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실천으로 그려나가는 평화: 두부님 병역거부 선언 기자회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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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송이입니다. 어느덧 2월의 마지막 주가 찾아왔습니다. 다들 건강하고 따뜻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설날맞이 잔소리와 말다툼, 불쑥불쑥 찾아오는 추위와 미세먼지가 뒤섞인 2월이었는데요. 다사다난했던 이번 달을 마무리하며, 중요한 소식을 나누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진1. 송이, 마주, 안나, 고운, 미나상이 두부를 둘러싸고 손바닥으로 두부를 가리키고 있다. 두부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징벌적 대체복무제도 개선 요구안"이 적힌 서류봉투를 들고있다.
사진1. 송이, 마주, 안나, 고운, 미나상이 두부를 둘러싸고 손바닥으로 두부를 가리키고 있다. 두부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징벌적 대체복무제도 개선 요구안”이 적힌 서류봉투를 들고있다.

며칠 전 2월 23일, 서울인권영화제의 든든한 활동가이자 평화활동가이신 두부님의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아침 10시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여러 지지발언과 두부님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월요일 이른 시간이었지만, 두부님의 신념과 용기를 지지하는 하나의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모처럼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역시 두부님의 결정을 응원하는 듯했습니다. 

두부님은 대체복무까지 거부하는 완전병역거부자로서, 한국에서는 최초로 공개적인 완전병역거부 선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인권기준에 미달한 징벌적 성격을 띤 대체복무제를 거부함으로써 대체복무제가 개선될 것을 두부님은 몸소 요구합니다. 23일에 열린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에는 49개의 시민사회단체와 여러 활동가들이 함께하며, 두부님과 연대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10분 정도 지각을 해버려서 허둥지둥 달려 갔는데요,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알록달록한 피켓을 발견하고 쉽게 현장에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두부의 선택 평화의 시작”, “징벌적 대체복무 당장 개선하라”, “병역거부는 전쟁을 멈춘다” 여러 문구가 써진 피켓이 마치 무지개처럼 현장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두부님의 기자회견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군사주의가 가지는 폭력성과 병역거부운동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징병제는 국가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이다”라는 막연한 개념만 가지고 있는 상태였지요. 때문에 몇 주 전 두부님의 병역거부 선언문을 처음 읽었을 때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평화와 연대에 대한 굳은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대단히 존경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이 만연한 폭력적인 시스템 속에서 신념과 실천을 이어나가는 마음이란 얼마나 단단한 것일까요. 

또 다른 병역거부자인 시우님께서는 이와 같은 지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대체복무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기나긴 재판과 심사를 거쳐 드디어 제도에 참여한 이들조차 이런 대체복무는 차마 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대체복무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병역거부자를 징벌적인 제도로 몰아넣고, 그도 아니면 서슴없이 처벌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 두부님의 병역거부는 우리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선명하게 일깨워줍니다. 우리는 예외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바꾸는 싸움을, 어쩌면 조금은 늦은 싸움을 두부님과 같이 하려고 합니다.” 

인권과 평화의 원칙과는 먼 지금의반인륜적인 대체복무제도에 좌절하기보다는 “원칙을 바꾸는 싸움”에 기꺼이 참여하고, 저항하는 두부님을 보고 있자면 걱정이 앞서던 마음이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안전하고 소극적인 방식으로만 평화를 외치던 관성이 묻어나는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투쟁하는 두부님을 걱정하기만 하는 것은 어쩌면 진정한 연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처벌, 위협, 수감, 어려움··· ‘그럼에도’의 앞에 놓이는 단어들은 결코 쉬이 감수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만큼 단단하고 용기 있는 두부님의 결정을 온마음으로 지지함으로써 연대하고자 합니다. 

이번 글은 서인영 활동가들을 대표하여 발언해주신 상임활동가 고운님의 지지발언을 인용하며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두부님의 병역거부선언은 군사주의에 제한된 투쟁이 아닌, 평화가 묵살되고 폭력이 정당화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이면서도 폭넓은 투쟁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두부님의 평화에 대한 믿음과 실천에 연대합니다. 투쟁! 

사진2. 평화활동가 두부 병역거부 선언 기자회견에 모인 사람들. 두부 옆에 고운이 마이크를 잡고 연대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2. 평화활동가 두부 병역거부 선언 기자회견에 모인 사람들. 두부 옆에 고운이 마이크를 잡고 연대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두부의 병역거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과 관계를 파괴하는 전쟁에 대한 거부이며, 힘없는 존재일수록 쉽사리 지워내는 폭력에 대한 거부입니다. 사람을 죽이면서, 생명과 자연을 수탈하면서 강해지는 체제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단단하고도 다정한, 두부다운 다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두부와 함께 평화를 상상하고 고민하며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전쟁에 반대하고 모든 불평등과 폭력에 저항하는 동료시민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친구로서,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의 마음을 모아, 두부의 병역거부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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