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기억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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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어떻게 작동할까. 기억은 과거의 반영일까. 공동체에서 기억은 어떻게 작동할까. 집단기억은 무엇을 말할 수 있게 할까. 영상은 기억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모잠비크에 대한 포르투갈의 400년이 넘는 식민지배에 맞서, 1962년 부터 1975년까지 모잠비크 독립투쟁이 있었다. <기억의 장>은 이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목소리와, 지금은 폐허가 된 모잠비크의 장소를 담는다. 말해지지 못했던 기억을 풀어내고 그 기억이 부착된 장소들로 시선을 옮기는 것은, 단선적으로 서술된 역사를 반복하는 게 아니다. 억압되었던 기억들은 “식민지의 유령”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폭력의 기억”이 증언으로 다시금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며, 그 폭력은 “폐허 속 기억”이 되어, 기억들과 기억의 장소들은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감독과 만나 현재의 한 부분이 된다. 이 기억들은 모잠비크 공동체에게 ‘집단기억’으로, 박제된 과거의 사실이 아닌 살아있는 기억으로 재현된다. <기억의 장> 속 세 장막의 이름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고 그 관계를 규명하는 도구로, 과거의 반영이 아닌 현재가 된다. 그렇게 ‘기억의 세 장’은 지금 우리의 ‘기억의 장’에 펼쳐진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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