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이름의 무게>

프로그램 노트

성명서에 내 이름을 연대서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왜 성명서에 서명을 할까? 성명서에 있는 여러 문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성명서가 다루고 있는 상황에 함께 분노하기 때문에 내 이름을 더하는 걸까? 성명서에 있는 수많은 문장을 빌려 함께 구호를 외치는 것을 넘어서, 명기된 이름은 어떤 역할을 할까? 내 이름을 명기하는 그 자체가 연대라면, 그것은 서명 이후 구체적인 행동을 약속하고, 불편과 위험을 감수한다는 다짐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일까?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함께 선언하는 공동선언은 어떤 의미일까? 나 혼자 하기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실천을 함께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각자 스스로 새긴 다짐을 서로에게 다시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닐까? 다른 이름들이 서로 힘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이름들의 무게를, 선언의 무게를 더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서로의 이름으로 무게를 더하고 나누다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11프로그램 노트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