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지진 않아. 어딘가에서 끝나겠지”
2022년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전쟁으로부터 대피하기 위한 피난 역시 계속된다. 감독 마치에크 하멜라는 전쟁이 3일째 되는 날부터 벤을 구입해 피난민을 국경으로 이송하는 활동을 시작하고 이를 기록하기로 한다. 그렇게 영화 <백미러로 본 전쟁>은 바로 그 순간에 도망치기로 결정한 사람들을 다루며 이들에 대한 복잡한 분석을 더하지 않고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화 속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신들의 집을, 가족을, 반려동물을, 꿈을 자리에 둔 채 국경을 넘기 위한 벤에 올라탄다. 그리고 한 아이가 말한다. “바다야! 여름엔 여기 돌아와서 물에 뛰어들겠지. 전쟁 끝나면 돌아올 거야, 그렇죠, 엄마?”. 콩고에서 유학을 왔다가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이주민이 말한다. “저에게 우크라이나는 제2의 고향이에요. 잠잠해지면 여기로 돌아올래요.” 어쩌면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 흔적의 파편들만 남을 그곳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다시 돌아갈 그날을 상상한다.
공간이란 실체가 있는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존재와 일상의 관계를 의미한다. 전쟁은 실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을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되찾고자하는 마음은 더이상 그 어떤 폭력으로도 지워지는 존재가 없기를 위해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끈다.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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