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소수자 –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

소식

[한국 성소수자 –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자! 

무지개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에서 가자지구 집단 학살을 당장 멈추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앞당겨오기 위해 한국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소중한 이름을 올려 주세요.

https://campaigns.do/campaigns/1577 

연서명 기간 : 5/24-619 


우리는 말한다.

이 땅의 생명으로서, 인간으로서, 비인간동물의 이웃으로서, 성소수자로서, 차별과 배제의 폭력을 경험해온 이들로서, 동시에 저항의 힘을 만들어낸 이들로서, 팔레스타인에 이어지는 학살의 목격자로서, 절멸의 위기에 놓인 민중의 동료로서 말한다.

우리는 살아있기에 말할 수 있다. 살아있는 우리는 그렇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남겨야 한다. 생존의 문턱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경계 짓는 폭력에 저항하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중을 위해 말할 것이고, 말해야 한다.

우리 성소수자는 말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극악한 집단학살을 당장 중단하라.

2023년 10월 7일 본격화된 가자지구 집단학살은 77년 식민지배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현상임을 분명히 한다. 이스라엘의 정착 식민주의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과 비인간, 가옥과 농지, 역사와 문화 전체를 파괴하고 폭력적으로 재배치한다. 유럽의 시온주의 발흥과 1948년 나크바(대재앙)을 시작으로 이스라엘은 서구 1세계 국가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불법적인 점령과 폭격을 계속하며 수많은 유엔의 결의와 국제법을 어기며 전쟁범죄를 벌이고 팔레스타인 민중 봉기를 폭력적으로 억압해왔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70% 이상을 “킬존 Kill-zone”, 즉 무차별 살해 지역으로 선언했고, 그 외의 “안전 구역”으로 지정한 곳에서도 폭격을 지속한다. 학교, 병원, 난민촌 텐트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과 영유아를 타격하며 가자지구 재건과 재생산, 지속가능성을 의도적으로 파괴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공식 집계된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5만 3천여명이며,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살해되었다. 의료 시설은 거의 파괴되었고, 가자 인구 230만명은 모두 ‘급성 식량 불안정 상태’에 있다. ‘절멸’을 목표로 한 이 학살에서 가자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삶은 체계적으로 해체되고 있다. 서안지구에서도 불법점령, 살해, 수감, 가옥 파괴, 농지 수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배와 수탈을 영속화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인질교환의 문제로 치환될 수 없는 명확한 제노사이드다. 이스라엘은 잔혹한 집단 학살을 당장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막지 말라.

우리는 말한다.

이 땅의 성소수자로서 차별과 혐오의 폭력을 경험해온 우리는 식민 지배와 폭력, 혐오의 연결고리를 드러낼 것이다.

극우가 득세하는 국제 정세에서 미국은 특히 팔레스타인 침략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무기를 지원하고 집단학살에 공모해왔다. 트럼프는 팔레스타인의 영토와 재건산업의 이득을 취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거주민을 강제 이주시키고 파괴된 가자지구의 땅을 지중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망발에 팔레스타인은 정치적·시장적 거래 조건의 항목으로 전락한다. 이미 미국안에서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이스라엘의 침략과 시오니즘을 반대하면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영주권자들을 무더기로 추방하고, 현지 대학생들을 체포하는 무자비한 처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며 학살에 동조하고 지원해왔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조차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무역협정을 파기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끊임없는 저항과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는 투쟁이 이끌어낸 결과이며 지금 상황이 유례 없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여기에 멈추어서는 안된다. 자국내 팔레스타인 연대자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라.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과 식민지배 종식을 위해,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성소수자 혐오를 좀먹고 자라난 한국의 극우 세력 역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침공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비단 극우가 아니더라도 팔레스타인 점령은 중동과 이스라엘의 갈등으로 취급되며, 이러한 인식 속에서 이스라엘과의 문화적·경제적 교류는 그들의 폭력적인 침략의 역사를 윤색한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자유주의 시오니즘과 양비론을 거부한다. 이러한 시각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의 역사를 생략하도록 만들며, 일방적인 학살과 침략을 이스라엘과 중동, 또는 시오니즘과 아랍의 대립으로 오독하게 한다. 이는 결국 팔레스타인을 터전으로 삼는 이들이 어떤 폭력에 휘말려 있는지, 침략과 학살의 부당함을 감추는데 동조한다.

우리는 말한다.

퀴어의 존재를 지우는 그 자체가 폭력이듯이 팔레스타인의 퀴어, 그리고 어린이, 여성, 또는 그저 사람인 이들, 가옥과 마을, 올리브나무와 동물들, 그 모든 것을 지우는 것은 폭력임을 말한다. 누군가 억압 받고, 자신의 뿌리를 삭제 당하고, 점령의 폭력으로 고통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 성소수자의 문제이기도 함을 선언한다. 우리는 그 세상에 연루되어 있는 퀴어이며, 점령과 학살의 폭압을 용납하지 않고 맞서는 퀴어이며, 거대한 장벽 앞에 돌을 던지는 퀴어임을 자긍심과 함께 외친다.

가자지구, 서안지구, 예루살렘 그리고 ‘48년 팔레스타인’에서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사랑하고, 투쟁하며, 생존의 기술을 연마하고, 애도의 방식을 발명한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해방으로 나아가고 있다. 디아스포라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이 분투하고 있다. 그러므로 포기하거나 절망하거나 무력해지지 않기로 약속하자. 팔레스타인을 야만과 비문명으로 비하하고, 퀴어 팔레스타인 민중을 구원 대상 피해자로 격하하는 담론에 맞서 불멸의 책임감으로 대항 담론을 만들어가자. 현지의 가족, 친구, 동지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죄스러움을 투쟁의 의지로 다듬어내자. 우리는 지금 머무는 각자의 자리에서 연대를 이어나갈 것이다. 오랜 지배와 학살의 역사를 끝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한다.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사랑한다. 우리는 투쟁한다.

우리 성소수자는 말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중,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퀴어 동료와 연대하고 외침이 닿을 때까지 연대하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 배제의 폭력을 경험한 존재로서, 그리고 이에 저항해온 역사를 가진 이들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외친다.

저항을 지지하고 귀환을 응원하고 미래를 나란히 맞이하자. 집단학살을 중단시키고 군사점령을 종식시키고 빼앗긴 땅과 물과 하늘로 돌아갈 내일을 앞당기자.

살아있으라.

살아남아 모두의 해방을 보자.

그날이 올 때까지, 성소수자의 자긍심으로,

투쟁.

2025년 6월 20일

무지개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연명 단위 및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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