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권영화제 울림 312호] 우리의 만남은 봄밤의 불꽃같아라

울림

 

 

26회 서울인권영화제 마로니에공원 장소 신청 완료! 다가오는 봄의 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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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312호
만든 사람들: 고운, 나기, 마주, 소하
참 고마운 애독자 님, 안녕하세요? 올해는 봄이 일찍 오는 듯 하더니, 추울 때는 또 엄청 춥습니다. 봄은 언제나 더디 오는가 봅니다. 그래서 더 소중한 것일지도요. 물론 숨이 턱턱 막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비상식과 몰염치가 판을 치는 요즘이지요. 암울한 시대, 우리는 더 불온하게, 더 소란하게 함께 가고자 합니다. 그 발걸음을 담은 소식들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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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장소 신청 완료!

2년 만에, 26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찾아옵니다.

혐오와 차별, 낙인과 배제, 삭제와 검열, 답보와 퇴행이 거듭되는 암울한 시대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더 불온해지고 더 소란해지기로 했습니다. 서로를 마주하며 연대의 힘을 느끼고자 합니다. 그래서 올해 서울인권영화제는 6년 만에 광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4일,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와 다목적홀 공간 사용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심사는 4월 둘째주에 완료된다고 합니다. 불합리한 이유로 거절(검열)되지 않는다면 오는 6월 마로니에공원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 다시, 광장에서, 거리에서 만납시다.

– 26회 서울인권영화제 개최 비용은 약 3천만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재계약과 겹쳐 예산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 후원으로 2024년을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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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임활동가 소하를 소개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드디어 새로운 상임활동가를 맞이했다는 사실! 2022년 8월 이후로 1인 상근 조직으로 버텨오던 서울인권영화제가, 26회 영화제 개최 준비를 앞두고 소하님을 새 동료로 모셨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자원활동가로 합류하여 열심히 활동해온 소하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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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상영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서울인권영화제가 공동으로 트랜스젠더가시화의날을 맞아 함께 영화를 보고 트랜스젠의 삶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영화(47분)을 보고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 일시 : 3. 30.(토) 16시 – 18시30분
– 장소 : 전태일기념관 2층 다목적공연장(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
– 주최 :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X 서울인권영화제

– 대화의 시간
: 사회 | 한희(무지개행동)
: 이야기손님 | 한성(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연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인권팀)

* 영화 해설보기 : https://hrflix.org/film/엄마-나는-공주님이야/

* 참여자 수 파악을 위해 사전 신청을 진행합니다. 신청 없이 현장에 바로 오셔도 참여 가능합니다.
https://bit.ly/2024td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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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펼치기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서인영은 지금! 상영작을 논의하는 동시에, 지금의 현실에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펼쳐낼 것인지 매일 고심하고 있답니다. 한편 슬로건 논의도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한 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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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몸으로, 연약한 몸짓으로, 거대한 폭풍을
서울시가 4년간 지원해 오던 ‘장애인인권영화제’ 예산을 미집행하며 올해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서 연대의 힘을 모으는 기자회견이 지난 3월 5일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있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활동가의 연대발언과 함께 소식을 공유합니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연대의 행진
차가운 바람이 3월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지난 8일, 청계광장에서 2024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9회 한국여성대회가 있었습니다. 광장과 거리를 채운 동료들의 얼굴을 마주하니 슬로건의 외침이 몸으로 와닿았습니다. 찬 공기를 뜨겁게 달구는 우리의 열기를 느끼며, 서울인권영화제도 함께 행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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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FUNDING GENOCIDE!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방한 항의행동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공모하는 미국을 규탄했습니다. 피켓을 든 우리를 경찰 차벽이 막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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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애도와 기억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세 번째 추모문화제. 늦은 겨울 비바람을 헤치고 사람들이 모여 애도와 기억을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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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으로 트랜스(trans) 하기: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함께 읽기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 ‘가비’가 나와 인터뷰를 한다. 가비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잔잔하게 다가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 가비는 아이를 낳았다. 의사는 이 아이들이 쌍둥이 “형제”라고 말했다. 한 아이는 칼과 자동차를 좋아했고 한 아이는 칼과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다. 대신 인형을 갖고 놀며 치마를 입고 싶어 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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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과 2월의 회계를 정리하였습니다. 2월부터 상임활동가 증원과 26회 영화제 개최 준비로 인해 극심한 적자가 예상됩니다. 서인영이 활동을 무사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후원과 홍보 많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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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의 후원활동가가 되어주세요!
💝 정기 상영회, 특별 상영회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어요!
💝 6월에 있을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예산을 마련할 수 있어요!
💝 월 100만원의 상임활동가 활동비를 조금이나마 인상할 수 있어요!
  🔥 정부와 기업의 후원 없이, 올해도 상영활동으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서인영이 될 수 있게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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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독립문로8안길 5-5 02-313-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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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상영회

