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유어 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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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상파울루에서는 버스비 인상 계획에 맞서는 청소년들의 무상 교통 실현 운동이 민중의 연대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5년에는 무상교육을 외치는 공립학교 통폐합 반대 운동이 일어난다.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은 공립학교 통폐합 반대만을 외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가 너무나도 쉽게 공립학교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그동안 집적된 차별이 있다. 폐쇄 예정인 공립학교는 주로 빈곤한 지역에 있고, 이러한 지역에는 버스비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의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족들이 살아간다. 투쟁을 함께하는 청소년들은 자신이 겪어온 불평등의 역사를 마주하고, 지금 이 사회는 달라져야만 함을 외친다. 결국 이들의 운동은 빈부격차와 성차별, 인종차별 등 그동안의 불평등이 만들어온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저항이 된다.

이들은 거리에서 경찰의 무력과 맞서기도 하고, 학교를 점거하기도 하고, 스스로 교육의 장을 만들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페미니즘을 배우고, 아프리카계 고유의 방식으로 머리를 다듬어준다. 학생들의 정치는 나쁜 것이라고 했던 가르침을 뒤집고 스스로 조직을 꾸려 투쟁을 이어 나가기도 한다. 교육받아야만 하는 존재로 남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유어턴>은 언제나 ‘미래의 희망’으로 유보되던 존재들이 지금, 여기에서 마주하는 차별과 배제에 저항한 역사다. 서로를 보듬고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이들은 외친다. “저항은 우리 본능이라고요.” ‘나중에’를‘지금 함께’로 바꿔내는 힘, 새로운 세상을 그리는 유쾌하고 단단한 상상력이 우리의 거리를 채운다. 지금도 누군가의 운동이 저마다의 시공간에서 다양한 색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비록 미세한 움직임일지 몰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행동한다. 그렇게 조금씩, 이 세상은 다채롭게 물든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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