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는 의사로부터 바이러스가 미검출되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2년 만에 이발소에도 들르고 친구의 아이 생일파티도 가는 덱스. 덱스가 들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등장한 덱스를 환영하고 환대한다.
영화의 주 무대는 파티장이다. 드랙퀸이 사회를 보는 어린아이의 생일파티는 퀴어 친구들이 모여 벌이는 축제의 장이다. 2년 간 어디 갔었냐는 친구의 반응을 보아 덱스가 누구에게도 HIV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잠적했음을 알 수있다.
HIV/AIDS는 약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다.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바이러스 미검출 = 전파불가) 캠페인에서 알 수 있듯, 꾸준한 관리로 덱스처럼 바이러스가 미검출되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다. 그럼 HIV/AIDS, 감염인에 대한 혐오와 낙인도 끝인 것일까? 그렇다면 왜 덱스는 그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일까?
아직도 ‘동성애=에이즈’가 혐오의 논리로 작동하고, 감염인에 대한 의료 차별∙고용 차별이 만연하다. 격리와 배제로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에이즈를, 성소수자를 낙인 찍는 논리일 뿐이다. 바이러스가 전무한 백색의 세상 역시 실존하는 수많은 감염인을 삭제하는 환상일 뿐이다.
영화는 HIV/AIDS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덱스와 친구들의 관계에 집중한다. 영화 전반에서 보듯 서로의 퀴어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관계망은 덱스가 고립을 끊고 다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끊임 없이 연루되고 관계를 맺는 것. 영화는 감염인이 동료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반드시 필요한 발판을 상상해보게 한다.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나기,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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