소식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상영회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홍보 이미지. 스틸컷과 함께 상영회 정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서울인권영화제가 공동으로 트랜스젠더가시화의날을 맞아 함께 영화를 보고 트랜스젠의 삶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영화(47분)을 보고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 일시 : 3. 30.(토) 16시 – 18시30분
– 장소 : 전태일기념관 2층 다목적공연장(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
– 주최 :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X 서울인권영화제

– 대화의 시간
: 사회 | 한희(무지개행동)
: 이야기손님 | 한성(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노동∙정치∙사람), 연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인권팀)

* 영화 해설보기 : https://hrflix.org/film/엄마-나는-공주님이야/

* 참여자 수 파악을 위해 사전 신청을 진행합니다. 신청 없이 현장에 바로 오셔도 참여 가능합니다.
https://bit.ly/2024td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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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새로운 상임활동가 소하를 소개합니다!

소식

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입니다. 봄날의 첫 울림을 반가운 소식으로 시작할 수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그 소식이란 바로 바로… 서울인권영화제가 드디어 새로운 상임활동가를 맞이했다는 사실! 2022년 8월 이후로 1인 상근 조직으로 버텨오던 서울인권영화제가, 26회 영화제 개최 준비를 앞두고 소하님을 새 동료로 모셨습니다. 사실 ‘새’ 동료는 아니랍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자원활동가로 합류하여 열심히 활동해오셨던 분이거든요.

물론 걱정도 많습니다. 생계를 보장하기 어려운 활동비, 코앞에 닥친 사무실 계약 문제, 26회 영화제 개최를 위해 산더미 같이 쌓인 업무들… 하지만 소하님이 앞으로 서인영과 오랫동안 함께하며 인권활동가로서 마음껏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많은 응원이 필요한데요!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성원해주시고 마음모아주시고 후원 홍보도 사발팔방 부탁드립니다.

(혼자가 아니다! 야호!)


사진1. 소하가 양팔을 높이 벌리고 미소 짓고 있다. 소하의 뒤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의 포토월이 서있다.
사진1. 소하가 양팔을 높이 벌리고 미소 짓고 있다. 소하의 뒤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의 포토월이 서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의 새로운 상임 활동가가 된 소하입니다. 지난번 울림에서는 자원활동가로 인터뷰로 찾아뵀었는데요, 상임활동가로 금세 다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10여 년간 게임기획자 일을 했었습니다. 게임기획자는 게임의 규칙을 문서화하고 다른 부서에 이를 전달하여 게임 개발이 진행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만큼 기획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일에는 많이 능숙하다고 자부하는데요. 이 역량을 활동가로서 펼쳐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에는 게임업계가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선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을 하게 되면서는 기계적으로 일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게임업계의 현실은 즐거움을 추구하기보단 사행성을 통해 수익을 얻기에 바빠 보였습니다. 그래서, 과연 게임이라는 것이 사회에 이로운 것일까란 회의감이 종종 들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계 내에서 종사하는 것보다 좀 더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남길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기획자 일을 그만두고 활동가가 되기로 한 이유는 그동안 활동가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현대사회에서 사회를 바꿔나간다는 점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문제에 크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재학시절 노동관련 문제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였어요. 운동권이라고 하기에는 소소한 활동들 뿐이였지만, 나름 노동관련 집회에도 나가고 학내 등록금 투쟁도 했던 기억이나네요. 그러다가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서는 회사 일에 바빠 사회문제에 맞서 활동할 시간이 없었어요.그래서 더 회의감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게임업계를 떠나 방황하는 세월을 1여 년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도 짧게 말씀드렸었는데요. 방황하는 동안 인권활동가의 꿈을 조금씩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인권단체에 가입해서 활동도 하고,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 정비일도 하면서요. 그런 저에게 고운님이 상임활동가직을 제안해주셔서 기쁘게 받아드렸습니다. 저에게 상임활동가의 역할은 인생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운 님과 그리고 우리 자원활동가 여러분과 함께 잘 꾸려나가 보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소하 올림.

