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싸움이 혐오를 끝낸다!
–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참여 후기 –
지난 5월 14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이하 아이다호 데이) 기념대회가 용산 집무실 근처에서 열렸습니다. 아이다호 데이는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질병분류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인데요. 공교롭게도 지난 11일에는 대통령 비서관이 “동성애는 치료 가능하다”고 혐오발언을 했습니다 (30년 지난 가짜뉴스입니다 김성회씨!). 이렇게 아직까지도 세상에 공고한 성소수자 혐오에 균열을 내기 위해, 그리고 멋진 우리 존재를 알리기 위해,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 용산역으로 갔습니다.
[사진1. 용산역 광장에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앉아있다. 왼편에 여러 성소수자 시민단체의 깃발이 나부끼고, 오른편에 전광판이 설치된 행사 트럭이 있다. 트럭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형숙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용산역.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들은 물론,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도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싸우는 몸, 분노의 외침, 권리의 연대”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다양한 존재가 모여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추행죄 폐지, 가족 구성권 보장, 수술 없는 성별정정 보장 등을 외쳤습니다. 퀴어 댄스팀 큐캔디가 공연 전에 외치셨듯, “세상에는 성소수자만 차별하는 사람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이 연결되어야 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2. 국방부 별관(구청사)을 배경으로 다양한 성소수자 단체의 무지개 깃발이 나부낀다.]
한편 이번 아이다호 기념대회는 개최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용산경찰서가 행진에 대통령 관저 100m 이내가 포함된다며 집회를 불허한것입니다. 다행히 서울행정법원은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는 다르기 때문에 행진을 불허하면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려서 계획대로 행진을 할 수 있었는데요.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된 이후 처음으로 집무실 앞을 통과한 집회가 되어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모여든 취재진을 보며, 아이다호에 쏟아진 관심만큼 40여일째 계속되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에도 많은 지지가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도록, 계속 계속 걸어나가야겠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미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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