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우린 같지만 달라> 프로그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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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성미산마을의 퀴어청소년인 노똘복(노: 노랭, 똘: 똘추, 복: 복순)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퀴어청소년을 만나 서로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만남을 성사하기 위해 SNS뿐만 아니라 직접 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스터를 붙이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스스로 퀴어임을 자각하는 순간, 커밍아웃, 안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 이들이 이야기보다 음식에 집중하는 것 같아 관객은 웃음이 나기도 한다.

노똘복의 용기 있는 행동이 유달리 대단해 보이는 한편 그들 자신을 자신으로 존재하게 하려는 몸짓으로도 느껴진다.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는 정체성을 지켜나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므로 옆에서 지지해줄 주변인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서로 마주한 적 없는 존재들이 모여 내가 나로서 있게 하는 노똘복의 경험은 퀴어문화축제에 모인 이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혐오와 차별, 때로는 무지와 무관심을 뚫고 전국 각지의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의 동료이자 앨라이임을 알게 된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는 큰 힘이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되는 감각을 선사한다. 안전감, 자신에 대한 존중, 억압된 에너지의 발산. 드디어 만났다는 안도와 환희 속에 견고하고 쉽게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사이. 영화에서도 제한된 현재의 세상이 아니라 새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는 힘을 보여준다. 직접 소통하며 전국 각지의 퀴어들과 연결된 세상.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맞이할 새 세상과 서로를 지지하는 존재들을 보여준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영화별 상영 시간표

스틸컷1. 귀여운 그림체로 무지개 앞에서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 2022년 09월 23일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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