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아의 나무> 프로그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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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을 운영하고, 힘들 때면 마당 한 편의 나무 옆에 앉아 사색에 잠기는 파디아는 현재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 그는 언젠가 고향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꾸며 가본 적 없는 집을 그린다. 언덕 위의 집, 동쪽으로 난 문 옆에는 큰 나무, 그 나무를 보러 올라가는 파디아… 집이 모두에게 중요하듯 파디아도 고향에 돌아가길 열망한다.

파디아 가족의 고향은 한때 팔레스타인 마을이었지만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사사(Sa’sa’)이다. 파디아가 지내고 있는 레바논의 남쪽 국경과 맞닿아있는 마을이라 거리상으로는 매우 가깝지만, 파디아의 팔레스타인 여권으로는 이스라엘 체크포인트를 넘어갈 수 없어 그가 고향에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이토록 가깝고도 먼 집을 바라만 보며 파디아는 애가 탄다.

영국인인 감독은 이런 파디아의 대리인으로서 귀향길에 오른다. 파디아가 그에게 부탁한 것은 다름 아닌 할아버지의 나무를 찾는 것. 감독은 한정된 정보로 더듬더듬 나무를 따라가면서 파디아의 고향이 철새 이주에 중요한 지점이라는 사실도 접한다. 얼마나 멀리 떠나든 본능적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또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는 새들을 보며 관객은 단순히 주거라는 기능을 넘어서 집이란 어떤 의미일지, 누군가를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 경계는 어떻게 그어지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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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컷1. 창문 너머 콘크리트 벽을 바라보는 파디아의 뒷모습.
  • 2022년 09월 08일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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