 

p.s. 서울인권영화제 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고운 님과 제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서울인권영화제의 활동을 더 열심히 펼칠 수 있도록 많은 후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21소식

[함께나눠요] 다양한 삶으로 트랜스(trans) 하기

소식

영화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함께 나눠요

사진1.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스틸컷. 인터뷰 중인 ‘가비’. 회색 배경천 앞 의자에 앉아있다.
사진1.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스틸컷. 인터뷰 중인 ‘가비’. 회색 배경천 앞 의자에 앉아있다.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 ‘가비’가 나와 인터뷰를 한다. 가비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잔잔하게 다가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 가비는 아이를 낳았다. 의사는 이 아이들이 쌍둥이 “형제”라고 말했다. 한 아이는 칼과 자동차를 좋아했고 한 아이는 칼과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다. 대신 인형을 갖고 놀며 치마를 입고 싶어 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처음에는 소아과 상담을 통해 아이를 교정하려고 했다. 아이에게서 “여성성”을 지우고 “남성성”을 주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이는 4살이 되던 해 자기 입으로 선언한다. “난 여자고 루아나예요.” 이게 무얼 뜻하는지 몰랐던 가비는 어느 날 8살 트랜스젠더 아동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비로소 루아나를 이해하게 된다. 새로운 정의와 만남, 루아나를 정의할 수 있는 개념과 접촉은 가비에게 어떠한 해방감과 사명감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루아나에게 필요했던 것이 교정이 아니라 존중이었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딸이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제 루아나는 집에서 마음 편히 치마를 입는다. 인형을 가지고 논다. 루아나의 쌍둥이 오빠는 가비보다 먼저 루아나의 정체성을 알고 “너는 예뻐.”라고 말해주었다. 집안에서 루아나는 자신이 원하는 “공주님”으로 있을 수 있었다.

문제는 사회다. 성별 이분법이 명확한 사회는 어린시절부터 성(性)이 두 가지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나누어 생각한다. 루아나는  여전히 서류 상에서는 남자아이였고 유치원 선생님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나눠 줄을 세웠다. 루아나가 여자아이들 쪽에 있으려고 하면 이를 저지했다. 이듬해 가비가 유치원과 협의한 후 루아나의 반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나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그 과정에서 루아나가 다른 아이를 ‘전염’시키지 않을 거라며 “무해함”을 피력해야 했다. 트랜스젠더가 도대체 무엇을 ‘전염’시킨단 말인가? 또한 그렇다한들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루아나가 반에 전염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 이름은 “성평등”, 또는 “젠더 평등”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을 던지기에 이 사회는 이분법과 편견으로 너무나 공고했다. 

사진2.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스틸컷2. 루아나가 그린 ‘공주’의 모습.
사진2.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 스틸컷2. 루아나가 그린 ‘공주’의 모습.

그럼에도 영화는 희망이 깃든 파문을 일으킨다. 루아나가 법적 성별정정에 성공해 최초의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된다는 점도 고무적이지만, 아이와 만나는 주변 커뮤니티가 점차 변화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루아나가 자신의 성별을 트랜스(trans) 하여 성별정정을 한 것처럼 주변인들도 이분법적인 자신의 삶을 트랜스 하여 더 넓은 세상과 맞닿는다. 당장 가비만 해도 퀴어 앨라이로서 아이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가 되었지 않나. 처음에는 루아나를 받아들이지 못한 이모들도 점차 조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같은 반 친구들은 남녀로 분리되지 않아도 줄을 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루아나와 친구가 된 아이들은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여성과 남성이, 그리고 더 다양한 젠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일 때, 그리고 내가 나를 존중하는 사회에 속할 때 우리는 보다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영화는 가비의 인터뷰를 통해 루아나가 어떻게 자신을 인식하고 긍정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이해와 포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면서 이분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앞으로 루아나는 자기 삶을 일구며 또다른 취향과 스타일이 생길 것이고 여러 경험과 만남을 통해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여성으로 성장할 것이다.

