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어떤 공간에 머문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그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 자말에게 한국은 그런 곳이 되었다. 어떤 이유로 한국에서 노동자가 되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은 이제, 자말이 어쩔 수 없이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다. 익숙한 친구도, 일상도 없는 낯선 공간. 하지만 새로운 공간에서도 삶은 계속되기에, 자말은 어쩔 수 없어도 살아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존재를 우리는 환영하고 있지 않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돌아오는 자말의 발걸음은 환대받지 못한 이의 발걸음이다. 그런 자말을 환대할 줄 아는 건, 그 당신도 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공간을 살아야 했던 순영이다.
환대받지 못하지만 살아야 하므로 머물지만, 여전히 잘 살아가고 싶은 이들의 불온한 연대, 그들은 그렇게 새로운 공간에서의 삶을 만들어간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댓글
타인을 비방하거나 혐오가 담긴 글은 예고 없이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