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외출 The Anxious Day Out

작품 줄거리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10년의 수배생활과 5년의 감옥생활을 해야했던 윤기진. 그는 2011년 감옥에서 출소한다. 수배중에 결혼을 해 두 딸을 낳았지만 한 번도 같이 살아보지 못했다. 출소하면서 처음으로 가족과 살게 되면서 두 딸과 함께 할 소박한 일상을 꿈 꾼다. 하지만 출소 하루 전에 감옥에서 쓴 편지를 이유로 검찰은 다시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한다. 출소와 함께 재판은 시작됐고, 1년 만에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될지 모른다.

일상이 무너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불안한 외출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당화되는 국가폭력이 윤기진 개인과 그의 가족의 일상을 얼마나 무너뜨렸는지를 그려낸다. 15년이라는 시간을 정치수배와 정치범으로 살아야 했던 윤기진은 출소 후, 또다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다.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가족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그에게는 불안한 외출이다. 국가보안법의 화살이 당신을 겨눌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화살이 나를 덮쳤을 때, 더 이상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도 날마다 불안한 외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지윤

감독

김철민

김철민

영상운동단체 진보미디어 청춘에서 활동했고, 2006년부터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했다 2011년, 장편다큐<걸음의 이유>를 연출, 부산국제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광주인권영화제 등에서 상영되었다. 2014년, <불안한 외출>을 제작, 연출하였다

인권해설

10년의 수배, 3년의 구속. 그리고 옥중 편지를 이유로 3년 만기 출소예정일에 검찰 기소. 또 구속. 옥중편지가 이적표현물이라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또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된 기가 막힌 이야기. 윤기진에 대해 한국의 공안기관은 왜 그토록 잔인한가.

국가안보라는 미명으로 개인의 삶을 완전히 구속해 버리는 끔찍한 법이 국가보안법이다. 장기간의 내사와 수사를 이유로 윤기진과 그의 가족, 친지, 친구들은 모두 감시의 대상이었을 것이며 손쉽게 도청, 감청을 통해, 편지글과 기고문을 통해, 그리고 압수수색을 통해 언제든 잡아 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통일운동가’를 자처하는 것은 감시의 삶을, 창살 없는 감옥에서의 삶을 각오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감옥에서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공안기관의 히스테리적 망상이 우리 사회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있다.

2008년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경우의 80% 이상이 국가보안법 7조 위반이다. 제7조는 국가보안법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조항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우선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하는 조항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전에는 문제를 삼지 않았던 사이버 상에서의 자유로운 의견 소통 행위에 대해 공안기관이 국가보안법의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북한의 게시물을 리트윗한 것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국가보안법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공안기관은 신매카시즘 분위기를 사회에 퍼뜨렸다. 소위 종북몰이. 과거 독재 시절 빨갱이 사냥에 버금가는 종북몰이로 우리 사회는 실체 없는 이념 전쟁이 한창이다. ‘종북이면 유죄고 반북이면 무죄’인 유치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 개인의 정치적 의견이 정권의 견해, 또는 다수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처벌 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직시하자.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 현존하고 명백한 위험성’, ‘급박한 위험성’ 같은 법해석의 적용 없이 남용되는 국가보안법을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윤기진의 부인인 황선 씨는 통일토크콘서트에서 통일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는 이유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이 가족의 불행은 이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 국가보안법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더 이상 짓밟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
의 과제이다.

윤지혜(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920회 서울인권영화제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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