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를 잇는 법> 프로그램 노트

프로그램 노트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외침과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믿음은 곧 경계 없는 초대장이 된다. 그래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의 현장은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2021년 11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장에서 만난 카메라 너머의 사람들이 있다. 기록촬영을 도우러, 연대자로서 농성장을 찾은 이들은 어느샌가 신진작가이자 미디어활동가로서, 2030 퀴어페미니스트로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의 당사자가 된다. 이들이 경험하고 감각하는 차별이란 무엇일까. 이들의 일상과 차별금지법은 어떻게 닿아 있을까. <당신과 나를 잇는 법>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네 개의 에피소드와 한 개의 에필로그로 구성된 <당신과 나를 잇는 법>은 청년 여성이 주목하는 차별의 지점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감각, 그리고 ‘평등한 우리’를 위해 나아가는 길에 놓여있는 나/너/우리의 혐오와 낙인을 되짚는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감독 자신의 내밀한 경험이기도 하면서, 이 경험이  ‘차별금지법’을 경유하면서 전개되는 고민과 상상이기도 하다. <오프닝>이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는 결국 관객을 이들 각자의 농성장으로 초대한다. 관객은 이 초대를 거절하기 쉽지 않으리라.

<당신과 나를 잇는 법>의 기획, 제작 과정에는 서울인권영화제도 살포시 함께했다. 각자의 이야기를 말하고 듣고 엮어내는 과정을 보며,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섹션에 이 작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다른 세상에는 차별금지법이 있어야 한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로 향하는 길 위에 경계 없는 초대와 용기 있는 응답이 이어진다. 신진 미디어활동가들은 이를 기록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또 다른 만남의 광장을 제안하며 알록달록 아름다운 길을 열어낼 것이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34프로그램 노트

[25회 둘째날] <파디아의 나무> 관객과의 대화 스케치

소식

사진 1. 무대에서 <파디아의 나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무대 좌측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뎡야핑 활동가, 우측엔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미나상, 가운데엔 명혜진 수어통역활동가가 서있다. 상영관 우측 끝에는 장정수 속기사가 문자통역을 하고 있다. 객석에 관객이 두어명 앉아있다.

25회 서울인권영화제의 둘째날의 막을 연 상영작은 [집을 그리다] 섹션의 <파디아의 나무> 입니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뎡야핑님께서 와주셨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한국에서도 이라크에 파병을 했을 때 문제의식을 가진 평화활동가들이 만든 단체로, 뎡야핑님께서는 2004년에 합류하셔서 지금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팔레스타인을 방문하시는 등 연대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정체성부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 부족, 한국 기업의 책임까지 영화와 관련된 풍부한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저는 사사는 못 가봤지만 이스라엘 안에 있는 파괴된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많이 가봤어요. 저는 아무 신분이 아니니까 돌아다닐 수 있는데 정작 가야 되는, UN에서 인정한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 이스라엘이 안 된다고 해서 갈 방법이 아예 없어서 저렇게 그리워하는데도 못 가본다는 게 기분이 너무 이상했어요.

“반대로 팔레스타인 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요. 내부에서 이스라엘이 바깥에 나가게 허락해주지 않기 때문에요. 팔레스타인 난민이든 점령지 팔레스타인에 사는 사람들이든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없는데도 국제사회 의제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얘기가 지워져 있어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무단으로 불법적으로 부수는데 한국의 현대중공업의 중장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고, 최근에도 서안지구 마사베르야타라는 마을에서도 불법적으로 부수는데 현대 중장비가 사용돼서 현대중장비에 대한 보이콧이 (팔레스타인에서부터) 있었거든요. 그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시고 앞으로 같이 그런 운동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는 부족한 팔레스타인 난민 의제에 대한 관심이 <파디아의 나무> 상영에 참석해주신 관객분들로부터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앞으로도 팔레스타인 난민 이야기에 끝까지 주목하고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37소식

[25회 둘째날] 오늘의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소식

[집을 그리다]

스틸컷1. 창문 너머 콘크리트 벽을 바라보는 파디아의 뒷모습.

파디아의 나무 Fadia’s Tree

사라 베딩튼 | 영국 | 82분

9.22 목 14:00

관객과의 대화 with 덩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스틸컷1. 녹색 식물이 가득한 마당. 김영식 선생이 돋보기로 작은 나무의 이파리를 들여다 본다.

