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난민이 된 아이들의 기록 This Is Exile: Diaries of Child Refugees

작품 줄거리

시리아 내전을 피해 이웃 나라 레바논으로 향한 난민 아동들의 이야기. 영화는 전쟁의 비참하고 참혹한 모습을 아이들의 언어로 풀어낸다. 전쟁은 너무 일찍, 그들의 일상을 파괴하고, 고난과 상실을 경험하게 하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빼앗아가 버렸다.

폭격 이후 말을 더듬게 된 ‘누르딘’.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은 이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하는 ‘라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타인으로부터 존중감을 느꼈기에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장애아동 ‘파티마’. 학업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집안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일을 나가야 하는 ‘무스타파’. 시리아 난민의 절반가량이 아동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 한 명, 한 명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삶의 곡절은 시리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그 모든 혼란을 더욱 잘 드러내 보여준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윤하

감독

마니 벤첼라

마니 벤첼라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감독, 영화제작자, 사진작가이다. <With the Muslim Brotherhood, From Coup to Crackdown>(2013), <Under Kurdish Rules>(2014), <Fighting a War within a War>(2013), <Hostages of the Gunmen>(2013) 등의 작품을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의 적대적이고 어려운 환경에서 제작했다.

인권해설

2015년 9월 2일, 세 살배기 아이의 시신이 터키의 한 휴양지 해변에서 발견됐다. ‘이슬람국가(IS)’를 피해 작은 배를 타고 시리아를 탈출한 어린이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이었다. 그의 엄마(35세)와 형(5세)도 같이 숨졌다. 익사한 3살 아이의 사진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고, 시리아 난민 문제의 심각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것처럼 보였다. 잠깐 동안은.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난민 어린이들은 계속해서 익사하고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바다를 건너다가 빠져 죽은 난민은 어린이만 따져도 5개월 동안 330명에 이른다. 작년 한 해 동안 유럽으로 향하다 익사한 전체 난민이 4천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니, 그 바다에서는 매달 한 번씩 세월호가 침몰하는 셈이다. 상당수의 난민은 그들이 그 배에 탔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세상에 전해지지도 않고 시커먼 바다 속에 집어삼켜진다. 이런 상황이니 그 비극적 죽음의 이름이나마 남은 아일란 쿠르디의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무사히 바다를 건넜거나, 내륙으로 인접한 레바논 등으로 탈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재난이 그렇지만 특히 난민 위기에서의 어린이는 더욱 취약하다. 유럽경찰 유로폴에 따르면, 유럽으로 들어온 시리아 난민 어린이 10,000명 이상이 행적을 알 수 없이 사라졌다. 이 어린이들은 인신매매를 당해 마약 판매나 매춘 등 범죄조직의 돈벌이에 이용되어 학대와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난민 수용소의 어린이들에게도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무런 보호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그냥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기본적인 위생시설과 교육의 기회, 경제적 자립과 재정착 지원을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난민 보호라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우리와 관계 없는 일도 아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345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난민에 대한 국내의 일반적인 인식은 참담한 수준이다. 사람들은 연예인이 까만 피부의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에는 환호하지만 그 아이를 돕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와 마찬가지로, 물에 빠져 죽은 3살 어린이의 시체가 가져오는 선정주의(센세이셔널리즘)에는 ‘좋아요’를 누르지만 아무도 물에 들어가 그 아이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단지 화면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화면 밖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장덕현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221회 서울인권영화제삶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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