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세계대전 와중에 태어난 동성애자들의 당당한 이야기. 그들은 사회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주저 없이 밝혔다. 그리고 1968년 혁명의 물결을 타고 거리로 투쟁을 이어나갔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한 명의 사람으로서의 동성애자를 조명한다.
감독
극영화 <Wild Side>(2004), <Plein sud>(2009) 등을 만들었다.
인권해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의 존재가 가시화된 진 얼마 안 되었다. 사람들이 아는 동성애자라야 국내외 유명 연예인 몇 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평범한 군인이, 교사가, 회사원이 커밍아웃을 했다가는 해고를 당하거나 각종 사회적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은 쉽게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평범한’ 동성애자를 만나기가 한국에서는 무척 드문 일이다. 노년의 동성애자를 만나기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선지 동성애자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도 노인 동성애자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 한국 사회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프랑스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세계대전 때 태어나 급속한 사회 변화와 프랑스의 68혁명을 경험한, 그리고 현재의 프랑스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노인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동성애자인 것이 알려져 직장에서 쫓겨나 시골에 들어가 농장을 짓고 ‘같이 사는 두 여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 커플, 평범하게 결혼해 애를 다섯을 낳고 키우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자기 정체성을 깨닫고 낙태권 옹호 운동을 펼치기도 했던 할머니, 어릴 때부터 남자 친구들에게만 끌리는 자신이 어딘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설명할 언어를 가질 수 없었던, 동성애가 정신병으로 분류되던 때를 살아낸 할아버지 등 다양한 노인들을 보여 준다. 이들은 남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왔고, 주어진 환경에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살아왔다. 노년에 이른 이들은 젊은 시절보다는 더 여유 있어졌다. 앞서 세상을 뜬 연인들의 사진을 벽에 걸어놓고 추억하며 미소 짓기도 하고, 장성한 자식들과 함께한 식탁에서는 누구도 서로의 생활 방식을 비난하지 않기로 하는 규칙을 정해 놓아 항상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상처투성이의 젊은 날은 덮어 두고 자연과, 동물과 깊은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기도 한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사회의 편견과 냉대에 대해서도 농담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나이가 많이 들어 예전만큼 성생활을 즐길 수 없게 된 점을 서글퍼 하기도 한다.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회에서 살아왔다면 지금 더 행복해져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지금,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편안한 표정으로 과거를 추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안심이 된다. 인간의 생존력은, 행복해지는 능력은 대단하기에, 나도 그렇게 살아나갈 것이기에. 박혜정 (번역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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