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팝콘 레인보우 팝콘

작품 줄거리

2004년 12월, 패스트 페임 공장의 사장이 비밀리에 중국으로 사업을 옮겼다. 150명의 필리핀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일자리, 돈, 먹을 것도 없이 타이완에 남겨졌다. 타이완 국제 노동조합(TIWA)의 도움으로 필리핀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체불임금과 퇴직급여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주노동자들과 타이완에 머물며 다시 일할 권리를 찾기 위해, 타이완 노동법 개정 운동에 함께 참여하였다. TIWA는 패스트 페임 기숙사에 이례적으로 많은 레즈비언 커플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 중 몇몇 커플이 이 투쟁의 리더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TIWA의 2009년도 다큐멘터리인
는 이 중 세 커플과 패스트 페임 노동자 투쟁에서 어떻게 계급, 성, 섹슈얼리티가 맞닥뜨릴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타이완 노동법을 바꾸기 위해 이들이 함께 한 몇 년 동안 사랑과 가족, 더 나은 삶을 위해 바다를 건넜던 이 여성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 <레인보우 팝콘>에서 TIWA는 공장이 문을 닫고 난 이후 6년 동안 그녀들과 패스트 페임의 다른 여성들 몇 명에게 일어났던 삶의 변화를 따라간다. TIWA의 조합원들은 필리핀의 Luzon, Ilo-Ilo, Mindanao의 집을 방문한다. 몇몇은 이들을 인터뷰를 하고 삶을 추적하기 위해 두바이로 떠난 이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기존의 커플들은 이미 헤어진 상태였고, 그들의 인생은 깜짝 놀랄 만큼 변해있었다. 영화는 그녀들의 감정적인 삶, 그녀들이 겪었던 압박감과 비극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는지, 예전에 일했던 곳과 전혀 다른 나라의 환경을 가진 지금을 어떻게 비교하고 있는지를 더 깊숙이 파헤치고 있다. <레인보우 팝콘>은 필리핀의 퀴어 이주노동자들이 국경, 성 정체성, 계급을 계속 넘나들며 애인, 전 애인, 친구, 동료, 가족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수잔 첸 감독의 레즈비언 팩토리(Lesbian Factory, 2010)의 후속작품이다. <레즈비언 팩토리> 이후에 일어난 그녀들의 삶의 변화를 담았다.

감독

수잔 첸

수잔 첸은 1960년에 태어났다. 몇 년 동안 저널리스트로 일한 이후 1991년 수잔은 노동 운동가가 되었다. 각 노동자들의 투쟁이 서로 연관되어있음을 깨닫고 수잔과 다른 노동 운동가들은 1999년 10월 타이완 국제 노동조합(TIWA)를 설립했다. TIWA는 타이완에서 타이완 시민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이주노동자 NGO이다. TIWA는 이주노동자 뿐 아니라 외국인 배우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TIWA는 이주노동자들과 지역 노동자들이 서로의 노동 경험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스스로 힘을 갖고 단체를 설립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에게 보탬이 되어주고 잇다. 지난 몇 년 간 TIWA는 KASAPI(필리핀 이주노동자를 위한 단체)와 IPIT(인도네시아-타이완 간 노동단체)의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타이완 사회 내의 인종 차별, 계급 차별에 맞서기 위해 문화 활동을 구성하고 상호 존중, 관용, 사회 정의와 평등을 장려하고 있다. 2003년에 수잔은 민중 다큐멘터리(grass roots documentary) 제작을 배우기 위해 Full Shot Communication 협회의 트레이닝 워크숍에 참석하였다. 이후 TIWA를 위해 일하며 그녀의 동료들이 노동운동을 하는 모습을 영화화하고 노동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고 그들이 뭉칠 수 있도록 하는 데 시각 매체를 사용하기 위해 3명의 워크숍 도우미들과 함께 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권해설

<레즈비언생애기록연구소>에서는 13명의 레즈비언을 20년간 기록하는 영상기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래서 일까 짧지 않은 기간 같은 공간,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기록을 담은 <레인보우 팝콘>이 반가웠다.

 

기록에 담긴 당사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다. “결혼이 가지는 지지와 허용 그리고 경제적인 안정감”을 위한 선택, “나는 이 관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던 주인공의 고백. 우리 단체의 13명의 레즈비언들의 입을 통해서도 기록되고 있는 흔한 고백이다.

 

이성애를 강요하고 제도결혼에의 편입을 ‘상식’이라 세뇌하는 세상 속에서 사랑을 독점하고,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권력을 독점한 이성애주의와 제도결혼을 피하고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강압 속에서도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동성교제를 선택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그럼에도’ 이성교제를 선택한다.

 

두 경우에서 모두 이때의 ‘선택’이 온전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의 사랑과 하나의 가족구성에 집중되어 있는 ‘지지와 허용 그리고 경제적인 안정감’을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정말 이성애자인가?’, ‘혹 우리는 이성애를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는 않은가?’, ‘이성간 결합만을 정상화하고 제도결혼이 독점한 권력엔 문제가 없는가?’ 등의 질문을 자신과 사회에 던져야 한다.

 

사랑이 움직이듯 정체성도 움직인다. 이 세상 무엇 하나 불변하는 것은 없다. 하나의 선택만을 강용하는 세상, 그 선택을 의심하고 묻지 않는 사회는 위험하다. 사랑이 생존을 위한 도구가, 생존이 사랑의 결과가 아닐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박김수진(레즈비언생애기록연구소)

919회 서울인권영화제혐오에 저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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