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프로젝트-망각과 기억 416 projects-oblivion or memory

작품 줄거리

“우리는 상실과 애통, 그리고 들끓는 분노로 존엄과 안전에 관한 권리를 선언한다. 우리는 약속한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실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또한 우리는 다짐한다.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재난과 참사, 그리고 비참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할 것임을. 우리는 존엄과 안전을 해치는 구조와 권력에 맞서 가려진 것을 들추어내고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 선언은 선언문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가 다시 말하고 외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되어 갈 것이다. 함께 손을 잡자. 함께 행동하자.” –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 중 후문

[416 프로젝트-망각과 기억]

1. <자국> 감독 정일건 | 다큐멘터리 | 한국 | 26분 안산시 와동, 선부동, 고잔동 일대에는 커다란 시간의 간극이 생겼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사라져버린 공간에는 무수한 기억이 맴돈다. 부모들은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다.

2. <교실> 감독 태준식 | 다큐멘터리 | 한국 | 37분 2016년 3월, 흔한 입학식부터 2016년 1월 9일 안산 단원고에서 벌어진 길고 긴 방학식까지. ‘교실’은 이 시간 안에 놓여진 몇 명의 인물을 쫓아간다. 단원고 희생 학생의 어머니 이영옥 씨. 그리고 4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 세월호 광화문 농성장 지킴이 곽서영 씨. 단원고 졸업생이자 교실 존치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최승원 씨. 정해진 시간 안에 각자의 시간들이 존재하고, 그 사이 ‘4·16교실’ 존치 논란의 사회적 책임자들의 ‘말’들을 삽입한다. 우리들은 세월호참사 희생 학생들의 길고 긴 방학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3. <도둑>감독 김재영 | 다큐멘터리 | 한국 | 37분 2015년 12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제1차 청문회가 사흘 동안 열렸다.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한계, 지속적으로 활동 방해를 받던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지만 세월호 가족들은 희망을 저버릴 수 없는 마음으로 청문회를 준비했다. 이 영화는 1차 청문회를 짧게 요약한 것으로 도둑맞은 진실이 드러날 수 있는 그 찰나의 순간 앞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4. <인양>감독 박종필 | 다큐멘터리 | 한국 | 35분 세월호의 인양과정에 유가족의 참관을 거부한 해수부. 유가족과 시신수습을 한 민간잠수사, 그리고 자원활동가는 침몰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섬, 동거차도에서 인양 감시활동을 한다. 인양해야 할 건 세월호만이 아니다. 참사초기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를 다짐했던 우리들의 약속이다.

5. <블루-옐로우>감독 손경화 | 다큐멘터리 | 한국 |16분 일상 속 블루에서 시작해 옐로우로 가는 여정. 세월호참사의 현장, 진상규명을 위한 집회,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월호를 일상 속에 품고 사는 대구 시민들의 모습이 그 여정을 함께 한다.

6. <살인>감독 박정미(노동자뉴스제작단) | 다큐멘터리 | 한국 | 30분 한국은 참사의 나라이다. 그러나 이제 세월호참사를 마지노선으로 참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를 만들었다. 안전사회는 먼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그려야 하는 구체적인 그림이다.

7. <선언>감독 최종호 | 다큐멘터리 | 한국 | 22분 지켜지지 못한 사람의 권리들이 단단하게 뭉쳐 4·16인권선언문에 담겼다. 사람들이 선언문을 읽는다. 그들의 여전한 결의이자 싸움의 무기인 ‘말’들을 읽는다.

감독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정일건  태준식  김재영  박종필  강성환, 김대곤, 선물, 손경화, 안미영, 이윤미 박정미  최종호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대안 혹은 대항 미디어의 역할을 자임하며 독립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감독들의 모임으로, 2014년 4월 16일 이후 팽목항, 안산, 서울 등지에서 사건의 현장기록과 유가족 연대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 간의 활동의 결실을 모아 세월호 참사 2주기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인권해설

<도둑> <자국> <교실> <블루-옐로우> <인양> <살인> <선언>

기억은 동사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 그것은 2014년 4월 16일이라는 날짜나 희생자의 숫자를 암기하는 것에 그칠 수 없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프로젝트가 ‘망각과 기억’이라는 이름을 단 이유도 그것이지 않을까. 기억은 망각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잊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어떤 일들은 그럴 수가 없다. 잊고 싶어도 불쑥 불쑥 떠올라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다. 그 일을 편안하게 되새길 수 없을 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여겨지지 않을 때, 기억은 아프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 생존자와 희생자의 가족들은 이런 의미에서 망각과 투쟁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잊고 싶은 마음,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조건에서 언젠가 아프지 않게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진실을 밝히는 투쟁을 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목격자인 우리도 그 곁에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지우려는 힘이 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참사 이후 몇 달이 지나지 않았던 때부터 줄곧 피해자들을 억압해왔다. 망각의 강요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세월호 참사는 ‘사고’일 뿐”이라는 주장은 왜 못 잊느냐는 질타이기도 했다. 진실을 밝히자고 하는데 “보상 받으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왜곡 선동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억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할 자리를 지우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게 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설립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하는 정부의 시도 역시 그만하라고 선언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기억은 투쟁일 수밖에 없다.

<416 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가 다루는 모든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기억은 과거의 사건을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건을 함께 겪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숙제를 내어준다. 특별법도 그랬거니와 특별조사위원회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단원고 교실을 비롯해 참사의 자국이 남아 있는 장소들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것,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를 찾기 위해 선체를 인양하는 것,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를 내팽개치는 기업을 처벌하는 것…….

잊지 않겠다는 약속은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말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약속은 함께 행동하면서 지켜질 수밖에 없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은 새로운 숙제들을 풀어가는 데 푯대가 된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세우기 위해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로 가야 할지 살피기 위한 실마리다. 협력과 연대의 권리는 우리 앞에 놓인 숙제를 풀기 위한 필수 준비물이기도 하다. 일곱 편의 영화 중 마지막에 상영되는 <선언>이 모든 영화와 연결되는 지점도 그것이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4.16연대)

1921회 서울인권영화제존엄과 안전 - 4.16 인권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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