2차 송환 The 2nd Repatriation

김동원 | 한국 | 156분

9.22 목 16:00

관객과의 대화 with 김동원(감독), 영철(피스모모)

 

[존재의 방식]

스틸컷1. 니샤가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있고 뒤에서는 남편이 자전거를 밀고 있다.

빠마 Perm

섹 알 마문 | 한국 | 30분

9.22 목 19:10

관객과의 대화 with 섹 알 마문(감독)

 

스틸컷7. 집과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는 마을이 보인다.

로힝야를 거닐다 Wandering, A Rohingya Story

멜라니 캐리어, 올리비에 히긴스 | 캐나다 | 87분

9.22 목 20:10

관객과의 대화 with 김기남(사단법인 아디)

30소식

[25회 첫째날] 개막식 이모저모 앨범

소식

사진1. 성미산마을극장이 있는 시민공간 나루의 외벽에 25회 서울인권영화제: 역행의 시대를 역행하라 현수막을 걸고 있는 모습. 위에서 아래서, 특히 오늘 인천인권영화제에서 출동해주신 활동가들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답니다. 나무로 된 건물 외관과 보라색 포스터 현수막이 꽤 잘 어울리지 않나요?

 

사진2. 극장 안 분장실을 활동가 대기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요다, 인천인권영화제 랑희 활동가가 분장실 겸 대기실에서 25회 서울인권영화제 기념 티셔츠를 포장하고 있을 때 한 컷!

 

사진3. 개막식 사회자인 서울인권영화제 요다 활동가가 마이크를 잡고 말하고 있습니다. 옆에는 수어통역활동가 명혜진님의 수어통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진4. 개막식을 빛낸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의 운동~해요! 사진은 앵콜 무대의 모습입니다. 관객들도 무대로 내려와서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정말 운동이 되더라고요!

 

사진5. 개막작 “바스티안”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모습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미나상의 진행으로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이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활동가 한희님이 이야기손님이 되어 30분 남짓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대를 비춘 네모난 조명이 꽤 귀여운데요!
35소식

[활동가 편지] 보름달은 생각보다 말랑하고

소식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울림에 편지를 올리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입니다. 한가위 보름달 아래서 몇 자를 적어 보아요.

벌써 추석이 지나가고 있다니, 올해는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갔을까요. 25회 자원활동가들도 한참 전에 만난 것 같은데 이제야 일 년이 되어가고 있네요. 봄에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 농성장을 왔다갔다 했던 것도 오래 전 같은데 아직 서너 달 지났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25회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실 서인영은 어떤 면에서는 조금 작아졌어요. 지난 달부터는 상임활동가를 포함해 여덟 명이 25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외롭고 어려운 순간도, 많긴 합니다. 이번 태풍 때 사무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을 땐 으앙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어요. 항상 “괜찮아요”를 입에 달고 살지만 아직도 좌충우돌 미숙한 점이 너무 많은 저에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네요. 그러다 보니 해야 하는 것들, 더 깊이 살펴봐야 하는 것들을 자꾸 놓쳐서 “죄송해요”라는 말도 붙이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죄송해요”보다는 “감사해요”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사진1. 태풍 힌남노가 온 날, 사무실 천장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모습. 천장의 나무 타일이 비에 젖어있다.

그래도 모두들 일당백을 하며, 서로를 다독거리면서 어느덧 한가위 보름달을 보고 있어요. 추석 날 저녁에도 사무실에 나와서 동고동락하는 한국농인LGBT의 보석 활동가, 그리고 번역이며 자막작업이며 손가락에 불이 나는 우리 자원활동가 요다님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 편이 짠하기도 합니다. 요다님이 예쁘게 담아오신 송편과 전을 보자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눈가가 시큰해지네요.

너무 말랑해질 때면 초심을 떠올려 봅니다. 실은 초심이라고 해봤자 별 거 없어요. 자원활동가로 처음 서인영에 발을 들였을 때는 ‘나는 영화도 좋아하고 인권도 좋아하니까 인권영화제가 딱이겠군’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상임활동가 제안을 받았을 땐 저도 ‘잘’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딱 그 정도였어요. 큰 포부라든가 하는 건 조금 쑥스럽지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저의 초심도 나름 괜찮은 듯해요. 저는 좋아하는 일 아니면 못하거든요. 그리고 그 일이 내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일인 것은 행운이니까요. 최소한 세상을 망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요. 그래서 지치거나 외로울 때,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터질 때, 초심을 떠올려 봅니다. 사랑과 우정은 이긴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일은 사랑과 우정의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내가 오랫동안 좋아할 수 있는 일임을 잊지 말자고요. 억지 책임으로, 억지 노력으로 하지 말자고요. 그러면 너무 억울해지니까요. 

