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민주주의 없다!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간 서울에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반권위주의, 부패 척결, 인권증진”을 위해 “약 110개국 정부와 시민사회, 민간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한다는 이 회의의 대주제는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그리고 이곳에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지원, 방조, 묵인하는 이들이 모입니다. 심지어 이스라엘도 초청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입니다. 미국은 가자지구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이미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에 비공식적으로 100여 차례 무기를 수출하였고, 심지어 자국의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무기 공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책임을 가장 무겁게 통감해야 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였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희생자 30% 이상이 어린이들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선박을 통해 긴급 식량 지원을 하고 가자지구에 임시항구를 건설하겠다고 미국은 말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간신히 끼니를 이어가도 폭격에 금방 으스러지고 마는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미국이 해야 할 일은 항구를 짓는 것보다 이스라엘의 학살 지원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이에 167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앞서 3월 18일 오전 9시, 서울 신라호텔 인근(동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긴급 항의행동<미국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지원 중단하라 : Stop Funding Genocide>를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전쟁범죄 공모자인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 집단학살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붉은 칠을 한 참여자들의 손바닥은 팔레스타인에서 스러져가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한편 피케팅 시작과 함께 경찰 버스가 대오 앞을 막아섰습니다. 일렬로 죽 늘어선 버스는 피켓이 전혀 보이지 않도록 가렸고, 경찰들은 참여자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인도를 막아섰습니다. 결국 인근 빌딩 입구로 올라가 피케팅을 진행해야 했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방해하며 버텼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하겠다는 이들의 입을 틀어막는, 반민주주의 현장이 아닐 수 없었지요. 그 앞에서 어떤 세대를 위한 어떤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겠다는 걸까요? 결국 30분 진행 예정이던 피케팅은 경찰 버스가 빠질 때까지 한 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호화로운 자찬이 이루어지는 호텔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모든 폭력과 배제에 저항하며 서로의 손을 맞잡고 연대하는 이들에게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외친 구호가 입가에 계속 맴돕니다. 전쟁이 멈추고 점령이 끝날 때까지, 함께 외치면 좋겠습니다.
Stop, Stop, Genocide!
Stop funding genocide!
Stop supporting genocide!
FROM THE RIVER TO THE SEA,
FREE FREE PALESTINE!
–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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