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당신과 나를 잇는 법>

인권해설

‘차별금지법온에어옴니버스다큐멘터리프로젝트’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팀은 여러 의미로 ‘진행중’인 프로젝트 팀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그렇고, 2030퀴어페미니스트들의 평등에 대한 관심과 감각이 관점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그렇고, 미디어활동가들의 역량강화 프로젝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2021차별금지법연내제정쟁취 농성장’을 세우며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 미디어팀은 농성기록단을 구성해 운영했다. 다양한 현장 연대 경험이 많은 활동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신진 미디어활동가들이 함께 만든 기록이 되었다. ‘미디어활동이라고 불리우는 활동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활동가, 자신을 활동가라고 불러야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너털 웃음 지으며 말했던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기록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활동가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밝혔으며, 모두 ‘이 현장에서 무엇인가 하고자’ 달려나온 마음들이었다. 연대체인 차제연의 담당자인 나는 그 속에서 연분홍치마에서 해왔던 현장미디어 활동의 연장이자, 함께 고민해왔던 ‘현장’의 의미의 확장을 실험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차별’에 대한 다른 감각과 언어를 가진 2030퀴어페미니스트들이 있었다.  

겨울 농성을 기록하며 주 1회 짧은 영상으로 함께 만든 시간의 기억을 다지는 작업을 기획했던 미디어팀은, 농성장을 접고 ‘차별금지법 없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이 출발하자 다른 방식으로 고민을 이어갔다. 차별금지법에 관심있는 2030퀴어페미니스트 활동가들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자 했다. ‘나’로부터 출발하는 ‘모두’를 포괄하는 이야기가 가능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언어화되지 않는, 뾰족하게 정답이 내려지지 않는 차별에 대한 ‘감각’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고, 이것이 옴니버스라는 형태로 엮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제작팀은 수개월을 주 1회 혹은 그보다 더 자주, 혹은 조금 덜 빈번하게 만나며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왔다. 

그리고 이 작업과정은 연분홍치마라는 인권운동단체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집단이 가지고 있던 새로운 활동비전에 포문을 여는 기획이 (결과적으로)되었다. 그간 연분홍치마는 신진 활동가들과 함께 활동의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많지 않지만 연분홍치마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라는 자원을 나누고, 서로의 가능성을 함께 키우는 과정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던 차에, 알게모르게 지원하던 이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제작하게 되면서 이런 활동들을 함께 만들어나갈 틀을 짜게 된 것이다. 앞으로 ‘놀이터 프로젝트’는 차별과 평등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가진 이야기들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이 프로젝트의 ‘완성’의 의미는 관객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게 될 것이다. ‘차별’이라는 거대한 단어 앞에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가 이 옴니버스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자신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4편의 단편과 한편의 에필로그가, 수천의 자기 이야기로 덧붙여 완성되는 이야기가 되어 당신과 나를 이어주는 방법이 되기도, 우리를 평등하게 만드는 기본법이 제정되는데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넝쿨(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저항의 현장에서 인권의 의미를 찾고 여성주의적 삶을 실천하며 연대하는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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