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기억2: 돌아 봄 Forgetting and Remembering 2 : reflection

작품 줄거리

<망각과 기억2:돌아 봄>은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 민간 잠수사,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려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가장 마지막에 ‘승선’해서 가장 마지막에 탈출했던 생존자의 목소리가 세월호 참사 당시의 장면을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의 이야기 ‘오늘은, 여기까지’가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 구성 과정을 짚어낸다. 민간 ‘잠수사’의 실종자 수색 활동은 진실의 인양과 관련한 첨예한 정치 대립을 보여준다. 그러는 사이에 ‘세월 오적’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참사의 기억은 추모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기억해야 한다. 공연을 통해서, 추모관을 통해서. 이때의 ‘기억의 손길’은 지금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힘이기도 하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은실

 

1.승선 Embarkation | 안창규 An Chang-gyu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27분
세월호 참사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생존자인 성묵은 참사 현장인 동거차도를 향한 배에 승선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고 생존자로서의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수 있을까?

2.오늘은, 여기까지 For today, for now | 박수현 Park Soo-Hyun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27분
그저 수학여행을 갔을 뿐인데 사랑하는 동생이 곁을 떠나고, 동생 대신 유가족이라는 이름이 돌아왔다. 모든 날이 4월 16일이었던 그 매일이 모여 오늘도, 여전히 4월 16일이다. 세월호 참사로 동생을 잃은 서현, 보나, 윤아의 목소리로 오늘의 이야기를 듣는다.

3.잠수사 Diver | 박종필 Park Jong-pil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50분
“뒷일을 부탁합니다.” 2016년 6월 17일, 민간 잠수사 김관홍은 이 말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다. 정부를 대신해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던 민간 잠수사들. 하지만 정부는 민간 잠수사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4.세월 오적 五賊 Five Villains of Sewol | 김환태 Kim Hwan-tae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39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반복되는 거짓과 마주했다. 세 차례에 걸친 청문회와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노력을 통해 세월호 오적(五賊)이라 불릴만한 책임자들의 거짓된 민낯이 드러난다.

5.걸음을 멈추고 Halting our steps | 김태일 Kim Tae-il, 주로미 Ju Ro-mi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30분
연극배우들이 진행하는 마로니에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배우 류성국 씨. 그리고 유가족으로 무대에 서게 된 수인이 어머니. 이 촛불을 우리 스스로 끌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잠시 걸음을 멈추어 본다.

6.기억의 손길 Touch of Rememberance | 문성준 Moon Sung-joon | 한국 Korea | 2017 | 다큐 | 25분
세월호 유가족들과 안산 시민들은 협의회를 만들어 추모공간을 준비한다. 유가족들은 기억의 공간이 될 후보지로 화랑유원지를 선택했다. 많은 안산 시민들이 이에 찬성하지만, 화랑유원지에 인접한 지역주민의 반대가 우려되기도 한다.

프로그램 노트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은 직접 피켓을 들었다.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를 만들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인 유가족들에게, 몇몇 이들은 특별법이 유가족을 위한 특혜 법안 아니냐고 반문했다. 광장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천막이 둘러쳐졌을 때 혹자는 왜 여전히 세월호냐고 물었다. 추모는 이만하면 됐다며 말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은 민간 잠수부들이 도맡았다. 민간 잠수부들은 임금을 일절 받지 않고 하루에도 수차례 잠수를 했다. 무리한 잠수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잠수부가 생겼지만, 해경은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는 이유를 민간 잠수부 탓으로 돌렸다.
세월호 유가족은 왜 피켓을 들고 직접 거리에 나가야 했을까. 민간 잠수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까닭은 무엇일까. 세월호 생존자는 왜 자신이 생존자라는 사실을 밝히기 어려웠을까. 왜 여전히 세월호냐고 묻기 전에 우리는 앞선 질문들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광장에 모인 이야기들이 여러 방식으로 기록되어야 하고 기억되어야 하는 까닭은 “대한민국이라는 착각”이 모든 이에게 알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착각을 깨고 정말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억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내일을 바꿔나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므로.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감독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4.16act Media Committee

안창규

2007 <주권으로서의 에너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연출) / 2008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연출) / 2012 <청춘유예> (연출)

박수현

2016 <일> (연출) / 2016 <촌구석> (조연출)

