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해법 슬기로운 해법

작품 줄거리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은 스스로를 정론지라 부른다. 하지만 오보를 기정사실화 시키고, 언론기업의 생존과 안위를 위해 집값의 끊임없는 상승을 공모한다. 또한 정치적인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의 펜을 제 4의 권력으로 휘두르기도 하며, ‘노동’에 대한 적대감으로 스스로의 계급적 위치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누구도 비판하지 못하는 ‘삼성’ 앞에선 편집증적인 ‘집착과 침묵’을 부린다. 스스로를 불편부당하고 이 사회의 공기라 칭하는 언론. 과연 그럴만한 자격은 있는 것인가?

감독

태준식

1971년 강원도 춘천 출생.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 ‘햇살’에서 영화와 사회를 배웠으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세상을 알아갔다. 이후 개인제작자로서 활동. 다큐멘터리로 ‘표현’하고 ‘생존’하며 ‘발언’하는 작가이자 활동가이다.

인권해설

2013년 9월 6일 <조선일보> 1면 보도는 한국 언론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검찰총장이 혼외자식을 두었다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주장은 솔직히 많은 수의 사람들을 납득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주장대로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누구도 검찰총장의 ‘진짜’ 사퇴 이유가 혼외자 의혹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매우 정치적인 ‘진짜’ 이유를 가진 권력 핵심부를 대신해 매우 사적인 혼외자 문제를 끄집어낸 것입니다. 기어이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만드는 과정을 보면, 우리사회에서 소위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언론 집단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권력 핵심부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쓴 것으로 보이는 이 보도는 지난달 한국신문협회가 주는 ‘2014년 한국신문상’을 받았습니다. 이 심사를 맡았던 문창극 심사위원장은 “언론이 권력자의 탈선된 사생활을 보도하려 할 때 필요한 덕목은 무엇보다 용기다. <조선일보> 편집국은 그런 용기를 보여줬다”라고 극찬했습니다. 문창극 씨는 <중앙일보> 출신입니다. ‘조중동’이 서로의 권위를 상호 유지시켜주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인 셈입니다.

 

언론을 권력의 제4부라고 합니다. 행정, 입법, 사법부를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 언론이 ‘권력자의 탈선된 사생활’이 아니라 ‘권력의 탈선’ 자체도 얼마나 용기를 갖고 보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할 것입니다. 특히 ‘조중동’에 대해선 더 그러할 것입니다. 채동욱 혼외자 보도를 촉발시킨 ‘진짜 이유’인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이들은 사실상 침묵했습니다.

 

언론이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가. 정치권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삼성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집중 현상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한국 사회이기에 더 중요한 질문일 것입니다. 혹자는 SNS와 같은 기술의 진보를 바탕으로 ‘대안’ 내지는 ‘희망’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전홍기혜(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편집국장)

1319회 서울인권영화제표현의 자유

리뷰

영화를 함께 보는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도 좋습니다.

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