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위헌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우리의 거리를 마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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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위헌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우리의 거리를 마주하라.

 

지난 밤,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은 명백한 위헌 계엄을 선포했습니다. 44년 만의 계엄령이었고, 국회는 세 시간 만에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으며, 대통령은 단독 담화로 여섯 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선언했습니다. 

분노로 보낸 한밤의 여섯 시간이었습니다. 피땀으로 일구어낸 민주주의를 일순간에 부정하는 상황은 당혹스러웠습니다. 서울 시내를 활보하고 국회로 강제 진입하는 계엄군을 보며 두려워 했습니다. 민주 국가를 이 지경으로 끌고 온 정치, 자신의 권력을 지키고자 폭주하는 권력자에게 분노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여섯 시간은 믿음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짜보다 더 가짜 같은 계엄 선포를 보며 당장 국회로 달려간 이들이 있었습니다. 계엄군이 정치를 무력화하지 못하도록 지켜낸 이들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일터에서, 곳곳에서 서로의 안부와 안전을 물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도모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밤새 고민하고 토론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그 어떤 개인의 권력이 아니라, 보다 존엄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의 분투로써 실현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믿었습니다.

이제 광장이 열릴 것입니다. 이 광장은 위헌∙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윤석열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실현시킬 것입니다. 일부의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막무가내로 사회 기반을 흔들 수 없는 국가를 만드는 광장이 될 것입니다. 정치는 계엄 해제에 안주하지 말고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합니다. 평등하고 안전한 광장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지금까지 민주 사회를 만들어 온 수많은 광장을 생각합니다. 계엄 선포의 순간에도 불평등과 불의에 맞서 이미 행진을 하고 농성을 하고 있던 동지들의 투쟁을 생각합니다. 역행의 시대를 역행하며, 불온한 몸으로 소란의 파동을 일으켜 온 우리의 거리를 생각합니다. 우리의 거리는 대통령의 퇴진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권력자의 마음대로 흔들릴 수 있는 시대를 끝낼 것입니다. 자유롭게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위하는 민주주의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 길에 차별과 혐오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싸워오던 대로, 불온한 몸으로 소란스럽게 투쟁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광장에서 만납시다. 서로의 차가운 손을 데우고 추운 내일을 밝힙시다.

 

위헌 대통령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우리의 거리를 마주하라.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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