박종필

1998 <IMF한국, 그 1년의 기록 – 실직노숙자> (연출) 1999 <끝없는 싸움 – 에바다> (연출) 2002 <장애인이동권투쟁보고서-버스를 타자!> (연출) 2004 <노들바람> (연출) 2007 <거리에서> (연출) 2010 <시설장애인의 역습> (55분) 연출 2016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총7작품 프로듀서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인양> 연출

김환태

現 기록영화제작소 다큐이야기 감독, 現 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 국내 독립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제작자 발굴과 흐름을 주도해온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집행위원 및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기록영화제작소 다큐이야기의 감독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2003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Hands without Guns> (연출) 2004 <708호, 이등병의 편지 Room 708, the Letter from a Private> (연출) 2005 <원폭 60년, 그리고… 60 Years of Atomic Bomb, And…> (연출) 2009 <국경은 없다 Borderless> (연출) 2012 <잔인한 내림 – 유전 Cruel Inheritance – Heredity> (연출) 2016 <핵마피아 The Nuclear Mafia> (연출)

김태일,주로미

김태일 1993 원진별곡 연출 2010 오월愛 연출 2012 웰랑 뜨레이 연출 2016 올 리브 올리브 연출 주로미 2008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 조연출 2010 오월愛 조연출 2012 웰랑 뜨레이 조연출 2016 올 리브 올리브 연출

문성준

2003 <스탑 크랙다운> (연출) 2008 <2007, 그림자노동> (연출) 2009 <오체투지다이어리> (편집) 2015 <이주노조 설립의 역사, 10년의 외침> (연출)

인권해설

한국사회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일은 ‘4·16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죽은 이들의 희생에 어떤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지 명백히 밝혀지기 전까지 4·16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다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노란 리본에는 죽은 이들을 애도할 수 없는 산 자들의 고통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또 다시 잊고 살 수도 있다는 망각에의 두려움이 산 자들로 하여금 노란 리본을 상장(喪章)처럼 달고 다니게 하는 것일 테다. 노란 리본은 죽은 이들과 산 자들을 연결하는 끈이다.

하지만, 죽은 이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이 산 자에게는 물론 죽은 이에게도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죽은 이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의존은 산 자들과 죽은 이들 모두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 자들이 와해되지 않고, 죽은 이들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관계 맺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죽은 이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움으로써만 ‘함께 살기’를 모색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죽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번역하여 전달하려는 노력이 애도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4·16을 잊지 않겠다는 것은 단순히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잘못으로 삶을 빼앗겼는지 말할 수 없게 된 희생자들에게 ‘말’을 되돌려주는 실천이 되어야 한다. 희생자들의 말이 우리 사회에 들리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은 4·16을 기억하려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끊임없이 죽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애쓴다는 점에서 희생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희생자들과 관계를 맺고 산다는 것이 결코 평화롭지만은 않다는 것은 산 자들의 고통에 찬 증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것은 산 자들을 살아가게도 만들지만, 때로는 삶을 송두리째 무너지게도 한다. 자신의 삶이 무너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이 죽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죽은 이들을 위한 것이 결국 산 자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이 산 자들의 세계를 지키는 힘이 된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일에는 반드시 사회적 비용이 뒤따른다. <기억의 손길> 편은 “416안전공원”의 건립을 둘러싼 안산 지역의 사회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재산권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기억의 공간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경우는 기억의 공간을 만드는 건립 주체의 분명한 철학과 확고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4·16을 기억하는 공간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회 전체, 피해지역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 그리고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것이다. 사회적 고통은 사회를 바꾸는 긍정적 힘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죽은 이들의 목소리가 고려되어야만 한다는 전제가 있다. 4·16을 기억한다는 것은 죽은 이들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야만 하는 지난한 협상의 과정이다.

사람들의 슬픔과 원한은 그대로 방치하면 재앙을 가져오지만, 그 힘을 다스리면 산 자를 보호하는 힘으로 바뀐다. 그런 맥락에서 생각할 때 사자에 대한 생생한 기억이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사자와 산 자의 마음을 함께 위로하면서 사자를 항구적으로 모실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_이소마에 준이치, 『죽은 자들의 웅성임』 중에서

정원옥 (문화연구자)

2022회 서울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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