서울인권영화제는 조금 작아졌지만,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영화제 준비를 하며 ‘기틀 다지기 모임’도 진행이 되었는데요, 서인영에 다소 부족했던 조직의 기반을 좀 더 단단히 다지는 활동이었습니다. 25회 영화제가 끝나면 다시 이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이는 초심을 다시 잡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초심은 첫 마음이 아니라, 어려울 때 떠올리는 마음인 것 같기도 해요. 좀 서툴어도, 사실 서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리듬으로 뚜벅뚜벅 서인영의 내일을 계속해서 열어보려고 합니다.

말만 많고 결론이 없는 편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어쨌거나 기쁠 때는 충분히 기뻐하고, 아플 때는 충분히 아파하고, 사랑할 때는 충분히 사랑하며 개막까지의 시간을 보내봐야겠습니다. 힘이 들 땐 오늘처럼 이렇게 수다도 떨어보고 그러면서요.

그럼, 우리 곧 만나요!

2022년 9월 한가위 밤,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드림

 

30소식

뚝딱뚝딱, 25회를 짓는 서인영 풍경

소식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두근두근 하는 요즈음입니다. 혹시 영화제 준비에 박차를 가한 사무실과 활동가들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궁금해하시길 바라며…) 이번주 서울인권영화제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일단 자막공장이 열렸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모든 작품에 자막해설을 넣어 상영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어요. 국내작 같은 경우는 영화의 감독님들이 직접 자막해설을 작성하여 넣어 주셨습니다. 장애인접근권 실천도 영상/영화의 기본적인 요소가 될 수 있길 바라는 서울인권영화제의 마음에 뜻을 함께해주셨기 때문이죠.

사진1. 자원활동가 요다가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에서 에 자막을 입히고 있다. 창문 바깥은 깜깜하고 사무실 안은 환하다.
사진1. 자원활동가 요다가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에서 <바스티안>에 자막을 입히고 있다. 창문 바깥은 깜깜하고 사무실 안은 환하다.

그렇다면, 해외작은 어떻게 할까요? 먼저 서울인권영화제의 든든한 번역활동가가 작품을 보고 한국어로 번역을 합니다. 그리고 영화와 관련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활동가가 직접 감수에 들어갑니다. 감수를 마치고 나면 서울인권영화제의 활동가들이 소중한 번역을 자막으로 입혀요. 그러면 1차 완성! 그리고 드디어 소리정보를 작성하고, 이를 자막으로 또 입힙니다. 그렇게 되면 자막해설이 있는 인권영화로 재탄생하게 되지요.

사진2.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 업무 공간. 컴퓨터 세 대가 방 안에 들어 차 있고, 그 중 한 컴퓨터 앞에서 자원활동가 나기가 자막 작업 중이다. 뒤에서는 자원활동가 송연이 번역 중이다.
사진2.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 업무 공간. 컴퓨터 세 대가 방 안에 들어 차 있고, 그 중 한 컴퓨터 앞에서 자원활동가 나기가 <파디아의 나무> 자막 작업 중이다. 뒤에서는 자원활동가 송연이 <긱 이즈 업> 번역 중이다.

이렇게 적으니까 엄청 뚝딱 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시간이 꽤… 아니 엄청 걸린답니다. 그래서 자원활동가들은 사무실을 오며 가며 빛의 속도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들기죠. 컴퓨터가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셋이 한 번에 자막작업을 하고 있으면 마치 뒤주 같은 풍경이…

사진3.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에서 보석 활동가가 모니터를 보며 수어통역 중이다. 보석의 강아지 보리가 보석 앞에 누운 채 귀를 쫑긋 하고 있다.
사진3.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에서 보석 활동가가 모니터를 보며 수어통역 중이다. 보석의 강아지 보리가 보석 앞에 누운 채 귀를 쫑긋 하고 있다.

