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0zwolf

작품 줄거리

전원 만장일치라는 말을 과연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많은 개성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만큼 무엇인가에 모두가 동의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얘기죠. 그런데 여기, 모두가 100%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하는 곳이 있습니다. <2012>는 언론이 통제되고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매일매일 언론은 지금 이 곳이 행복한 낙원이라고 보도하며 사람들을 세뇌시키죠. 다수의 사람들은 일상 속 세뇌에 젖어 문제점을 모르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사회가 거대한 창살 없는 감옥 그 자체입니다. 요즘 한국 사회도 언론 통제, 표현의 자유 억압 등의 문제로 시끌시끌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이 얼마나 악몽 같은 삶을 사는지 이 작품을 통해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여 무거운 주제와는 다르게 이 영화는 로토스코핑 기법 (실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합성시키는 영화 기법)을 이용하여 색다른 영상미로 눈길을 끕니다. 짧은 애니메이션이 주는 생각의 무게가 어떤지, 이 작품을 통해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준희

인권해설

뉴스와 뉴스라고 하는 제도는 체제가 무엇이건 간에 존재한다. 정치적으로 완고한 독재와 통제가 자행되더라도, 뉴스의 시스템만은 돌아간다. 물론, 세상 모든 뉴스는 형식과 내용의 긴장감 속에서 완성된다. 무엇을 전할 것이냐, 그 판단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표현 이후 발생하는 문제들에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뉴스의 완성도와 뉴스라고 하는 제도의 강건함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2012>, 독일에서 만들어진 이 짧은 우화는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뉴스의 속성을 날카롭게 째고 든다. 대중에게 무엇을 알리는 행위로서의 뉴스와 그 제도가 궁극적으로 세상과 어떤 호응관계를 갖는지 짧지만, 강렬하게 성찰토록 한다. 그리고 그 성찰은 놀라울 만큼 우리의 현실과 겹쳐진다. 뉴스와 정치권력, 제도로서의 뉴스가 사회를 어떻게 타락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다.

‘세상을 보는 창’이란 말은 뉴스를 설명하는 가장 흔한 규정이면서 동시에 가장 적확한 규정이기도 하다. 불가피하게 혹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뉴스라고 하는 틀을 통해 세상을 더듬을 수밖에 없고, 뉴스가 어떤 세상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어떤 문제들은 존재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차이들은 사소한 찰나일 수 있고 우연적인 누적일 수 있지만, 뉴스가 끊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지속성의 산물이란 점에서 결국 세상의 풍경을 바꾼다. 종편 이후의 한국 정치 뉴스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쉽다.

무능한 국가가 단 한 명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채 침몰하고, 대통령을 둘러싼 비선 실세 논란과 불법정치자금 의혹이 발발해도, 사회적 균열이 첨예해지지 않는 이상한 침묵의 사회. 어쩌면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세상이야말로 <2012>의 사회에서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는 그들이 사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김완(미디어스)

820회 서울인권영화제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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