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두근두근 하는 요즈음입니다. 혹시 영화제 준비에 박차를 가한 사무실과 활동가들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궁금해하시길 바라며…) 이번주 서울인권영화제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일단 자막공장이 열렸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모든 작품에 자막해설을 넣어 상영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어요. 국내작 같은 경우는 영화의 감독님들이 직접 자막해설을 작성하여 넣어 주셨습니다. 장애인접근권 실천도 영상/영화의 기본적인 요소가 될 수 있길 바라는 서울인권영화제의 마음에 뜻을 함께해주셨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해외작은 어떻게 할까요? 먼저 서울인권영화제의 든든한 번역활동가가 작품을 보고 한국어로 번역을 합니다. 그리고 영화와 관련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활동가가 직접 감수에 들어갑니다. 감수를 마치고 나면 서울인권영화제의 활동가들이 소중한 번역을 자막으로 입혀요. 그러면 1차 완성! 그리고 드디어 소리정보를 작성하고, 이를 자막으로 또 입힙니다. 그렇게 되면 자막해설이 있는 인권영화로 재탄생하게 되지요.
이렇게 적으니까 엄청 뚝딱 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시간이 꽤… 아니 엄청 걸린답니다. 그래서 자원활동가들은 사무실을 오며 가며 빛의 속도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들기죠. 컴퓨터가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셋이 한 번에 자막작업을 하고 있으면 마치 뒤주 같은 풍경이…
자막해설본이 완성되면 드디어… 수어통역활동가들이 작품을 보며 한국수어 번역을 고민합니다. 작품의 제목부터 삽입된 노래의 가사, 중요한 소리정보 등을 번역하고 확인하며 통역을 준비하죠. 때로는 한국수어에 없는 단어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것은 노르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에서 자주 나오는 ‘탄소’가 그랬어요. 그래서 탄소를 수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한 뒤에 영화 시작 전 탄소 수어를 설명하는 영상을 넣게 되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수어의 문법, 어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신조어나 비유적인 표현도 꼼꼼하게 번역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별적이거나 혐오적인 수어 표현이 없도록 만전을 가하는 한국농인LGBT(준)의 활동가들은 언제 봐도 너무 멋져요!
추석 날 저녁에는 보석 활동가가 강아지 보리와 함께 와서 세 편의 작품을 통역하였습니다. ENFP가 분명한 보리는 엄마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 들고… (영화 중간에 도어락 소리가 나오자 귀를 쫑긋 하고 벌떡 일어난 보리…)
이번주 사무실 풍경, 어떤가요? 다음에 또 재미있는 풍경이 생기면 울림 구독자 여러분께도 꼭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이렇게 여러 장면들을 통해 탄생할 25회 서울인권영화제, 꼭 와주실 거죠?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