<엄마, 나는 공주님이야>는 서울인권영화제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공동 주최하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3.31) 기념 상영회에서 볼 수 있다. 상영회는 3월 30일 오후 4시 전태일 기념관 2층 다목적공연장에서 진행된다. 47분의 영화 상영 뒤엔 관련 활동가와 당사자 활동가,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의 경험을 복기하고 서로를 보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언제나 우리의 만남을 응원하며 글을 맺는다.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나기

16소식

[활동펼치기]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소식

영화제 스크린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이에 어떤 답을 내리는지가 바로 그 영화제의 정체성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지금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바로 그 작업, 상영작 선정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선정된 영화들은 여러 개의 섹션으로 프로그래밍되어 관객을 만나게 됩니다. 121편의 국내 공모작과 147편의 해외 공모작을 마주하다 보니 비로소 영화제의 시작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전체 회의를 하기 전, 각자의 자리에서 논의해야 할 영화를 보고 와야 하는데요. 홀로 영화를 보며 떠올린 생각 혹은 고민들을 매주 돌아오는 전체회의에서 내어놓습니다. 요샌 ‘과연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궁금해 하며 회의에 나가고 있습니다. 한 영화를 보고서도 각자의 감상과 판단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논의에 앞서 서로의 의견을 잘 반영하기 위한 방식 또한 합의했는데요. 치열하고도 평화롭게 영화 안팎을 살피고 영화 간의 관계를 고려하며 함께하고 싶은 영화들을 추려 나가고 있습니다. 

사진1. 서울인권영화제 해외작팀이 온라인 회의를 마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인사를 하는 화면 스크린샷.

한편 공모작 이외에도 26회 서울인권영화제와 함께할 인권영화들을 기대해주세요. 상영작을 논의하는 동시에 지금의 현실에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펼쳐낼 것인지 매일 고심하고 있답니다. 해외작품을 찾기 위한 여정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마다 온라인으로 모여 각자 찾아 본 작품을 이야기하고, 상영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엮어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열띤 토론을 벌인답니다. 최종적으로 상영하게 될 영화들을 모아 보았을 때 과연 어떤 색이 펼쳐질지 저 또한 무척 궁금합니다.

또 하나의 헤쳐 나가야 할 과제는 바로 2024년 서울인권영화제의 슬로건을 정하는 것! 슬로건은 그해 영화제가 표방하는 가치를 선명히 보여주는 말일 텐데요. 그간 ‘역행의 시대를 역행하라’, ‘우리의 거리를 마주하라’, ‘적막을 부수는 소란의 파동’과 같은 주옥같은 슬로건들이 있어왔습니다… 올해 서인영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각자 지니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사무실 한쪽 벽을 슬로건에 대한 아이디어로 채워나갔습니다. 혼란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요?

사진2.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 캐비닛 판을 보드 삼아 슬로건 만들기 아이디어를 모은 흔적. “슬로건을 만들자!” 아래 역대 슬로건이 적혀있다. 아이디어를 적은 부분은 동그라미로 가려 보이지 않게 해두었다.
사진2.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 캐비닛 판을 보드 삼아 슬로건 만들기 아이디어를 모은 흔적. “슬로건을 만들자!” 아래 역대 슬로건이 적혀있다. 아이디어를 적은 부분은 동그라미로 가려 보이지 않게 해두었다.

6월에 있을 영화제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 지금을 살피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남은 전체회의에서도 올해 서울인권영화제의 형태를 치열히 잡아나가 보겠습니다.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마주

19소식

[소식]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장소 신청 완료!

소식

2년 만에, 26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찾아옵니다.

혐오와 차별, 낙인과 배제, 삭제와 검열, 답보와 퇴행이 거듭되는 암울한 시대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더 불온해지고 더 소란해지기로 했습니다. 서로를 마주하며 연대의 힘을 느끼고자 합니다. 그래서 올해 서울인권영화제는 6년 만에 광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4일,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와 다목적홀 공간 사용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심사는 4월 둘째주에 완료된다고 합니다. 불합리한 이유로 거절(검열)되지 않는다면 오는 6월 마로니에공원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 다시, 광장에서, 거리에서 만납시다.


