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0일 토요일, 청와대 앞 거리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 시민사회 58차 긴급행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여름 태풍처럼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날이었지만,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들과 함께 집회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격주 토요일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진행되던 집회가 청와대 앞에서 열린 이유는 한국석유공사가 팔레스타인 자원 수탈에 공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곧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해역유전 탐사권 12개를 204억원에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6개 지역의 탐사권을 다나 페트롤리엄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획득합니다. 다나 페트롤리엄은 한국의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지난해 11월 26일 가자지구의 가스전을 수탈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 다나 페트리롤리엄을 규탄하는 국제행동의 날에 한국석유공사를 방문해 요구안을 전달했음에도 아직까지 공식답변이 없습니다. 한편 가자지구 가스전 채굴 컨소시엄을 이끄는 이탈리아 기업 에니사는 이탈리아 시민사회의 반발로 올해는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꾼 상황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역시 가자지구 자원 수탈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원 수탈에 동조하며 집단학살은 묵인하는 태도를 당장 버려야 합니다.
이와 같은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모인 거리에서는 집단학살 즉각 중단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구호와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덩야핑 활동가의 팔레스타인 현지 소식 보고에 이어, 가자지구의 주민이자 어린이 시민인 다니아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 재생되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다니아가 앉아있는 폐허는 원래 다니아가 살던 집이, 즐겁게 타고 놀던 그네가 있던 자리라고 했습니다. 다니아는 무참한 폭격을 버티고 살아남아 자신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꿈에 함께할 수 있도록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연대에 게을러지지 말아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주한미국대사관까지 행진을 하는 길에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자본의 논리와 침략의 욕망이 뒤엉켜 참혹한 요즘이지만, 그래도 예쁜 풍경을 보니 잠시나마 좋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이 즉각 중단되기를,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도 학살에 동조하는 대신 침략에 적극 반대하기를, 다니아가 마을을 떠나지 않고 더 예쁜 그네가 있는 집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저도, 서인영도 할 수 있는 일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겠습니다. 함께해요!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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