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망각과 기억2: 돌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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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은 직접 피켓을 들었다.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를 만들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인 유가족들에게, 몇몇 이들은 특별법이 유가족을 위한 특혜 법안 아니냐고 반문했다. 광장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천막이 둘러쳐졌을 때 혹자는 왜 여전히 세월호냐고 물었다. 추모는 이만하면 됐다며 말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은 민간 잠수부들이 도맡았다. 민간 잠수부들은 임금을 일절 받지 않고 하루에도 수차례 잠수를 했다. 무리한 잠수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잠수부가 생겼지만, 해경은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는 이유를 민간 잠수부 탓으로 돌렸다.
세월호 유가족은 왜 피켓을 들고 직접 거리에 나가야 했을까. 민간 잠수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까닭은 무엇일까. 세월호 생존자는 왜 자신이 생존자라는 사실을 밝히기 어려웠을까. 왜 여전히 세월호냐고 묻기 전에 우리는 앞선 질문들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광장에 모인 이야기들이 여러 방식으로 기록되어야 하고 기억되어야 하는 까닭은 “대한민국이라는 착각”이 모든 이에게 알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착각을 깨고 정말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억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내일을 바꿔나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므로.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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