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이스라엘 가자지구 침공 규탄 15차 긴급행동

소식

[사진] 이스라엘 규탄 긴급행동 기념사진이다. 왼쪽부터 안나, 마주, 고운이 한쪽 팔을 올리고 있다.
각각 피켓들 들고 있다. 왼쪽부터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라파 공격 중단하라!”, “STOP GENOCIDE AGAINST PALESTINIANS”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에서 지난 5월 18일 15차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5월 18일은 5.18 광주민주항쟁 44주기입니다. 44년 전 군사정부의 압제와 폭력에 맞서 스러진 혼을 위해, 그리고 76년째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불법군사점령과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가자지구 침공으로 목숨을 잃거나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위해,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활동가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집행위원으로 발언했습니다.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ainbow Action Against Sexual-Minority Discrimination)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고운입니다. 

어제는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이었습니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질병분류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것을 유래로 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우리는 보신각에 모여 우리의 존엄과 권리를 이야기하고, 종로와 을지로를 누비며 노래하고 춤을 추고 연대와 해방을 외쳤습니다. 

어제 아이다호 투쟁대회의 슬로건은 ‘모두의 평등, 자유, 정의’였습니다. 슬로건의 의미를 담은 공동선언문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퀴어이자, 빈곤과 가난, 감염병과 질병을 가로지르는 당사자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착취와 성별이분법, 그리고 이성애중심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위험에 정면으로 맞선다. 국가폭력, 전쟁, 학살, 기후재난의 위기와도 맞닿아 있는 이 위험으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우리는 성소수자의 인권증진 없이 ‘모두’를 말할 수 없다고 외치며 모두의 자유와 평등, 정의를 강력히 주장한다.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돈이 없고, 아프고, 문란한 ‘우리’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를 경험하며 쓰린 나날을 넘기도 하지만, 이에 절망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낙인과 배제를 경험하며 침묵의 나날을 겪기도 하지만, 이에 비통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절망하기에 사랑을 나누고, 우리는 비통하기에 애도를 나눌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듯 보이는 세력이 있습니다. 연대의 손길이 아닌, 권력과 자본의 손길이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입니다. 분홍빛으로 스스로를 세탁하며, 마치 퀴어 친화적인 국가인 양 내세웁니다. 점령으로, 식민 지배로 세운, 국가도 아닌 국가이면서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성소수자의 권리 실현을 위해 쓰는 예산보다 핑크워싱에 쓰는 예산이 많다는 건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주류가 되기 위해 권리를 ‘달라고’ 싸우는 게 아닙니다. 주류의 바깥에서 끊임없이 역동하고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존엄을 위해 싸웁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것임을 분명 알고 있습니다.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 분투합니다.  

누군가 강탈당하고, 억압 아래 놓이며, 자신의 뿌리를 삭제당하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 점령의 폭력으로 고통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퀴어의 존재를 지우는 그 자체가 폭력이듯이 팔레스타인의 퀴어, 그리고 어린이, 여성, 또는 그저 사람인 이들, 가옥과 마을, 올리브나무와 동물들, 그 모든 것을 지우는 것은 절대 용인할 수도 침묵할 수도 없는 폭력입니다. 우리는 그 세상에 연루되어 있는 퀴어이며, 경계의 안팎, 또는 경계의 선 그 자체를 잇고 엮고 풀고 다시 붙이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퀴어이며, 점령과 학살의 폭압을 용납하지 않고 맞서는 퀴어이며, 거대한 장벽 앞에 돌을 던지는 퀴어이며, 애도와 기억을 나누며 내일을 약속하는 퀴어입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는 퀴어의 해방도 없습니다. 이것은 사실 명제가 아니라, 결심이고 다짐이며 연대의 인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어떤 적당한 타협도 거부하며 오직 모두의 평등, 자유, 정의, 그리고 해방을 위해, 서로의 곁에서 함께 싸울 것입니다. 

 

어제 투쟁대회의 구호 하나를 외치며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끝구호를 세 번 같이 외쳐주세요. 

 

모두의 정의, 모두의 해방, 우리의 연대로 쟁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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