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트랜스 볼륨업~!! 2025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진 후기

소식

11월 22일, 날이 꽤나 좋았던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을 맞아 녹사평광장에서 열린 행사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에 참석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광장에서 저희와 마주친 분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TDoR 행사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추모의 날’이라는 말로부터 시작된 여러 생각과 상상을 하며 녹사평으로 향했던 것 같습니다. 녹사평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기 전, 횡단보도에서 바라본 풍경이 기억납니다. 수많은 깃발이 광장에서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가을 햇빛을 맞아서인지 아름답고 안심되는 풍경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사진1. 이태원광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형형색색의 깃발이 솟아 있다.
사진1. 이태원광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형형색색의 깃발이 솟아 있다.

광장에서 큰 박수 소리 비슷한 게 나서 보니, 다들 손에 하나씩 클래퍼를 들고 있었는데요. 준비한 클리퍼가 모자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사진2. ‘트랜스 볼륨업’ 스티커가 붙은 분홍색 손 모양 클래퍼. 클래퍼 뒤로 무대 위에 선 사회자, 수어통역사.
사진2. ‘트랜스 볼륨업’ 스티커가 붙은 분홍색 손 모양 클래퍼. 클래퍼 뒤로 무대 위에 선 사회자, 수어통역사.

발언이 끝나거나 무대가 끝날 때마다, 사람들은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이란 행사명에 걸맞게 시끄럽고 크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그날 500여 명이 함께했다고 합니다. 함께 외쳤습니다.

 “사람 몸에 정답 없다. 내 젠더는 내가 안다!”

사진3. ‘동네북’ 현수막이 걸린 무대 위에 사회자 이안, 소하, 수어통역활동가 보석. 소하가 분홍색 클래퍼를 든 손을 쭉 뻗었다.
사진3. ‘동네북’ 현수막이 걸린 무대 위에 사회자 이안, 소하, 수어통역활동가 보석. 소하가 분홍색 클래퍼를 든 손을 쭉 뻗었다.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입니다. 글을 쓰며 TDOR에 대해 더 공부해봤습니다. ‘TDOR’은 1998년 11월 28일 미국 보스턴에서 살던 아프리카계 트랜스젠더 여성, 리타 헤스터가 혐오 범죄로 살해당한 날을 계기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낯설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반젠더 운동’ 같은 누군가의 존재에 반하는 혐오가 기승을 부리고 취업에서, 일상에서, 사랑에서 일일이 차별에 맞서야 하는 세상입니다. 정말 죽지 않기 위해,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차별 없는 세상이 필요합니다. 삶이 곧 생존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발언을 들으며, ‘아는언니들’의 합창을 들으며, 트랜스해방전선의 ‘디바’라는 호칭에 걸맞는 노란의 무대를 보며, 호레이와 함께 박수를 치며 생각했습니다. 이번 <동네북> 행사는 혐오와 차별의 한 가운데에서도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지, 우리 곁엔 누가 있는지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동네북처럼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와 차별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더 시끄럽게 우리가 그저 우리로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음 합니다. 

사진4.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서울인권영화제 깃발과 무지개 깃발이 휘날린다.
사진4.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서울인권영화제 깃발과 무지개 깃발이 휘날린다.
사진5.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팀 호레이 공연 모습. 다양한 타악기를 든 연주자들이 밝은 얼굴로 연주 중이다.
사진5.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팀 호레이 공연 모습. 다양한 타악기를 든 연주자들이 밝은 얼굴로 연주 중이다.
사진6. 트랜스해방전선 활동가 노란의 노래 공연 모습. 한 손에 마이크를 잡고 열창 중이다.
사진6. 트랜스해방전선 활동가 노란의 노래 공연 모습. 한 손에 마이크를 잡고 열창 중이다.
사진7. 이태원 거리를 행진하는 중. 노을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행진 차량에 탑승한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시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7. 이태원 거리를 행진하는 중. 노을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행진 차량에 탑승한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시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8. 해질녘 하늘 아래 다양한 프라이드 깃발과 팔레스타인 국기, 서울인권영화제와 여러 단체들의 깃발이 나부낀다.
사진8. 해질녘 하늘 아래 다양한 프라이드 깃발과 팔레스타인 국기, 서울인권영화제와 여러 단체들의 깃발이 나부낀다.

행진을 할 때엔 이태원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기도 하고, 지나가는 차가 빵빵 거리기도 했는데요. 어떤 의미의 경적인지 잘 모르겠지만, 응원의 뜻으로 이해하려 합니다. 그럼 ‘HIV/AIDS 인권행동 알’의 활동가, 소주님 발언으로 글을 마치려 합니다.

사진9. 무대에서 발언 중인 HIV/AIDS인권행동 알 활동가 소주.
사진9. 무대에서 발언 중인 HIV/AIDS인권행동 알 활동가 소주.

“우리는 동네북으로서 여기에 모여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네북으로서 우리는 두드릴 수록 더 크게 울릴 것입니다. 큰 소리와 떨림으로 혐오와 손가락질에 맞설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동네북이 왜 동네북인지 여러분 아시나요? 그건 온 동네, 모든 동네마다 꼭 존재하기 때문에, 꼭 있기 때문에 동네북인 것입니다. 우리가 없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 지역 곳곳에 없는 곳이 없습니다.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장소와 시간은 없습니다.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세상은 어쩌면 함께 사는 방법을 우리에게 배워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친절하게 가르쳐줍시다. 투쟁으로, 행동으로 알리고 계속 나아갑시다.”

 

서울인권영화제 이음활동가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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