– 26회 서울인권영화제 개최 비용은 약 3천만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재계약과 겹쳐 예산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 후원으로 2024년을 함께해주세요!

 

20소식

[서울인권영화제 울림 311호] 쓸쓸히 해가 저물 때 우린 더 웃지

울림

 

 

12월 서울인권영화제의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울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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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311호
만든 사람들: 고운, 나기, 마주, 소하, 두부
사랑하는 애독자님, 안녕하세요? 벌써 2023년의 마지막 울림을 보냅니다. 뿌연 하늘에 지는 해도 잘 보이지 않아 문득 쓸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아직 다 울지도 못한 이들이 많은데, 이렇게 한 해가 가도 되는 걸까, 그런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의 소식을 정리하며 그럴수록 우리는 더 활짝 웃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 못다한 일, 못다한 말, 내일 하면 어떻습니까? 내년에 하면 어떻고요. 내년에도 단단하게, 힘차게 $%name%$님을 만나는 서울인권영화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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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서울인권영화제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 긴급행동 일정과 한국 무기 수출 반대 서명 및 가자지구 긴급 모금 캠페인을 공유합니다.

 

“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와 해방을!”
🇵🇸 시민사회 긴급행동 6차 집회 및 행진 🇵🇸

일시: 2024년 1월 7일(일) 오후2시

장소: 청계천 무교동사거리 (서울 중구 무교로 32)

 

⛔️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하라!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3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만 1천명이 사망했고, 가자 지구는 참혹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스라엘의 무장을 돕고 있습니다. 2014~2022년, 한국은 이스라엘에 약 4,390만 달러(약 570억 원)의 무기(탄약, 포탄 등)를 수출해왔습니다. 한국에서 수출한 무기들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구체적인 무기 거래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무기 거래를 멈춰야 합니다. 무기 거래 중단을 촉구하는 5천 명의 서명을 모아, 1/19(금) 대전 방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달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와 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 지금 서명하기 https://bit.ly/stoparmingisrael_kr 

✊ 1/19(금) 방사청 앞 집회 참여 신청하기 (서울에서 버스가 출발합니다)

 

🔴 가자지구 긴급 지원 모금 🔴

– 모금기간 : 2023. 11. 17 ~ 2024. 1. 10

– 이스라엘 점령군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살해, 실종, 부상당한 가구들에 생계지원용 현금 지급을 위한 모금을 시작합니다.

– 가구당 기본 $100 씩 지급하며, 현지 사정에 따라 지원금액은 변동 가능합니다.

⭕️현지 수행단체: 팔레스타인 여성위원회 연합(UPWC) 가자지구 지부

⭕️직접 송금 : 우리은행 1005-203-821-515 / 사단법인 아디

– 기부금영수증 발급 희망 시 반드시 아래 링크에서 ‘가자모금 참여하기’ 버튼을 통해 후원해 주세요.

