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이름의 무게>

인권해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팔레스타인은 나크바(아랍어로 ‘대재앙’)를 겪은 후 오늘날까지도 땅을 빼앗기고, 그 땅에서 추방당하는 경험을 끊임없이 겪고 있다. 대화로, 투쟁으로, 무력으로 맞서기도 하고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호소해 왔지만 달라진 것이라고는 점점 더 옥죄어오는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뿐이다. 이에 2005년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이스라엘이 군사점령과 인권유린을 멈추고, 추방된 난민들의 귀환권을 보장할 때까지 보이콧과 투자철회, 제재로 함께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BDS(‘보이콧, 투자철회, 제재’의 영문 약자)운동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며 힘을 더해가고 있지만, 그만큼 이스라엘과 수많은 시오니스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훼방을 놓고 있다. 동시에 ‘브랜드 이스라엘’이라는 국가홍보캠페인을 통해 자국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큰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BDS운동은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문화와 학술의 영역까지 계속해서 지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착취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넘어서, 내가 누리는 문화나 기술이 인종청소와 인권타압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고자 BDS운동에 동참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노조나 교단, 학생회 같은 단체나 지자체 같은 정부 단위에서도 BDS를 채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이스라엘의 저지 운동도 활발하다. 이스라엘 내외적으로 BDS운동을 불법화하는 입법 활동이나, BDS운동과는 거리가 먼 반유대주의라며 운동을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의 화자/감독과 대화하는 상대방은 모두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다. 언젠가는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꿈을 가진 이들이다. 작품에서 나타난 이들의 절망과 무력감, 두려움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공유하는 아픔이다. 자신을 위한 투쟁에 이름을 올릴 때조차 수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팔레스타인인들의 현실이다.

BDS운동에 동참을 선언하는 것은 단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이름을 더하는 것을 넘어서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에 일조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거부한다는 의미이다. 이름이라는 것이 가지는 무게를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실감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나의 이름으로 힘을 더해주는 것은 어떨까?

 

새라(팔레스타인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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