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남들과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을 때, 그 특성은 그 사람을 규정하는 전부인 양 받아들여지기 쉽다. 미셸은 종종 시각장애와 경도의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장애인’’으로만 여겨진다. 그렇게 그녀는 ‘돌봐주어야 할 대상’이 되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녀가 가진 장애는 미셸이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데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에반게리온을 좋아하고, 성에 관심이 많아 BDSM을 실천하고, 성우가 되기를 꿈꾸며, LGBT 활동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 이 모두가 막 20대에 접어든, 좋아하는 것도 꿈꾸는 것도 많은 미셸의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힘든 그녀가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자 삶을 설계해나가는 과정은 물론 순탄치 않다. 그러나 미셸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녀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다양한 욕망을 찾고,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며, 자신을 드러내 보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의식주 차원에서 자립해나가는 과정이면서, 취향과 가치관을 찾아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미셸은 몸소 보여준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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