⭕️자세한 안내 및 후원하기: https://box.donus.org/box/adians/Gaza_Fund

⭕️문의: 사단법인 아디 이동화 활동가 02-568-7723 / dh.lee@adians.net

※ 모금 실무를 맡은 ‘사단법인 아디’는 지난 몇 년간 팔레스타인 지원 모금 캠페인을 여러 차례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는 129개 한국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 합니다. ※ 모금액은 하루 두 번 수동으로 업데이트&반영됩니다. 후원자 성함은 추후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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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팔레스타인 긴급 연대 상영회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울림 311호 [함께나눠요]에서 소개하는 <잇다, 팔레스타인>을 포함하여 <이름의 무게>, <핑크워싱> 등 총 세 개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이어가는 저항의 현장과 함께 No to 핑크워싱, BDS 운동 등 각자의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과 연대하는 장면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1월 4일부터 7일 자정까지 HRflix.org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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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펼치기]
영화제의 문턱을 깎아내는 법
2023년의 마지막 모임은 장애인접근권에 대한 (맛보기) 워크숍으로 함께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왜 장애인접근권을 열심히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걸까? 자원활동가 마주의 후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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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펼치기]
2023년 안녕~
조촐한 송년회…일 줄 알았더니?! 12월 21일,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선물 전달식, 다양한 주류 나눔, 폴라로이드 촬영이 함께한 날의 풍경을 살짝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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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눠요]
토부의 말: <잇다, 팔레스타인> 함께 읽기
“열두 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각기 다른 열두 개의 이야기로 누구의 이야기도 함부로 뭉뚱그려 말할 수가 없다. 이스라엘의 침략과 인종차별 정책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 한 사건이 아닌 한 명 한 명의 삶을 침략하는 연속적인 폭력 사건인 까닭이다. 그런 이들이 공통적으로 입에 올리는 물건이 팔레스타인 전통 자수가 수놓인 의복 ‘토부’다. 토부 안에는 팔레스타인 여성의 삶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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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의 인연들]
특집기획! 인영의 인연들 1회: 마주&소하

서울인권영화제의 활동을 만들어나가고 지켜보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고픈 마음에 기획한 특집 인터뷰 시리즈! 서인영의 인연들을 만나보는 시간, “인영의 인연들”입니다. 첫 번째 인연들은, 올해부터 서인영 활동을 함께하게 된 자원활동가이자 울림의 든든한 편집자인 마주&소하입니다. 고운&나기가 마주&소하를 만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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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편지]
두부의 2023년 돌아보기
“흔히 부정적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감정들이나 특성들도 그 단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강점들과 소중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불안함은 무언가를 미리 고민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예민함은 그만큼 섬세한 모습을 보여줘요. 소심한 성격 역시 다른 사람들이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이나 생각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주기도 하죠. 반대로 긍정적으로 표현되는 감정이나 특성들도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무던함은 나 자신의 아픔이나 슬픔을 마주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것마저도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게 만들기도 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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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의 후원활동가가 되어주세요!
💝 정기 상영회, 특별 상영회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어요!
💝 내년 26회 서울인권영화제 예산을 마련할 수 있어요!
💝 월 100만원의 상임활동가 활동비를 조금이나마 인상할 수 있어요!
  🔥 정부와 기업의 후원 없이, 올해도 상영활동으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서인영이 될 수 있게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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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펼치기] 장애인문화예술 검열하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

소식

장애인문화예술 검열하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

불온한 몸으로, 연약한 몸짓으로, 거대한 폭풍을

 

사진1. “문화예술 검열하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청 앞에서 참여자들은 서울시 장애인인권영화제 예산 미집행과 서울시 문화예술 블랙리스트를 규탄하는 피켓을 각각 들고 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박김영희 조직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1. “문화예술 검열하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청 앞에서 참여자들은 서울시 장애인인권영화제 예산 미집행과 서울시 문화예술 블랙리스트를 규탄하는 피켓을 각각 들고 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박김영희 조직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가 4년간 지원해 오던 ‘장애인인권영화제’ 예산을 미집행하며 올해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2003년부터 장애인권과 장애운동을 스크린과 객석에 펼쳐 온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가로막겠다는 알량한 검열입니다. 이에 맞서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최 의지를 다지고, 이를 위해 연대의 힘을 모으는 기자회견이 지난 3월 5일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있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동료 인권영화제로서 분노의 마음으로 함께했습니다. 고운 활동가의 발언과 함께 소식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입니다.

