 굉장한 모욕이라고 합니다. 

[사진] 김동현 활동가의 다이인 모습. 바닥에 엎드려 누운 채 결박된 듯 손을 등 뒤로 돌려 잡고 있다. 출처: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인스타그램, 촬영: 김민

뒤이어 ‘다이인(die-in)’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이인은 기후정의행진에서 쓰이는, 죽어 가는 존재들을 일깨우기 위한 퍼포먼스인데요, 팔레스타인 투쟁의 맥락에서는 집단학살로 살해된 민중을 상징합니다. 같이 다이인을 수행하느라 집회 당일에는 보지 못했지만, 이후 긴급행동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김동현 활동가님의 다이인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가자지구를 향해 항해한 활동가에게 가해진 폭력을 직접적으로 묘사함과 동시에 수많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떠올리게 하는 다이인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도 긴급행동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보시기를 권합니다.

2분 정도 이어지는 사이렌을 들으며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가자지구 장벽에 갇힌 이들에게 하늘은 바깥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가자지구에 드론과 전투기가 아니라 구름과 연이 떠다니는 하늘을 돌려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휴전이 발효된 뒤 야외 난민 천막촌에 옹기종기 모여 〈라이온 킹〉을 보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안전한 하늘 아래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즐겁게 보는 가자지구를 상상합니다. 그날까지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사진] 행진을 마친 서인영 활동가들. 깃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투쟁!

–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제이

♥5소식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