자막해설본이 완성되면 드디어… 수어통역활동가들이 작품을 보며 한국수어 번역을 고민합니다. 작품의 제목부터 삽입된 노래의 가사, 중요한 소리정보 등을 번역하고 확인하며 통역을 준비하죠. 때로는 한국수어에 없는 단어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것은 노르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에서 자주 나오는 ‘탄소’가 그랬어요. 그래서 탄소를 수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한 뒤에 영화 시작 전 탄소 수어를 설명하는 영상을 넣게 되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수어의 문법, 어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신조어나 비유적인 표현도 꼼꼼하게 번역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별적이거나 혐오적인 수어 표현이 없도록 만전을 가하는 한국농인LGBT(준)의 활동가들은 언제 봐도 너무 멋져요!

추석 날 저녁에는 보석 활동가가 강아지 보리와 함께 와서 세 편의 작품을 통역하였습니다. ENFP가 분명한 보리는 엄마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 들고… (영화 중간에 도어락 소리가 나오자 귀를 쫑긋 하고 벌떡 일어난 보리…)

이번주 사무실 풍경, 어떤가요? 다음에 또 재미있는 풍경이 생기면 울림 구독자 여러분께도 꼭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이렇게 여러 장면들을 통해 탄생할 25회 서울인권영화제, 꼭 와주실 거죠?

111소식

“역행의 시대를 역행하라” 텀블벅

미분류

“역행의 시대를 역행하라” 텀블벅 바로가기
40미분류

25회 서울인권영화제 시간표

소개

9.21 9.22 9.23 9.24 9.25
11:00

기다림 60′ TA

11:00

이것은 노르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58′ TA

뿔 위의 생25′ TA

13:00

오시카무라에 부는 바람87′ TA

12:30

기억의 숨결95′ TA

13:00

특별상영당신과 나를 잇는 법80′ TA

14:00

파디아의 나무82′ TA

15:00

섬이없는지도91′ TA

15:10

긱 이즈 업88′ TA

16:00

2차 송환156′ TA

17:10

명: 우린 같지만 달라23′ TA

16:00

멜팅 아이스크림70′ TA

17:20

특별상영대우조선해양 파업투쟁 특별상영30′ TA

개막

19:00
19:10

빠마30′ TA 화면해설

18:10

코리도라스87′ TA 화면해설

17:50

세월98′ TA

폐막

19:00
(여는영화)바스티안62′ TA
20:10

로힝야를 거닐다87′ TA

20:10

무브@8PM84′ TA

20:00

애프터 미투85′ TA

(잇는영화)봄바람 프로젝트 – 여기, 우리가 있다114′ TA

날짜별 상영 시간표

2022/09/21 수
2022/09/22 목
2022/09/23 금
2022/09/24 토
2022/09/25 일

영화별 상영 시간표

  • 2022년 09월 21일 19:00
스틸컷1. 창문 너머 콘크리트 벽을 바라보는 파디아의 뒷모습.
  • 2022년 09월 22일 14:00
스틸컷1. 녹색 식물이 가득한 마당. 김영식 선생이 돋보기로 작은 나무의 이파리를 들여다 본다.
  • 2022년 09월 22일 16:00
스틸컷1. 니샤가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있고 뒤에서는 남편이 자전거를 밀고 있다.
  • 2022년 09월 22일 19:10
스틸컷2.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위에 여러 사람들이 서있고 그 너머로 노을이 보인다.
  • 2022년 09월 22일 20:10
스틸컷2. 난로 주위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는 오시카무라 주민들.
  • 2022년 09월 23일 11:00
  • 2022년 09월 23일 15:00
명 우린 같지만 달라의 스틸컷. 귀여운 그림체로 무지개 앞에서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 2022년 09월 23일 17:10
스틸컷1. 박동수가 어항에서 헤엄치는 코리도라스를 바라본다.
  • 2022년 09월 23일 18:10
  • 2022년 09월 23일 20:10
  • 2022년 09월 24일 11:00
스틸컷1. 다카우 포로수용소 행사의 초대장을 꺼내드는 루시. 백발의 머리에 얼굴에는 세월의 주름이 앉아있다.
  • 2022년 09월 24일 12:30
  • 2022년 09월 24일 16:00
  • 2022년 09월 24일 17:50
  • 2022년 09월 24일 20:00
  • 2022년 09월 25일 11:00
  • 2022년 09월 25일 12:00
사진. 늦은 저녁, 불이 환하게 켜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농성장의 풍경. 사람들이 간이 의자에 가득 앉아있거나 서있다.
  • 2022년 09월 25일 13:00
  • 2022년 09월 25일 15:10
사진. 대우조선해양 파업투쟁 노동자들의 단체사진.
  • 2022년 09월 25일 17:20
  • 2022년 09월 25일 19:00
18소개