사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와 서울인권영화제를 간혹 헷갈리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지난 상영작 중에 어떤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하시는데 저희 상영작이 아니어서 “혹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찾으시나요?”라고 여쭤보면 거의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름도 비슷하고, 저희도 코로나 이전에는 마로니에공원에서 영화제를 진행했고… 무엇보다 서울인권영화제나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나 ‘인권영화제’입니다. 인권영화제 활동가로서, 함께 분노하는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인권영화제는 영화제를 개최하는 조직이면서 동시에 인권운동을 하는 곳입니다. 영화제로써 인권운동을 하기 위해 여러 활동가들이 모여 밤낮으로 고민하고 토론하고 준비합니다. 상영작들 역시 그러합니다.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인권영화들은 CGV나 롯데시네마에서 보기 어려운 작품들입니다. 자본이나 권력의 편이 아닌 인간의 편에서, 삶의 서사와 투쟁의 현장을 담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영화를 모아 상영하고, 관련 활동가들과 당사자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인권영화제는 만남의 광장이자 연대의 공간입니다. 때로는 서로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리고, 때로는 승리를 기념하거나 기원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집니다. 한편 그러한 광장에서 누군가 차별 받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평등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한땀한땀 자막해설을 제작하고, 한국수어 통역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경로와 화장실을 찾습니다. 인권영화는 누구나 차별 없이 만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2003년 이후로 매년 장애인권과 장애운동의 현장을 담은 영화를 소개해왔습니다. 그 프로그램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장애인권과 운동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치열하게 연대의 광장을 열어왔습니다. 차별과 배제 없는 상영 환경 조성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배리어프리제작학교를 진행하며 이러한 시도가 영화제 바깥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귀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이러한 활동에, 서울시의 응답은 고작 ’선정 단체 없음’입니까?

지난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슬로건은 “열차가 어둠을 헤치고”였습니다. 우리는 이 열차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문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10년을 갇혀있고 누군가는 지하철 10분 지연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개찰구를 ‘시위 가는 거 아니냐’며 역무원이 막아섭니다. 지하철을 타는 장애인을, 피켓을 든 장애인을 ‘불법’이라고 연행해갑니다. 우리가 원하는 열차는 그 누구도 막지 않는 열차, 누구나 평등하게 탑승할 수 있는 열차, 장애인이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열차입니다. 그 열차는 그냥 칙칙폭폭 달리지 않습니다. 함께 살기 위해 마주하고 울림을 만드는 사회, 차별과 배제로 돌아가지 않는 사회, 있는 그대로의 나와 너를 보는 사회,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혁명의 시작을 만드는 선언이자 약속으로 열차는 달립니다. 열차는 달리며 불평등한 세상을, 혐오와 차별이 당연한 세상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비문명’이라고 말도 안 되는 혐오발언을 일삼는 정치를 뒤로 하고, 명백한 블랙리스트로 검열하는 서울시를 딛고, 어떻게든 장애운동을 지우고 부수려는 ‘어둠’을 헤치고 열차는 달립니다.

사진2. 기자회견이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고운이 연대발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2. 기자회견이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고운이 연대발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2. 기자회견이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고운이 연대발언문을 읽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인천시는 인천여성영화제 “환란의 시대: 무너뜨리고 연결하기”에 대해 공모사업 지원을 핑계로 “퀴어 영화는 인천 시민 모두가 동의하지 않고 갈등이 생길  향을 끼친”다며 성소수자 관련 영화 상영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얼마 전 종로구청은 고 백기완 선생 3주기 추모제에 대하여 ‘공원 조성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로니에공원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참 다양한 방법으로 심의와 검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대한 서울시의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 미선정 사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어둠을 헤치고 달리는 평등의 열차가 무서웠던 걸까요?

서울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96년도부터 사전 심의를 거부한 채 영화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전 심의 없이 영화관에 들어가는 것은 ‘불법’이라 하여 거리로 나와 더 많은 이들을 만나고 더 넓은 하늘을 향해 존엄과 자유를, 평등을 외쳤습니다. 때로 우리에게는 이 작은 앰프가, 몇 인치 안 되는 스크린이, 우리의 이야기를 전할 유일한 길입니다. 사회적 약자/소수자로서 배제되어 온 경험이 많은 이들일수록 이 연대의 광장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때문에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지키는 것, 그 목적이 빤한 서울시에 함께 맞서는 것이, 지금 이 골때리는 검열의 현장을 함께 헤치고 달리는 것은 서울인권영화제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속이 빤히 보이는 장애운동 죽이기를 이제 그만 멈추길 바랍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미선정, 취소의 이름으로 심의와 검열을 계속하더라도 투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척박한 세상에서 21년 동안 뚜벅뚜벅 영화제 개최를 이어온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서울시가 무슨 수로 상대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 일인지, 이걸 해내는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이들인지,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불온한 몸으로, 연약한 몸짓으로, 거대한 폭풍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어둠을 헤치고 끝내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가져올 이 열차를 더 이상 막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과 나의 해방에, 인권영화제의 한 식구로서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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