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려진 수많은 사건들은 통신기술의 발달이 편리하다는 것을 넘어 억압과 감시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보인권의 침해는 단순한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아니다. 우리는 국가에 의한 정보인권 침해가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것을 목격해왔다. 감시와 통제를 통한 ‘표현의 자유’의 억압은, ‘신체의 자유’의 침해(체포), ‘신념의 자유’, ‘종교의 자유’에 대한 억압(고문, 추궁, 감시)으로 이어진다. 당신의 표현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은 당신을 언제든 ‘불온한 존재’로 낙인 찍어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 코드>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이것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불온한’ 우리가 단순히 권력에 의한 피감시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감시의 주체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티즌 랩’은 정부의 해킹 프로그램을 해킹하고 1인 미디어 활동가들은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시위 영상을 공유하는 등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정부권력을 감시한다. 통신기술은 우리를 불온하게 만들고 불온한 우리를 가둘 수도 있지만, 불온한 우리의 권리를 구하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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