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일부터 7일까지, 영화공간 주안에서 30회 인천인권영화제가 열렸습니다. 30회를 맞아 엿새 동안 진행이 되었는데요, 서울인권영화제는 ‘삼인영의 접근권 실천 2025: 서울인권영화제, 인천인권영화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접근권 실천, 2025 베리어프리 가이드라인 그 너머’에 패널로, <백 개의 평등, 만개할 광장>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12월 4일 목요일 이음활동가 워크숍도 인천인권영화제 현장학습(!)으로 진행하면서 열혈 참여자가 될 수 있었답니다.
12월 5일 오후 3시 30분부터 두 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삼인영의 접근권 실천 2025’는 인권영화제로서 접근권 실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인천인권영화제 기선 활동가가 정리와 진행을 맡았고,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 장호경 활동가, 그리고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활동가가 함께했습니다. 이 기회로 서울인권영화제도 장애인접근권을 비롯한 접근권 실천에 대한 고민과 활동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시청각 감각을 활용하는 매체인 만큼, 영화제가 장애인접근권을 높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시청각장애인을 관객으로 상정해두고 있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영화제로서, 인권영화는 누구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장애인접근권을 실천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다양한 몸이 환대 받는 평등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막해설, 화면해설(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는 단순히 화면을 해설하는 게 아니라 영화의 맥락을 고려한 장면을 해설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음성해설’이라고 표현) 등 보통 배리어프리 영화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요소들을 ‘작업’하기에 앞서 장애인접근권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지, 우리는 이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더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서울인권영화제는 접근권을 고민할 때, 이것이 ‘시혜’로서 제공되는 게 아니라 ‘권리’로서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배리어프리’라고 할 때 ‘배리어’가 과연 무엇인지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라는 장르에서 누가 소외되고 있는지, 영화제 공간에서 어떤 관객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지 떠올려보면 ‘배리어’는 단순히 자막이 없다거나, 어떤 요소가 빠져 있다거나 하는 것을 넘어 우리를 둘러싼 차별 그 자체이지 않을까 하네요.
이런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는 다른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무척 좋았습니다. 장호경 활동가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워크북을 바탕으로 알기 쉬운 영화 해설과 음성해설, 수어통역 등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접근권 실천 사례를 공유해주었습니다. 특히 농인 당사자 그룹과 함께 수어 번역을 진행하는 과정은 서울인권영화제에서도 한 번 시도해보았고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과정이기에 많이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영화제에서는 이런 걸 해볼까? 저런 걸 해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막막할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영화제 동료가 있음에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접근권 연출, 장애인접근권 팀 활동 등 지금까지 했던 여러 시도들을 공유하고, 자막해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두 시간 반이 모자랄 정도로 나눌 이야기들이 많았고, 관객들의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뜨거운 관심이 있으니 이제 이 일들을 해나갈 사람(!)들과 자원만 있으면 되겠구나 하는 든든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힘을 바탕으로 27회 서울인권영화제에서도 접근권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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