<봄바람 프로젝트 - 여기, 우리가 있다>

프로그램 노트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삶의 공간에 자본의 거대한 폭력이 들어온다. 길게는 몇십 년을 일한 곳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쫓겨난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지만 존재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된다. 국가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지만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화를 말했을 뿐인데 전쟁 같은 일상을 치러야 한다. 기업과 국가는 마을 공동체를 깨부수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봄바람 순례단이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투쟁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투쟁은 늘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다. 힘겹고 지난한 싸움은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 함께 싸우는 사람들은 서로의 위안이 된다. 누군가는 ‘연대하러 와서 오히려 힘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싸우며 나아가는 길에서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고 울고 웃으며 어느새 함께하게 된 사람들은 투쟁을 즐겁게 이어갈 수 있게 만든다. 투쟁하는 데 필요한 힘을 얻는 ‘현장’은 그렇기에 소중하다. 힘이 확장되는 공간이고 무너지면 일으켜줄 사람을 얻는 곳, 언젠간 다른 세상이 올 거라는 확신을 얻는 곳이기 때문이다.

연대하며 점점 불어나는 ‘싸우는 사람들’은 현장에서 서로를 만나며 말하지 않아도 공유되는 어떠한 ‘감각’을 경험한다. ‘나’의 싸움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함께 싸우는 사람들을 만나 이 감각을 느끼는 순간 노동자, 여성, 장애인, 퀴어, 국가폭력 피해자, 유가족, 소성리/월성/지리산의 주민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싸우는 사람’의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 싸우는 사람들은 다른 세상을 만들어낸다. 너무 거대한 장벽을 넘어야 해서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을 멈추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장벽을 조금씩 부수고 세상을 한 걸음씩 앞으로 옮겨낸다.

‘싸우는 사람’들의 싸워 본 경험과, 싸우고 있는 현재는 자신이 속한 영역의 변화를 위한 연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다른 세상’을 위한 거시적 연대를 가능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미 함께 싸우고 함께 기억하고 함께 나아가며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든 싸움의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어떤 세상이 와도 ‘우리의 말을 잘 가꾸며’, 언젠가 동료가 될 사람들을 환영하며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다른 세상은, 기필코 온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영화별 상영 시간표

  • 2022년 09월 25일 19:00
27프로그램 노트

<멜팅 아이스크림> 프로그램 노트

프로그램 노트

오랜 시간 뭉뚱그려져 젖고 녹아내린 기록을 다시 보존하고 끄집어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지난했던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한 사람들이다. 독재정권 시기에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자 사진운동이 그 공백을 메웠다. 사진운동은 투쟁의 현장을 여실히 전달했던 소식통이었고 사진기록운동가는 대한민국 근현대의 민주화투쟁과 노동운동을 겪어온 당사자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들의 회고가 시작된다.

분파에 따라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느냐와 작가주의를 추구하느냐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사진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았다. 뉴스와 신문이 전달하지 않는 역사의 증인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이들은 혁명가들과 함께 격랑의 한복판에서 민주화를 꿈꿨다. 민주화라는 거대 담론이 보편의제로 자리 잡는 과정부터 87년 6월과 노동자대투쟁, 6・29민주화 선언까지 굵직한 사건들을 기록하며 여성노동해방과 비정규직철폐, 액팅워킹비자를 외치는 청년노동운동가들의 목소리도 빠짐없이 담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 시절의 민주화 테제가 추상적이었고 안일했음을 고백한다. 걸출했던 노동운동가들이 대거 정치권으로 투신하자 싸움을 이끌고 계획하던 모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민주주의 정부를 열망했으나 그 이후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고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김영삼은 삼당합당을 했고 김대중은 JP와 손잡았다. 노무현 정권에서조차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노동의 유연화는 악화되고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는 지독하게 같은 방식으로 무시당했다.

역사 속 영웅과 황홀경은 사그라들었다. 같은 역사가 반복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잊힌 역사를, 물에 젖고 녹아내린 시절을 끄집어낸다. 회고하고 비판하며 현실의 역사와 마주한다. 잊지 않겠다는 것은 곧 그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회의보다 역동할 것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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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09월 24일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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