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퀴어팔레스타인연대(이하 QK48)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맞이하여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IDAHOBIT부터 6월 20일 난민의 날까지를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정하고, 무지개행동과 함께 한국 성소수자 – 팔레스타인 연대 선언문 서명 캠페인을 진행해 왔습니다. 6월 19일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총 3,168명의 시민이 선언문에 연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일 난민의 날 오전 11시,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한국 성소수자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자!’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대사관 앞 작은 도로는 이미 경찰 버스가 줄을 서 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살의 범죄를 가리려는 얄팍한 수들은 아무리 보아도 익숙해지지 않고 분노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비 예보가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하늘은 우리의 편인지 빗줄기가 약해졌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우산과 피켓, 팔레스타인 국기와 무지개 깃발 등을 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연명 제안 단위인 QK48의 남웅 활동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긴급행동의 세윤 활동가(플랫폼C), 무지개행동의 순부 활동가의 발언에 이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 아일린 님,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의 나영 활동가, 노동당의 사루 활동가의 연대 발언을 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넋을 기리고 연대의 마음을 보내는 연 날리기 퍼포먼스는 날씨로 인해 진행하지 못했지만, 3천여 명의 이름이 담긴 선언문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꽉 채워 마무리했습니다.
회견을 마친 후 QK48, 긴급행동, 무지개행동을 대표하는 3인이 한국 성소수자-팔레스타인 연대 성명문과 3,168명의 연서명을 이스라엘 대사관에 전달하였습니다. 또한, 주한영국대사관과 주한독일대사관에 성명문과 선언문, 연서명을 접수하였습니다.
3천 명이 넘는 퀴어와 동료 시민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학살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서명을 전달하고 지금까지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또 다시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식량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고, 미국은 휴전을 빌미로 자신의 이익을 저울질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름과 외침이 차곡차곡 쌓이며 빛을 밝히고 있음을 굳게 믿어 봅니다. 퀴어 해방, 팔레스타인 해방, 모두의 해방을 위해 서로의 존재를 잊지 맙시다.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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