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하염없이 왔다갔다 하는 날씨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며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5월입니다. 그럼에도 모두 쾌청하시길 바라며 소식을 전해 보아요.
노동절이었던 5월 1일에도 비가 쏟아졌습니다. 우산을 쓰고 사무실이 있는 천연동 언덕을 오르며 ‘비가 그쳐야 할 텐데…’ 생각했지만! 짐을 싣고 이동해서 부스를 차리는 내내 비가 왔습니다. 우산도 없이 뛰어다니며 참여 단위들에게 부스 자리를 안내해 주시고 물품을 나눠주시는 집행위원분들을 보면서 저희도 언젠가부터는 그냥 같이 비를 맞으면서 여러분을 만날 준비를 했습니다. <같이 비를 맞으며>라는 상영작이 떠오르네요. [대우조선해양 파업투쟁 특별상영]으로 25회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인데요, 당시 도크에 올라섰던 노동자들은 여전히 파업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투쟁 중입니다.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는 여전히 부당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노동은 우리가 매일매일 하는 것이고, 가장 많이 공유하고 있는 우리의 정체성 중 하나도 노동자일 텐데, 왜 세상은 노동자로서 정당하고 적법하게 일할 수도 없게 만드는 걸까요?
그래도 노동절을 맞이해 광장에 모인 동지들은 밝은 모습으로 서로 연대하고 투쟁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노동인권영화 뽑고! 새로운 세상 심고!”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운영했는데요, 특히 ‘서인영 가챠’ 프로그램을 하실 때 동지들과 많은 대화와 웃음을 나눌 수 있었어요. 아직 ‘서인영 가챠’ 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무려 수작업으로 만든 ‘서인영 가챠’ 뽑기 기계에는 그동안 서인영에서 상영했던 영화들의 (노동절에는 노동영화를 넣었습니다.) 명대사와 명장면이 담긴 카드와 간식, 영화제 금속배지가 들어있습니다. 직접 레버를 돌려서 또르르 떨어지는 캡슐 속의 영화카드와 선물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가오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도 가져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번에 새로 노조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신 한국어 강사 노동자 동지분들께서는 노조원들과 함께 보면 도움이 될 영화를 추천받고 싶어 하셔서 방송작가유니온 이야기를 담은 <일하는 여자들>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이번 노동절 부스에서는 유난히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을 알고 계시는 동지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서울인권영화제가 널리 알리고 싶은 영화들이 이미 많은 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고 또 필요한 이야기들을 담은 좋은 영화들을 어서 영화제를 통해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세상 심고’는 화분에 내가 바라는 세상, 내가 원하는 노동환경을 깃발에 써서 꾸욱 심어 넣는 시간을 가졌어요.
날씨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말 많은 동지들이 모여서 노동절을 함께 축하하고 앞으로 나아갈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같이 비를 맞으며 함께한 노동절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함께 했던 여러분도 기억 한켠에 서울인권영화제가 늘 함께 하기를 바라며, 안녕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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