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아이샤는 3살이 되던 해, 한 쪽 눈의 시력을 잃는다. 그녀는 전통적인 무슬림 사회에서 장애여성으로서 자립하는 방법을 찾는다. 영화는 십 분 동안 아이샤가 하는 수공업을 소리와 영상으로 표현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그녀의 삶을 그려낸다.
감독
올란도 폰 아인지델은 영화 제작사인 Grain Media의 공동 창립자이다. 단편 다큐멘터리인 <Skateistan: To Live and Skate in Kabul> (2010), <The Nigerian Connection>(2011) 등을 만들었다.
인권해설
‘관계와 심리적인 독립’은 장애여성의 독립에서 중요한 과제다. 미성숙하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으로 나를 바라보는 기존의 관계와는 맞서 독립을 쟁취해야 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규정하며 선택과 결정을 제한받는 일상과는 싸워서 자기결정권을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장애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관계는 제한적이고, 사회적 자원은 부족하다. 비혼으로 ‘홀로’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고, ‘함께 살기’를 통한 독립적인 삶의 실현도 버겁다. 영화에서 시각장애여성 아이샤의 장애와 살아온 삶에 대한 담담한 내레이션은 한국의 장애여성의 현실과 겹쳐진다. 그러나 아이샤가 기술을 익히고 교육을 받으면서 다른 삶이 전개되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된다. 장애여성이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교육과 경험을 가진다는 것, 자신에 대해 말하고,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실제 한국의 많은 장애여성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정규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이후에 다른 사회경험으로 연결되지 못해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한국에서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이 시작된 지 15년. 많은 장애여성이 독립을 꿈꾸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그래서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받기 위한 장애여성의 투쟁은 이념과 실천을 넘나들며 진행 중이다. ‘의존적인 존재’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의존과 독립의 관계’를 재해석하고, 물리적인 독립의 필요성뿐 아니라 관계적으로 평등해지고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엔 장애인자립생활운동을 젠더적 관점으로 재구성하며 ‘독립’을 다시 이야기하고 정의하고자 한다. 척박한 일상 속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니팅소리와 독백은 힘이 있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는 모습은 또렷하다. 그녀의 노래처럼 더 많은 장애여성의 독립 노래가 다양한 삶의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울려 퍼지길 바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형화된 독립생활설명서가 아니라 더 세분화된 독립 이야기다.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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