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싶어 Why not, Shanta

작품 줄거리

마석 가구공단에는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설날축제인 ‘보이샤키’를 열고, 그들의 공동체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미등록’ 이주 노동자인 그들은 언젠가부터 하나, 둘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감독인 산타 모니카의 친구 로빈도 결국 쫓겨나게 되었다. 산타 모니카는 10살 때, 동생 샤킬은 4살 때 한국에 왔다. 그녀는 동생이 대학을 진학하길 원했고, 그것을 위해 동생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방글라데시에 다녀올 수밖에 없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건너왔다. 이제 더 이상 그녀는 방글라데시에 돌아갈 수 없다. 아니 돌아간다 하더라도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바시마는 자신을 방글라데시 국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이는 무국적 상태이다.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과연 그 아이가 이 사회에서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산타 모니카는 동네의 복지관에 통역사로 취직을 하고, 카페에서 일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대학을 진학했더라면 국어국문학과를 갔을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한국어를 좋아했고, 책을 쓰고 싶어 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던 탓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하고 싶었고, 마침내 이 다큐가 완성되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서희

감독

산타 모니카

산타 모니카

어릴 때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이주. 마석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마석에서 다양한 글 창작 및 영상작업을 하고 있다. <산따의 투유투미 프로젝트>(2006)에 참여했던 것을 시작으로 각본, 조감독, 스크립터, 제작, 번역, 자막 등을 맡으며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어릴 때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이주. 마석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마석에서 다양한 글 창작 및 영상작업을 하고 있다. 2006 <산따의 투유투미 프로젝트> 참여 2013 <이상한 나라의 산타> 각본/조감독 2014 <굿모닝 로니> 스크립터/제작팀 2015 <목따르 마마> 번역/자막 2016 <날고 싶어> 연출

인권해설

이주민 2백만 시대, 보이지 않는 이주민들이 있다. 그들은 미등록이주민들이고, 미등록 상태인 부모의 체류자격으로 인해 미등록 되어버린 아이들이며, 이제 성장을 통해 성인이 되었거나 성인이 되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부모를 따라 왔거나, 먼저 이주해 온 부모와 결합하기 위해 뒤에 왔거나, 여기서 출생했다. ‘다문화가족’이라고 불리는 법적 지원의 테두리 안에 놓였기에 입양의 형식을 거친 중도입국이나 출생등록을 통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아이들과 달리, 이들은 체류와 교육 그리고 건강과 노동이라는 권리들을 충분히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다.

각자의 아이들은 자신의 꿈들이 현실의 상황에서 실현될 수 없을 것만 같아 너무 일찍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포기하거나, 한국을 떠나거나, 아니면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 겪는 불안한 삶으로 합류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공장으로 떠나는, 그런 아이들이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아이는 몽골로 돌아갔고, 컴퓨터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아이는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돌아간 아이들은 여기서 십대를 보낸 아이들이다. 자신의 고향이라고 여겨지는 그 땅은 낯선 곳이 되어 아이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적응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한다. 이 아이들에게 고향은 지금 나의 국적이 명시하는 그 땅이 아니라, 어린 시절을 보낸 한국이고 한국으로의 귀향을 꿈꾼다.

남아 있는 아이들 중 한 아이는 스포츠 분야의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지만, 미등록이주아동이라는 이유로 국가대표를 길러내는 중학교에서 방출될 위기에 있다. 태권도 급수를 따기 위해 대회에 나가야 하는 아이는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승급시험에 참가할 수 없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나마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아이들은 교육이라도 받을 수 있다.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니 괜찮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교장재량이니 가고 싶은 학교라도 갈 수 없다. 게다가 고등학교 이후 진로는 보이지 않는 미래이다. 대학진학이 불가능하고, 취업도 원하는 곳에 안 될 수도 있다. 미등록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출생한 아이들만이라도 출생등록을 통한 체류권과 교육권 그리고 건강권을 부여하자며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제정하려고 노력했으나, 법안은 계류 중이고, 아마도 법안 통과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대표발의를 한 최초의 이주민 국회의원이었던 이자스민 의원과 공익법인권센터,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노력은 새로이 구성되는 국회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우선인지를 고려하여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유엔인권아동협약의 골자이다. 우리나라는 바로 이 협약에 가입한 나라이다. 이제 그 협약을 준수할 법을 만들면 된다. 그러면 2만 명으로 추정되는 이주배경아동청소년들이 미등록인 부모의 체류지위와 상관없이 적어도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정혜실 (이주민방송MWTV와 다문화마을의 꿈꾸는 나무 공동대표)

1321회 서울인권영화제삶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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